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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행’ 두산건설, 왜 두산그룹 품 떠날 수밖에 없었나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1-11-22 08:51

글로벌 금융위기 속 일산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뼈아픈 손실
수주 행진 속 부활 신호탄 쏜 두산건설, 결국 다시 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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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두산타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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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두산그룹의 건설 계열사이자 아픈 손가락 중 하나였던 두산건설이 국내 사모펀드의 품에 안기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두산건설의 경영권을 사모펀드 운용사 큐캐피탈파트너스를 최대 주주로 두고 있는 투자목적회사 ‘더제니스홀딩스’에 넘기기로 했다. 더제니스홀딩스는 두산건설이 실시하는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에 약 2500억원 규모로 참여, 두산건설 발행주식 총수 54%를 확보하는 식으로 경영권을 인수하게 됐다.

한때는 ‘두산 위브’ 브랜드를 앞세워 두산그룹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던 두산건설은 대대적인 미분양 쇼크에 휩쓸리며 최대 위기를 맞았다. 그룹 전체의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던 두산건설은 결국 모기업과의 이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뼈아픈 손실,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았던 체질개선

2010~2011년 두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에도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탄탄한 건설사 가운데 하나였다. 잘 나가던 두산건설에 비수를 꽂은 것은 2009년 일산에서 분양된 주상복합 아파트 ‘두산 위브 더 제니스’였다.

두산 관계자들에게 악몽으로 남은 이 아파트는 사업 전만 해도 총 사업비만 2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분양에 나선 이 아파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격탄을 맞아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야기하고 말았다.

대형 프로젝트였던 만큼 엄청난 사업비를 썼던 두산건설 역시 이로 인해 공사대금 회수를 하지 못하며 14조원 규모의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두산건설의 당기순손실은 ▲2011년 –2942억원 ▲2012년 –6140억원 ▲2013년 –336억원 ▲2014년 –489억원 ▲2015년 –4979억원 ▲ 2016년 –3715억원 ▲2017년 –1856억원 ▲2018년 –5807억원 ▲2019년 –955억원 등으로 오랜 기간 고전을 면치 못해왔다.

이 기간 두산건설은 희망퇴직 구조조정 등으로 어떻게든 영업이익과 체질을 개선하려 했다. 두산중공업 등으로부터 유상증자를 받아 재정건전성을 회복하려는 노력도 이어졌다. 결국 두산건설은 2019년 최대주주 두산중공업의 완전자회사가 되기 위한 주식의 포괄적 교환 승인의 건을 결의했다.

◇ 탈원전 유탄 맞은 두산중공업 위기, 실적 개선된 두산건설 다시 시장으로

그러나 두산건설을 서포트하던 두산중공업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유탄에 맞아 위기에 빠지면서 두산건설까지도 위기가 가속됐다.

두산건설 매각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거론돼왔다. '두산위브' 브랜드가 있지만 기술 경쟁력, 자산 상태, 업황 등을 고려하면 매수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두산그룹은 이 때문에 부실 우려가 있는 자산은 남기고 매각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해 두산건설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팔릴 만한 자산을 떼어내 파는 ‘분리 매각’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두산건설은 일부 자산과 부채, 계약을 신설회사 밸류그로스에 넘기는 물적분할을 실시했다. 장기 미회수 채권이 있는 인천 학인두산위브아파트, 일산제니스 상가, 한우리(칸) 리조트, 공주신관 토지 등이 물적분할 대상이었다.

이후 두산건설의 유력 인수 후보로 대우산업개발이 급부상했다. 그러나 대우산업개발이 두산건설의 가치를 두산 측의 예상가에 미치지 못하게 책정하면서 해당 매각안은 불발됐다.

그로부터 두산건설은 순차입금 규모를 줄이는 한편, 주택사업에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지난해 말 기준 300억원 규모였던 두산건설의 영업이익은 올해 3분기 이미 543억원을 기록했다. 부산 문현3구역, 경남 합성2구역 등의 재개발 사업은 물론 수원~화성, 평택 등에서 전력구공사를 수주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수주가 힘을 보탠 것이 비결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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