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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개미’ 웃게 만든 삼성전자… 실적 선방에 주가 3%대↑ [마감시황]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2-07-07 19:03 최종수정 : 2022-07-14 20:56

2분기 매출액 77조‧영업이익 14조 기록

걱정하는 시선 뿌리치고 예상치 부합

반도체 산업 불황은 대응해야 할 과제

미국 증시 상승세 이어받아 코스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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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대표 한종희‧경계현) 부회장./사진=〈한국금융신문〉

이재용 삼성전자(대표 한종희‧경계현) 부회장./사진=〈한국금융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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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국내 500만명에 가까운 ‘동학 개미’가 보유 중인 ‘국민주’ 삼성전자(대표 한종희닫기한종희기사 모아보기·경계현)가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가가 모처럼 3%대나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분기마다 고공 행진하던 실적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훨씬 더 경기 상황이 안 좋아졌음에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고 평가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시 사태로 인한 공급망 차질, 원자잿값 상승,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Inflaiton·물가 상승)과 기준금리 인상 등 기업 활동을 수축시킬 만한 악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이사장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에 따르면, 7일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전 거래일 대비 3.19%(1800원) 오른 5만82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도체 업황 불황 전망과 함께 지난 4일 장중 5만5700원까지 주가가 밀리는 등 연일 ‘52주 신저가’기록을 세우다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아직 삼성전자는 ‘5만 전자’를 못 벗어나긴 했지만, 오랜만에 동학 개미는 웃을 수 있었다. 그동안 외국인의 매도세와 공매도 물량이 집중되며 삼성전자는 ‘역대급 실적’에도 바닥을 기었다.

실제로 거래소에서 지난 1월 3일, 올해 첫 거래일부터 지난 7월 1일까지 개인 순 매수 금액을 조사한 결과, 동학 개미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단연 ‘삼성전자’였다. 상반기에만 15조3758억원 규모를 순 매수한 것이다. 반면 외국인 순 매도 종목 1위도 삼성전자였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계속 팔아치웠고, 결국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말 7만8300원 부근에서 현재 5만원대까지 뚝 떨어졌다. 동학 개미들은 주가가 낮아질 때마다 더 사들이는 ‘물타기’까지 단행하며 순 매수 행렬을 이어갔지만, 올해 거의 내도록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앞으로 오를 수 있을까? 실적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이날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77조원·영업이익은 14조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규모 자체로 보면 2분기 기준으로 매출액은 역대 가장 큰 수준이고,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하지만 증가 폭만 놓고 보면 ▲지난해 3분기 73조9800억원 ▲지난해 4분기 76조5700억원 ▲올해 1분기 77조7800억원 등 3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에 비해선 저조한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94%, 11.38% 증가했지만, 직전 1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1%, 0.85% 줄어들었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실적은 증권가 예상보다 낮았다. 금융 정보 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FnGuide·대표 김군호‧이철순)에 집계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Consensus·증권사 추정치 평균)와 비교하면, 매출(77조2218억원)은 0.29%가, 영업이익(14조6954억원)은 4.73%가 적다.

