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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수 LG엔솔, 이유 있는 어닝 서프라이즈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4-25 00:00

테슬라 배터리 공급…영업이익 개선
원자재 부담 대비해 인니 장기 투자도

▲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권영수닫기권영수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이끄는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업계가 위기에 처했던 지난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배터리 공급망에 새롭게 들어온 테슬라 사업 성과가 제대로 발휘됐다.

원자재 가격 폭등 사태는 완성차업체와 미리 맺어놓은 가격연동 계약으로 위험에서 한발짝 빗겨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일 2022년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은 작년 1분기 대비 2.1% 증가한 4조3423억원을, 영업이익은 24.1% 줄어든 2589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당초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1분기 16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는 이 보다 1000억원 가량 더 많은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수익성 선방 배경에는 다양한 완성차 고객사를 확보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테슬라로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 사업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일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작년 동기 보다 68% 증가한 31만48대 전기차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글로벌 완성차기업이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지옥에 빠진 것과 달리, 자체 반도체 생산 능력을 보유한 테슬라는 차량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상하면서도 높은 판매 실적을 거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말부터 테슬라에 배터리 공급을 하고 있다. LG의 원통형 배터리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모델3·모델Y에 공급된다.

하나금융투자증권은 1분기 LG에너지솔루션이 거둔 영업이익 2589억원 가운데 84%인 2174억원을 테슬라향 원통형 배터리를 포함한 소형 배터리 부문에서 올렸을 것으로 분석했다. 소형 배터리 영업이익률이 11%로 높은 수익성을 거둔 것으로 추정했다.

원통형 배터리가 회사 전체 수익성을 지탱했다면, 중대형 배터리 부문은 증권사들 예측이 크게 빗나간 사업이다.

중대형 배터리 부문은 파우치형 배터리로 대표된다. 현대차·기아, GM, 폭스바겐·아우디, 닛산 등 전통적 완성차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핵심 고객사인 GM과 폭스바겐이 지난 1분기 극심한 생산차질을 겪었다.

▲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배터리.

GM은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장착된 쉐보레 볼트EV 리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작년말부터 이달초까지 신형 볼트EV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2월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우크라이나로부터 공급받던 차부품 와이어링하네스(배선뭉치) 부족으로 독일 공장 2곳을 일정 기간 가동을 정지했다.

이 같은 영향을 고려해 대부분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 중대형 배터리 사업 부문이 1분기 100억원대 적자를 거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중대형 배터리 부문은 어닝 서프라이즈의 주요 원인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대형 배터리 사업에서 400억~500억원대 영업이익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완성차기업들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을 때, 주요 원자재의 가격 변동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는 조건을 걸어놓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배터리 핵심원료인 니켈은 주생산국인 러시아의 전쟁 영향 등으로 1년새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했다. 이 같은 가격 차이를 완성차기업에 전가시킬 수 있었다는 의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니켈·리튬·코발트 등 원자재 가격 인상을 당사 공급가에 연동시키는 판가 연동 계약을 대부분 완성차 기업과 체결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현재 원자재 가격 상승 추세는 LG에너지솔루션 같은 배터리기업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모기업인 LG화학을 비롯해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 중국 화유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도네시아 국영 니켈 광산기업 안탐과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총 11조원이 들어갈 이번 프로젝트는 배터리 원재료 수급부터 배터리셀 제조까지 모든 과정을 포함한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글로벌 확장도 위협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4년부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시장 규모가 리튬이온 삼원계 배터리를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FP 배터리는 중국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고, 리튬이온 배터리는 한국 배터리 3사가 강점을 갖고 있다.

LFP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낮고 무거워 전기차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일부 완성차기업이 전기차에 채택할 뜻을 밝히며 주목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LFP 배터리 개발을 긍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먼저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 배터리를 내놓은 다음 완성차기업들의 움직임에 맞춰 전기차용으로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지난 1월 IPO 간담회에서 “당사도 과거 LFP 배터리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며 “앞선 공정·재료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LFP 배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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