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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는 2019년 4월 5G 서비스 첫 상용화 이후 현재까지 약 4년간 이용자들의 평균 데이터 이용 구간에 해당하는 요금제를 내놓지 않았다.
특히 정부는 이번 5G 중간요금제 출시 유도를 발표하면서, 현재 이통3사의 요금제가 10~12GB 또는 110~150GB로 이원화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한 ‘무선데이터 트래픽 현황’을 보면, 지난 3월 기준 5G 가입자 1명당 월평균 트래픽은 27GB(기가바이트) 수준이다.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1명당 월평균 트래픽은 약 44GB, 일반 요금제 가입자는 약 14GB를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요금제는 10GB 이하 또는 100GB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용자들이 평균 사용량에 해당하는 요금제는 찾아볼 수 없다. 이렇다 보니 평소 데이터를 자주 사용하는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간 시민 단체 등은 이통3사가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가요금제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정치권에서도 매년 5G 요금제 다양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정부의 5G 중간요금제 도입 추진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만큼, 이통3사도 조만간 중간요금제를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SK텔레콤은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5G 서비스 론칭 4년차이고, 보급률은 40%를 돌파했다”며 “5G 서비스가 대세화 되는 시점에 다양한 요금제 출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5G 서비스가 주된 서비스가 된 상황에서 고객 선택권 확대를 위해 고객들이 원하는 요금제를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5G 중간요금제 출시 추진에 알뜰폰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대기업인 이통3사가 정부의 요구에 따라 5G 중간요금제를 내놓게 되면, 알뜰폰 가입자들의 이탈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저가 요금제가 중간요금제로 이동하면서 가입자 확대와 수익성 강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알뜰폰은 가입자들은 같은 양의 데이터를 이통3사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상 이통3사가 내놓지 않은 중간요금제 상품을 알뜰폰 사업자들이 서비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나서 중간요금제 출시를 추진한다는 점에 대해선 긍정적이지만, 대다수의 알뜰폰 사업자들이 대기업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이통3사의 망을 임대해 저렴한 요금제를 출시하고 있는데, 이들이 중간요금제를 내놓게 되면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은 사라지고, 이에 따른 시장 성장세도 더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