실적이 예상치보다 낮게 나온 이유론 ‘수요 위축에 따른 출하량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이익률 하락’이 꼽힌다. 특히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Set·완성품) 판매 부진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반도체(DS·Device Solutions) 9조8000억원 △디스플레이 패널(DP‧Display Panel) 1조원 △모바일 경험(MX‧Mobile Experience) 및 NW(Network‧네트워크) 2조6000억원 △영상 디스플레이(VD‧Visual Display) 및 가전 5700억원 △지난 2016년 인수한 전장 전문 기업 ‘하만’(Harman) 1000억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스마트폰과 TV 출하량이 기존 예상치보다 부진하면서 MX·NW 사업부와 VD·가전 사업부 영업이익이 직전 1분기 대비 각각 30%씩 줄어들었을 거라 예상했다. 경기 둔화에 따른 출하량 부진과 인플레이션 영향에 의한 원가 상승 영향이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과 낸드 플래시(Nand Flash)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주력 상품인 반도체 실적은 긍정적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 따르면, 반도체 사업부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16%가량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메모리 반도체 D 램 시장이 지난해 4분기 이후 침체를 보이면서 실적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지만, 시장 수요가 예상 밖으로 지속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오는 3분기와 4분기 반도체 업황은 좋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글로벌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반도체 가격도 내림세를 걸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최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3분기 D 램 가격이 2분기보다 10%가량 떨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기존엔 3~8% 하락을 점쳤는데, 전망치를 더 낮춘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낸드 플래시’ 가격도 최근 낮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 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는 메모리 카드와 USB 향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6월 고정거래가격이 4.67달러라 전망했다. 5월에 기록한 4.81달러보다 3.01% 내린 것이다. 고정거래가격은 기업 간 계약거래 금액으로, 반도체 수요와 공급에 있어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지표다.

이러한 이유로 연간 실적에 대한 증권가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대표 이영창·김상태)는 삼성전자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1.5%, 2.7% 하향 조정했다. 매출액은 318조5060억원에서 313조7330억원으로 내렸고, 영업이익은 60조1330억원에서 58조4860억원으로 낮췄다.

도현우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투자분석가(Analyst)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등으로 인해 구매자들의 소비 여력이 줄고 있다”며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근 판매 부진으로 평소보다 늘어난 재고를 줄이고자 부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경기 둔화 움직임은 서버 투자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구글(Google·알파벳 대표 선다피차이)과 메타(Meta·대표 마크 저커버그) 등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유지하는 ‘하이퍼 스케일러’(hyperscaler) 기업들이 수익 증가세 둔화로 하반기 데이터 센터 투자를 일부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대표 김원규) 투자분석가 역시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 세트 부문 출하량 감소, 원가 부담 등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연간 영업이익은 56조600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 62조2000억원을 하회할 것”이라 전망했다.

물론 삼성전자가 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주가 하락에 대응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수요가 부진하더라도 그에 맞춰 공급을 줄이면 업황 부진에 따른 리스크(Risk·위험)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0일(현지 시각)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Micron·대표 패트릭 버니)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공급 축소’ 계획을 언급했다. 모바일과 PC 등 정보기술(IT·Information Technology) 기기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니, 그만큼 시설투자 비용(CAPEX·Capital Expenditures)을 줄이겠다는 방침이었다.

한편,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잠정실적은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에 의거해 추정한 결과다. 아직 결산이 종료되지 않아 실제 실적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직접 진행하는 사업 부문별 실적 발표는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바로 전날인 27일엔 같은 업종인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닫기박정호기사 모아보기·곽노정) 실적 발표도 잡혀 있어 반도체 전반적인 업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500만명에 가까운 ‘동학 개미’가 보유 중인 ‘국민주’ 삼성전자(대표 한종희·경계현) 분기별 실적 추이(2022년 2분기는 잠정 실적)./자료=삼성전자

국내 500만명에 가까운 ‘동학 개미’가 보유 중인 ‘국민주’ 삼성전자(대표 한종희·경계현) 분기별 실적 추이(2022년 2분기는 잠정 실적)./자료=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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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등과 함께 이날 코스피(KOSPI‧국내 종합주가지수)도 붉게 물들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2300선을 회복했다. 전 거래일(2292.01) 대비 1.84%(42.26포인트) 오른 2334.27에 장을 마친 것이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1년 8개월 만에 2300선이 무너진 뒤 하루 만에 자기 자리를 찾았다.

