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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공공기관‧공기업 30%가 여성 임원 ‘0명’… “유리천장 심각”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1-12-21 15:14

국내 금융 공공기관‧공기업 여성 임원 9% 불과

임금‧승진 등에 있어서도 ‘유리천장’ 드러나

내년까지 여성 임원 비중을 20% 이상 맞춰야

“후보 부족은 핑계, 여성 리더십 개발 소홀 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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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내 금융 공공기관‧공기업 10곳(기술보증기금‧서민금융진흥원‧SGI서울보증‧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거래소‧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증권금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 중 3곳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이미지투데이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내 금융 공공기관‧공기업 10곳(기술보증기금‧서민금융진흥원‧SGI서울보증‧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거래소‧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증권금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 중 3곳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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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국내 금융 공공기관과 공기업 10곳 중 3곳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내년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중을 20%까지 늘리려 한다. 이런 가운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앞장서야 할 공적 기관부터 성차별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국내 금융 공공기관‧공기업 10곳(기술보증기금‧서민금융진흥원‧SGI서울보증‧신용보증기금‧예금보험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거래소‧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증권금융)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임원(등기임원 기준) 111명 중 여성은 10명(9%)에 불과했다. 서울보증보험과 한국증권금융, 한국거래소에는 여성 임원이 ‘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중 서민금융진흥원의 여성 임원 비중이 16.7%로 가장 높았고, 기술보증기금(14.3%), 예결원(14%), 한국자산관리공사(12.5%)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임원에 비해 높은 편으로 집계됐다. 국내 금융 공공기관‧공기업 10곳 사외이사 54명 중 12명이 여성으로, 전체 중 22.2% 수준이었다. 기보와 신보, 자산관리공사 등 3곳은 여성 사외이사를 두 명씩, 나머지는 한 명씩 두고 있었다.

국내 기업의 ‘유리천장’은 심각한 수준이다. 유리천장은 여성과 소수민족 출신자들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말한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해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일부를 대상으로 조사‧발표하는 ‘유리천장 지수(Glass-ceiling index)’에서 우리나라는 9년째 꼴찌(29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국내 상장법인의 여성 임원 비율은 5.2%에 불과하다.

임금과 승진에 있어서도 격차는 분명했다. 지난달 경제신문 <이투데이>와 (사)여성금융인네트워크가 주최하는 ‘2021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금융위원회 첫 여성총괄과장인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금융은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에 있어 남녀 차이가 없는 편이지만, 질적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융권의 정규직 비율은 남성 89.4%, 여성 89%로 비슷하지만 관리직 비중은 여성이 4.0%, 남성이 21.8%로 5배 이상 차이 났다. 또한 연봉 1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 비중도 여성은 19.6%인 것에 반해 남성은 42.3%였고 대학 졸업에 있어서도 여성 57.6%, 남성 85.2%로 큰 격차를 보였다.

김 과장은 이러한 이유에 관해 여성 인재 풀이 좁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여성은 단순히 창구에서 영업, 마케팅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직과 고액 연봉자 비중이 작다”며 “금융사 이사회 여성 비율이 4% 남짓인데, 골드만삭스(46%), 블랙록(38%) 등 해외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변화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여성 인력 풀은 계속 늘어나야 한다”고 피력했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내년까지 공공기관 임원 중 여성 비중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0%대로 높이기 위해서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9년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에 관한 지침’을 마련해 공공기관 여성 임원이 최소 1인 이상 되도록 정책을 추진했다. 아울러 같은 해 7월부터 양성평등 임원 목표제를 실시해 여성 임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내년 8월부터는 ‘자산총액 또는 자본금이 2조 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된다. 지난해 1월 국회를 통과하면서 해당 내용을 담은 조항이 신설됐다.

이런 가운데 금융 공공기관이 선도적으로 나서서 여성 임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정부가 나서서 민간 기업에 ESG 경영을 요구하는 가운데, 공공 기관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종남 SC제일은행 이사회 의장은 “여성이 이사로 참여하기에는 검증된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간혹 있는데, 이는 핑계”라며 “오늘날 여성 임원으로 취임할 자격을 갖춘 후보자가 부족하다는 것은 사회가 여성의 리더십 개발에 소홀했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늦기 전에 유능한 여성 인력의 발굴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간 금융사들도 여성 임원 비율이 저조한 상황이다. 지난 3분기 기준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임원 110명 중 여성은 8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회사 ‘블랙록(BlackRock)’의 글로벌 책임 투자 총괄인 산드라 보스(Sandra Boss)는 ‘2021 대한민국 여성 금융인 국제 콘퍼런스’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고위급 경영진이 다양할수록 이사회 내에서, 더 나아가 전사적으로 혁신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집단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지금까지 이사회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전 세계 975개 개별 기업에 걸쳐 1862명의 이사에 반대 표를 행사했다.

그는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홍콩 등 국가에서 증권거래소와 규제당국, 시장 참여자들이 여성 이사 비율을 30%까지 높이는 등 진일보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이러한 발전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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