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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F(타깃데이트펀드), 퇴직연금 대표선수 '발돋움'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21-11-22 00:00

'연금무브'에 설정액 7조·순자산 10조 '눈앞'
'보통사람' 생애주기 맞춤형 자산배분 적합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목표 은퇴시점에 맞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자동 조절해 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 Target Date Fund)’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내 TDF는 설정액 기준으로 6조원을 돌파했고 순자산 규모는 9조원대까지 커졌다.

장기 수익률이 중요한 연금 투자에서 TDF는 우선 선택지로 자리매김 해가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도 급성장하는 TDF 시장 선점을 위해 운용 경쟁을 하고 있다.

◇ 비행기가 활주로에 ‘연착륙’하는 TDF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TDF 수탁고는 2017년 말 6780억원, 2018년 말 1조3730억원, 2019년 말 3조3356억원, 2020년 말 5조2314억원으로 집계됐다. TDF 시장은 2018년 설정액 1조원을 돌파하고 매년 급성장하는 모양새다.

2021년 TDF 수탁고 상승 곡선은 특히 가파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1년 11월 10일 기준 국내 운용사 라이프사이클 펀드 TDF(총 129개 펀드) 설정액은 6조6497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이후 설정액 유입이 2조9812억원에 달한다.

TDF 순자산 규모도 9조5087억원까지 불어났다. TDF 설정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배경으로는 특히 연금 계좌를 통한 적립식 투자가 꼽히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목표일(Target Date)로 정하고 자동으로 생애주기(Life Cycle)에 걸쳐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자동 조정해서 최적 자산배분을 추구하는 게 핵심이다.

TDF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자산배분곡선 즉, ‘글라이드패스(Glide Path)’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안정적으로 착륙할 수 있도록 연령대 별로 자산비중을 조절한다. 은퇴시점이 먼 청년기에는 주식 비중이 높고, 은퇴시점이 가까울수록 채권 비중이 높아지는 식이다. 예컨대 ‘TDF 2050’이라면 목표 은퇴시점이 2050년이다. 숫자가 높을수록 주식비중이 높아 공격적 운용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주요 운용사 별로 보면, 2011년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TDF를 출시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자산배분 TDF와 전략배분 TDF의 총 13가지 상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처음으로 TDF 출시부터 글라이드패스를 자체 설계해 독자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한다. 미래에셋 TDF 수탁고는 2021년 8월 기준 업계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삼성자산운용은 2016년 4월부터 ‘삼성 한국형TDF’를 라인업하고 있다. 미국 연금상품 대표 금융사인 캐피탈 그룹과 손잡아 10개 시리즈로 구성돼 있으며, 각각의 펀드는 캐피탈그룹이 운용하는 16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분산투자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인 티로프라이스(T. Rowe Price)와 협업으로 운용하는 ‘한국투자TDF알아서펀드’ 시리즈(2017년 3월 출시)를 전진배치하고 있다. 또 KB자산운용은 글로벌 TDF 운용규모 1위 운용사인 뱅가드(Vanguard)와 협업을 통한 자산배분 모델로 ‘KB 온국민 TDF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 주식-채권 비중이 수익률 좌우 “특정 유형 아닌 시리즈 봐야”

TDF는 하나만 가입해도 글로벌 주식과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강점으로 꼽힌다. 이른바 ‘적격 TDF’는 개인연금계좌뿐만 아니라 퇴직연금계좌에서도 100% 투자할 수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경험이 적다면 TDF처럼 전문가에게 맡겨서 분산투자하고 리밸런싱 해주는 상품이 연금 투자에 적합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TDF는 마켓타이밍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해 여러 지역과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어서 ‘보통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적절한 노후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TDF 도입 초기에는 해외 운용사 제휴형 TDF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국내 직접 운용형 TDF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펀드를 활용한 TDF 등 상품 스펙트럼도 확대되고 있다. 검증된 장기 운용성과를 바탕으로 글라이드패스 특징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권고된다.

또 해외 운용사 상품에 재투자하는 재간접펀드는 자체 수수료와 해당 펀드 운용 수수료까지 ‘더블 보수’가 들어간다는 점도 챙길 필요가 있다. 환헤지 실시 여부도 장기적으로 수익률 차이로 이어질 수 있으니 체크가 필요하다.

아울러 TDF도 액티브형과 패시브형을 선택해서 분산할 수 있다. 무조건 TDF 100%가 아니라 추가 선택지로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리츠(REITs)같은 고배당 상품도 연금에서 활용할 수 있다.

수익률은 포트폴리오 내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에 따라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특정 유형이 아닌 전반적인 시리즈 수익률을 들여다보는 게 권고된다. 노후자금 마련 투자상품인 만큼 단기보다 장기 수익률이 중요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1년 11월 10일 기준 TDF 1년 기간 수익률은 15.90%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26.67%), 해외주식형 펀드(23.76%)보다 낮다. 기간을 넓혀 TDF 5년 기간 수익률은 48.51%까지 커진다. 역시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수익률보다는 낮은데, 그럼에도 TDF는 낮은 변동성으로 연금 상품에 적합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현재 상위 5개 운용사가 전체 TDF 시장의 90% 넘게 점유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운용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실례로 대신자산운용은 최근 11월 업계 처음으로 인공지능(AI) 로보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대신 해드림 로보 TDF’를 출시하기도 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퇴직연금에 도입될 경우 TDF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 호주 등 연금 선진국에서는 TDF를 대표적인 퇴직연금 기본 투자상품으로 채택하고 있다.

홍원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TDF의 성장 배경과 시사점’ 리포트에서 “기본 투자상품 채택 이전이라도 기업 또는 퇴직연금 운용관리회사가 TDF를 대표 투자상품이나 추천 투자상품으로 선택해서 가입자에게 제시하면 TDF 확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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