투자자별 현황을 보면 개인이 4753억원을 팔아치웠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441억원, 3169억원을 사들였다. 업종별로 보면 기계(+4.04%), 생명과학 도구‧서비스(+4.01%), 화장품(+3.16%) 등이 올랐고, 도로·철도운송(-0.85%), 카드(-0.66%), 사무용 전자제품(-0.32%) 등이 소폭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선 카카오(대표 남궁훈닫기남궁훈기사 모아보기)이 유일하게 전 거래일 대비 0.68%(500원) 하락한 7만3000원에 장을 끝낸 것 말고는 9개 종목 주가가 모두 치솟았다.

‘대장주’ 삼성전자와 더불어 삼성전자 우량주는 전날보다 3.08%(1600원) 상승한 5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어서 ▲LG에너지솔루션(대표 권영수닫기권영수기사 모아보기) +0.81% ▲SK하이닉스(대표 박정호·곽노정) +1.95%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임존종보) +2.13% ▲네이버(대표 최수연닫기최수연기사 모아보기) +0.62% ▲현대자동차(대표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장재훈·이동석) +1.45% ▲삼성SDI(대표 최윤닫기최윤기사 모아보기호) +3.64% ▲LG화학(대표 신학철닫기신학철기사 모아보기) +3.56% ▲기아(대표 최준영‧송호성) +0.40% 등이 오른 채 마감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브리핑 자료를 통해 간밤에 미국 뉴욕 증시가 일제히 오른 게 국내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정례 회의 의사록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Federal Reserve)의 ‘물가 안정 의지’가 확인되면서 코스피도 상승 출발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선 장중 환율 내림세까지 더해지면서 외국인 동반 매수가 이어졌고, 결국 코스피는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 마감할 수 있었다.

유망한 중소·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장외 주식거래 시장 코스닥(KOSDAQ) 지수는 전 거래일(744.63)보다 1.79%(13.34포인트) 증가한 757.97에 장을 마쳤다.

간밤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NASDAQ·National Association of Securities Dealers Automated Quotation) 지수가 0.35%(39.61포인트) 증가한 1만1361.85로 장을 마감한 영향으로 상승 출발한 코스닥 지수는 장중 기관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오른 채 문 닫았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은 각각 437억원, 331억원어치 물량을 샀고, 외국인은 ‘나 홀로’ 775억원어치 물량을 던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도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9개 종목이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유일하게 하락 마감한 곳은 엘앤에프(대표 최수안)다. 엘앤에프는 전 거래일보다 1.51%(3200원) 내려간 20만8300원에 장을 닫았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헬스케어(대표 김형기)는 전 거래일 대비 0.69%(500원) 높아진 7만3100원에 종료됐다. 이어서 △카카오게임즈(대표 조계현) +0.51% △HLB(대표 진양곤·김동건) +0.42% △펄어비스(대표 허진영) +0.97% △셀트리온제약(대표 서정수) +1.22% △에코프로비엠(대표 주재환‧최문호) +1.22% △알테오젠(대표 박순재) +0.96% △씨젠(대표 천종윤) +9.77% △스튜디오드래곤(대표 김영규·김제현) +1.52% 천보(대표 서자원·이상율) +2.39% △CJ ENM(대표 강호성·윤상현) +1.98% 등이 웃었다.

이날 하루 동안 증시 거래대금은 코스피 시장 7조6526억3500만원, 코스닥 시장 5조7976억3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6.3)보다 6.5원 내린 1299.8원에 장을 종료했다. 지난 5일 1300.3원을 찍은 뒤 이틀 연속 1300원대를 기록하다가 드디어 깨졌다. 환율은 1305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1308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오전 11시 20분쯤 하락하기 시작해 1290원대까지 떨어졌다.

김숭혁 NH선물(대표 장승현) 연구원은 “그동안 달러 강세가 조금은 오버슈팅(overshooting·일시적인 폭등)이었다는 시장 평가가 있었던 것 같다”며 “이날 코스피 지수도 상승하면서 외국인 순 매수가 유입된 상황과 외환 당국 경계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복합 작용해 환율이 하락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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