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는 “소파는 소파대로 침대는 침대대로 진열 해야 한다”는 기존 가구업계 진열 방식을 바꿨다. 대신 그동안 볼 수 없던 ‘공간’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케아 제품들로 꾸며진 공부방, 서재, 부엌 등 쇼룸 모습은 국내 소비자를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이 때부터 ‘쇼룸’이라는 말이 가구업계를 비롯한 유통업계에서 유행했으며 소비자 눈을 사로잡기 위한 ‘쇼룸’ 전시를 시작했다. 국내 1위 가구업체 한샘 역시 이케아 등장 이후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갔다.
한샘은 지난 2017년 매출 2조 원 시대를 넘겼는데, 역시 ‘쇼룸’의 덕을 톡톡히 봤다. 유통업계도 코로나19로 움츠러든 소비자들 외출을 공략하기 위해 ‘체험’과 ‘쇼룸’을 앞세웠다.
국립국어원과 새말모임은 ‘쇼룸’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체험 전시실’을 선정했다. 예를 들어 ‘쇼룸 강조한 백화점·대형마트’ 대신 ‘체험 전시실 강조한 백화점·대형마트’로 사용할 수 있다.
오픈서베이의 ‘2021 리빙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인테리어 관련 가구와 소품을 구매할 때는 오프라인 매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구매 시 전체 응답 인원 중 가구·인테리어·홈퍼니싱 전문 매장에서 구매한다는 비율이 35.6%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인테리어 소품 역시 가구·인테리어·홈퍼니싱 전문 매장 구매 비율이 25.7%로 가장 높다. 향후 구매 의향 채널 역시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에 신세계는 최근 자사의 가구 전용 브랜드 신세계까사 오프라인 쇼룸, 즉 체험 전시실을 선보였다. 까사 온라인 전용 브랜드 ‘어니언’ 제품이 전시되며 직관적 체험과 소통을 중시하는 2030 MZ세대를 겨냥했다. 1인 가구와 신혼부부를 위한 공간을 꾸린 것은 물론 포토존, 어니언 굿즈 등 젊은 세대 즐길 거리도 마련했다.
인테리어 업계 뿐 아니라 대형마트도 이종 체험 전시실을 선보이며 소비자 눈을 집중시키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9월 현대자동차의 ‘캐스퍼’를 전시했다. 캐스퍼는 사전 계약 접수를 시작한 첫날 1만 8940대, 열흘 만에 약 2만 5000대를 사전 계약하며 국내 경차계 돌풍을 일으켰다.
이에 홈플러스는 소비자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전국 부천상동점, 간석점, 김해점, 전주효자점 등 4개 점포에 캐스퍼 체험 전시실을 마련했다. 홈플러스는 “현대자동차의 캐스퍼가 MZ세대를 겨냥해 출시한 차량인 만큼 젊은 고객의 오프라인 대형마트 집객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체험 전시실이 입는 것, 타는 것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프랑스 패션 브랜드 아페쎄와 협업, 브랜드를 직접 맛 볼 수 있는 카페 ‘아페쎄’를 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아페쎄 매장을 설계한 건축가 로랑 데루(Laurent Deroo)가 내부 공간을 디자인했으며 아페쎄 로고가 들어간 쿠키와 디저트 등 패션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메뉴를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오프라인이 주였던 쇼핑 문화가 코로나19로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런 쇼핑 문화가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제1 목적이 구매가 아닌 구매 활동을 유도하는 공간으로 전환은 필연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금융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함께 합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