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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연령층 아우르는 ‘금융 플랫폼’
카카오뱅크는 2일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679억원을 시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59억원) 대비 95.6% 오른 수준이다. 3분기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 520억원, 영업이익 712억원을 기록했다.
괄목할 만한 성장 배경에는 역시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금융 플랫폼’이 있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청소년 대상 금융 서비스 ‘카카오뱅크 미니(mini)’의 고객이 늘었고 40대 이상 중장년층 유입도 확대됐다”며 “20~30대 중심의 은행에서 전 연령층을 위한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월 1회 이상 접속하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Monthly Active User)는 직전 2분기보다 67만명 증가해 1470만명을 넘겼다. 전체 고객은 지난해 말 1544만명이었는데,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1740만명으로 2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경제활동인구 중 60%가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것과 같은 규모로, 뱅킹 앱 중 1위다.
연령별로 보면 만 14~18세 대상 서비스인 카카오뱅크 미니 고객수가 9월 말 100만명에 육박했다. 대상 연령 인구 40% 이상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만큼 서비스가 성장한 것이다. 40대 이상 중장년층 고객도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1월~9월 사이 신규 유입 고객 중 60%가량이 40대 이상으로 집계됐다.
플랫폼 부문에서 거두는 수익 비중도 높아졌다. ▲증권사 주식계좌개설 신청 ▲신용카드 모집 대행 서비스 ▲연계대출 ▲광고 ▲카카오뱅크 미니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한 플랫폼 수익 비중은 전체 영업수익 중 10.5%를 차지했다.
◇ 높은 성장성 바탕으로 영업이익↑
카카오뱅크는 플랫폼 기반의 고객 수 확보로 영업이익이 더욱 확대됐다.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0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9%(1154억원) 늘었다. 여신(대출) 규모가 성장하며 이자 이익이 4338억원으로, 49% 불었고, 플랫폼과 수수료 사업 부문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갔다.
영업이익 대비 어느 정도를 인건비와 전산비 등 판매관리비로 지출했는지 나타내는 경영효율성 지표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올 3분기 누적 기준 43%를 기록했다.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광고선전비 등의 판매관리비가 상승했음에도 효율적인 비용 구조로 효율성을 증대한 것이다. 경영 효율성이 높을수록 CIR 지수는 낮게 나타난다.
수신(예금) 잔액은 전년말 대비 5조5252억원 불어난 29조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저 원가성 예금이 57%를 차지했다. 여신 잔액은 25조3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조7304억원)과 비교했을 때 33.7%(6조3081억원) 늘었다. 고신용대출 잔액 감소에도 중‧저신용 대출과 전월세 보증금 대출이 전체 대출 잔액 성장을 견인했다.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주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1년 전에 비해 0.28%포인트 오른 1.92%였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00%로, 1년 전에 비해 0.60%포인트 떨어졌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투입한 자기자본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낸다.
같은 기간 총자산순이익률(ROA)는 0.30%포인트 증가한 0.80%를 기록했다. ROA는 당기순이익을 자산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부채를 포함한 총자산을 이용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창출했는지 측정하는 지표다.
자산 건전성 지표를 보면,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전년 동기보다 0.05%포인트 감소한 0.2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0.21%로 1년 전에 비해 0.02%포인트 떨어졌다. 두 지표 모두 비율이 낮을수록 자산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부실 대출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충당해 놓는 ‘대손충당금 적립률(NPL 커버리지 비율)’도 전년 동기 대비 76%포인트 오른 228%로,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기준(100%)을 크게 웃돌았다.
자본 건전성도 개선됐다. 세계 각 나라가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9월 말 기준으로 34.57%로 나타났다.
세계 각 나라가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3분기 기준으로 각각 34.57%, 33.97%다. 1년 전보다 각각 21.12%포인트, 20.90%포인트 올랐다.
◇ 윤호영 대표 “중금리 대출, 더욱 확대”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올해 말 20.8% ▲내년 말 25% ▲2022년 말 30% 등으로 높인다는 목표치를 갖고 있다.
윤 대표는 “내년에 중금리 대출 25% 확대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전월세 대출은 임대인에게 직접 송금하는 방식으로 이미 실수요자에 한해서 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 등 신상품을 내년에 출시하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는 요소들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분기 말 기준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전체 신용대출의 13.4%인데, 지난해보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연간 목표인 20%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라며 “9월 한 달간 발생한 신용대출 중 중금리 대출 비중은 40%를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부터 고신용자 대상 대출 상품은 중단했지만,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계속하고 있어 (중금리 대출)은 더욱 빠르게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중‧저신용 고객 대상 첫 달 이자 지원을 하고 있다. 연말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또한 중‧저신용자대출이 고신용자대출보다 부실채권 발생 확률이 높은 점을 감안해 이전 분기보다 충당금 적립비율도 높였다. 카카오뱅크의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3분기 누적 598억원으로, 전년 동기(353억원) 대비 69.7% 늘었다.
윤호영 대표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도 언급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은 계획했던 일정대로 진행 중”이라며 “총량 규제 등 외부 요인을 고려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출시 준비를 거의 완료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제한된 고객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 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실수요자가 이용할 수 있게끔 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사로 3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지난달 출범해 연 2% 금리 통장으로 주목을 끈 것에 관해서는 “경쟁사들이 많은 프로모션을 하더라도 모임통장 등 카카오뱅크만의 상품이 있다”며 “실제로 10월 한 달 동안 수신은 특별한 차이 없이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플랫폼 방향성도 밝혔다. 그는 카카오뱅크가 ▲플랫폼 사업 파트너 확장 ▲뱅킹 라이선스를 활용한 펀드‧보험‧자산관리(WM) 제공 ▲높은 MAU를 활용한 뱅킹 신규 커머스 사업 확장 등을 과제로 삼고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플랫폼 비즈니스 확장과 더불어 중‧저신용자 대출에도 박차를 가하는 등 카카오뱅크만의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