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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매일유업 사장, 한발 앞선 혁신의 승자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기사입력 : 2022-02-07 00:00

폴바셋·셀렉스 사업분할 잇달아 성공
포브스, 아시아 파워 여성경영인 선정

▲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

▲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

[한국금융신문 홍지인 기자] 김선희 매일유업 사장이 유업계 파워 여성 경영인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갈수록 힘들어지는 국내 시장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신성장 동력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등 독보적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2018년부터 연간 0명 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게 출산율이 낮지면 분유 소비량과 우유 소비량도 비례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마시는 우유(음용유) 소비량은 2001년 36.5㎏에서 2020년 31.8㎏으로 20년간 5kg가량 감소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 유업계 상황도 녹록치 않다. 그런데 매일유업은 분위기가 달라 보인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매일유업 매출액은 매년 성장세다.

2020년 매일유업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 4631억 원과 865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0%, 1.4% 증가했다. 증권가는 매일유업 2021년 매출이 별도기준 1조 5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6% 안팎 높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유업계가 전반적으로 고전하는 것과 달리 매일유업이 이렇게 독보적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배경에는 김선희 사장이 있다. 김 사장은 매일유업을 유제품 전문 기업에서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식품 기업’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김 사장은 유업계 최초 여성 대표이자 재계에 보기 드문 여성 장수 CEO(최고경영자)다. 2014년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이후 올해로 9년째 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88년 연세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 MBA 과정을 마친 후 BNP파리바, 한국씨티은행, UBS 등 글로벌 금융사를 두루 거쳤다.

2009년 매일유업에 합류해 재경본부 전무를 거쳐 2011년 경영기획본부 부사장을 지냈다. 2013년 경영지원총괄 겸 기획조정실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EO 자리에 오르기 전 회사 내에서 재경본부장, 경영지원총괄 등을 맡으며 매일유업과 상하의 합병, 브랜드 사업부 독립 등을 이끌었다.

김 사장은 지금의 매일유업을 있게 한 여러 브랜드를 선보였으며 인기 브랜드 사업부문을 분할해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그 시작이 ‘폴 바셋’이었다. 매일유업은 2009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폴바셋 1호점 매장을 열고 커피 전문점 사업을 시작했다.

김 사장은 영업익 편차가 있었지만 꾸준히 매출 증가세를 나타내는 ‘폴 바셋’ 사업부문을 2013년 분할해 비상장법인 ‘엠즈씨드’를 세웠다. 분사 결과 2014년 연 매출 285억 원 수준이었던 폴 바셋 매출은 2019년 857억 원으로 증가했다. 별도 법인으로 독립해 ‘커피 사업’에 집중한 결과였다.

이후 김 사장은 2017년 지주사 체제 전환을 통해 이와 같은 형태를 다질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 존속회사인 지주사 매일홀딩스는 투자사업부문을 맡고 매일유업을 비롯한 별도 법인들은 각 사업 부분에 집중하는 형태다.

김 사장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신설 사업회사 매일유업을 맡아 신사업을 추진했고 그렇게 만들어 낸 것이 성인 영양식 ‘셀렉스’다. 매일유업은 2018년 출시한 ‘셀렉스’를 통해 소비자 층을 큰 폭으로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 ‘단백질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셀렉스는 성인 단백질 보충을 위한 제품으로 생애주기별 영양 설계 전문 브랜드를 표방한다. 헬스앤뉴트리션 판매사업부문이 진행하고 있는 제품이다.

셀렉스는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코어프로틴(분말), 마시는 프로틴, 프로틴바, 스포츠, 슬립25, 밀크세라마이드(먹는 화장품) 등으로 제품을 확대했다. 덕분에 3년만인 2020년 셀렉스의 매출은 517억 원을 기록했다.

셀렉스 성장에 맞춰 국내 단백질 시장도 최근 4년 새 4배 가량 성장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제품 시장은 ▲2018년 813억 원 ▲2019년 1206억 원 ▲2020년 2579억 원 ▲2021년 3364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 사장은 셀렉스 사업부도 ‘폴 바셋’처럼 분리해 ‘매일헬스앤뉴트리션’으로 독립시켰다. 개인맞춤형 성인영양식, 메디컬 푸드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해외 시장 진출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김 사장은 단백질 시장 외에 또 다른 ‘성장 시장’ 공략을 시작했는데 바로 ‘베이커리’ 분야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말 사내 CK디저트사업부를 분사해 ‘엠즈베이커리’를 설립했다. 셀렉스에 이어 베이커리·디저트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키워가겠다는 행보다.

엠즈베이커리는 현재 편의점에 롤케익, 사각케익 등 케익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앞으로는 온라인과 카페 등에 납품하는 바스크 치즈케익, 마들렌, 쿠키 등 디저트류 사업을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커지고 있는 디저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3조 7300억 원대였던 국내 베이커리 시장은 2020년 4조 3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오는 2023년에는 4조5000억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김 사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 사업 확대를 통해 미래 먹거리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김 사장은 지난해 11월 포브스가 선정한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으로 뽑혔다.

포브스는 “김 대표는 한국에서 매일유업을 시가총액 기준 최대 유제품 회사로 성장시켰다”며 “매일유업 시가총액은 약 4억 7000만 달러(약 5550억 원)로 경쟁사인 남양유업보다 50% 이상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유제품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일유업은 다각화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 뛰어 1조 5000억 원에 달했다”며 “2018년 출시된 셀렉스는 누적 매출은 약 7000만 달러(약 820억 원)로 지난해 전체 매출의 약 14%를 차지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지난 2019년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밝힌 신년사에서 “과거에 성공하였던 방식을 답습하여서는 성공할 수 없고, 새로운 방식과 파괴적 혁신을 요구하는 경영 환경이 되었다”며 “조직 구성원이 만들어 낸 새로운 아이디어와 혁신을 조직이 받아들여 선도적인 변화를 할 수 있느냐가 시장 내에서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매일유업은 남보다 한 발 앞선 ‘선도적 변화’를 통해 승자의 자리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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