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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카드사의 건전성 관리가 필요한 시점

편집국

기사입력 : 2022-08-16 00:00

수신기능 없는 카드사 유동성 위험 취약
카드론 대한 DSR 규제 완화책 검토 필요

▲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최근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올해 6월말 전업계 카드사(7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6.5조원으로 리볼빙 이월잔액을 집계한 2012년 이후 역대 최대치이다.

이는 2년 사이에 1조원이 늘어난 규모이다. 리볼빙 서비스는 결제월에 이용액 일부만 납부하고, 나머지 잔액은 다음으로 미루는 잔여 결제액 이월약정 서비스이다.

리볼빙 서비스 이용수수료는 14.83~18.52%에 달하는 높은 수준이다. 사실상 리볼빙 수수료율은 법정 최고금리(20%)에 육박하는 고금리의 금융서비스인 셈이다.

고비용의 리볼빙 서비스 증가를 토대로 카드사의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판단된다.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대체로 취약차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금리인상 시점에 리볼빙 잔액 증가는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한국은행 발표자료에 따르면, 과거 금리인상 시기(2016.4분기~2019.1분기)에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약 2%p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현재 시점은 과거보다 금리인상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어 취약차주의 연체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신기능이 부재한 카드사는 은행에 비해 자본규모가 작고, 유동성 위험에 취약하다. 더욱이, 복수의 카드를 이용하는 다중채무자의 돈줄이 막힐 경우 이는 카드업권의 대출부실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 비록 다중채무자 증가에 대비한 추가 대손충당금 적립의무와 카드론 이용제한 등의 규제가 존재하지만, 빠른 속도의 부채의 질 악화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리볼빙 서비스의 증가가 고물가 및 경기부진에 따른 가계 소득 감소에 기인하는 바도 있지만, 카드론에 대한 엄격한 규제(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 강화)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정책 개선의 필요도 있다. 실수요 대출인 카드론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며, 급전이 필요한 취약차주들이 카드론 대신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른바 카드론 규제 강화에 따른 리볼빙 서비스 이용 증대라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언뜻 생각할 때 카드사의 입장에서 높은 수수료율의 리볼빙 서비스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리볼빙 서비스의 증가는 부실위험에 대비한 카드사의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란 비용 증가도 수반되어 오히려 카드사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카드사들의 미래 위험인식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행태를 분석한 필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는 주목할 만한 특징을 보인다. 카드사가 실제 적립하는 대손충당금의 실적립액은 카드사별로 상이한데, 이는 카드사가 일정 수준의 재량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재량적 대손충당금이라고 한다.

따라서, 카드사가 판단하는 위험수준에 따라 재량적 대손충당금 적립행태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런데, 국내 카드사는 수익성 수준이 낮아질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을 기피하는 이익 유연화의 특징을 보였다. 즉, 높은 수준의 순이익이 예상될 경우 재량적 대손충당금을 늘리고, 순이익 감소시 오히려 재량적 대손충당금을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카드사가 이익 변동성이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해당 사실은 하반기 카드사의 수익성 감소가 전망된다면, 오히려 카드사가 대손충당금 적립에 소극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금년 하반기 카드사의 수익성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상당 부분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신용등급 AA+ 여전채 3년물 금리가 4%를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자금조달 비용의 증가는 자연스럽게 카드론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 Debt Service Ratio) 규제강화가 지속되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계기로 카드사, 저축은행, 인터넷 전문은행 대출 금리간 차별성이 약해져 업권간 경쟁이 치열해진 점은 카드론 금리 인상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더욱이, DSR 규제강화로 인해 카드론 차주가 우량차주 위주로 전환된 상황에서 무턱대고 카드론 금리를 높이기 쉽지 않다.

결국, 카드론 마진 증가를 위한 카드사의 대출금리 인상이 쉽지 않아 대출 수익성 제고는 상당 부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필자는 자금조달과 관련되어 카드사의 높은 단기차입금 발행 비중이 카드사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이는 자금조달의 안정성이 금융기관의 수익성 제고에 기여한다는 이론적 근거와 부합되는 결과이다. 반면에 유동화 증권의 발행증가가 카드사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확인했다.

그런데, 최근 카드사의 조달구조를 살펴보면 여전채를 통한 자금조달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기업어음(CP) 등 단기자금 조달을 늘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전업계 카드사의 경우 CP와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자금이 총차입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20%에 달한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최근 6개월 사이에 회사채를 통한 조달액과 비교해 CP 조달액은 6배 이상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또한,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금년 1분기중 카드사의 만기 1년 이내 CP 및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3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나 증가했다.

카드사가 단기자금조달수단인 CP 및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늘리는 주요 이유는 여전채 금리가 급등한 데 기인한다. CP의 경우 기업의 단기신용등급이 반영되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발행절차도 복잡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카드사의 최근 자금조달 패턴도 카드사의 수익성 제고 전망을 어둡게 한다.

결론적으로 금년 하반기 카드사의 수익성 감소 또는 이익 증가율 둔화 가능성이 포착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드사의 건전성이 심히 위협받고 있다.

카드사는 당분간 수익성 감소에 대비하여 재량적 대손충당금 적립에 소극적인 행태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또한, 리볼링 서비스 증가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릴 필요가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도 카드론 규제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늘어나는 리볼빙 이용액을 줄이는 차원에서 당분간 카드론에 대한 DSR 규제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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