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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중금리 대출 확대로 돌파구

임지윤 기자

dlawldbs20@

기사입력 : 2021-11-01 00:00 최종수정 : 2021-11-01 22:19

IT기술 강점 활용한 정성적 신용평가모델 구축
마이클 델 회장과 미래 금융 플랫폼 협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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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지난 7월 열린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카카오뱅크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지난 7월 열린 ‘기업공개(IPO)’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 사업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카카오뱅크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윤호영닫기윤호영기사 모아보기 카카오뱅크 대표의 속내가 복잡해졌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해 가계대출 위주로 성장하고 있던 터인데, 최근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 증가율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달 초 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출범하며 위협적인 경쟁상대가 한 군데 더 늘었다.

‘어려울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카카오뱅크도 출범 당시부터 선언했던 ‘중금리 대출 확대’로 현 상황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20.8%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에 따라 고 신용자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의 중단은 이어가고, 지난 6월 새로 만든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은 늘릴 방침이다.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무기인 ‘플랫폼’ 혁신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윤 대표는 글로벌 정보기술(IT) 회사인 델의 마이클 델 회장과 만나 미래 금융 플랫폼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 “카뱅만의 CCS로 중금리 대출 확대해야”

카카오뱅크는 현재 고신용 신용대출과 직장인 사잇돌대출 등을 중단하고 있다. 연말까지 이어진다. 전월세보증금대출은 금융당국 총량규제 예외 방침이 만들어지면서 최근 재개하기로 결정했지만, 신청 접수량을 제한해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부부합산 보유 주택 1주택 이상인 경우에는 당국에서 비대면 대출을 막으면서 아예 신청조차 할 수 없다.

이러한 규제는 시중은행에 비해 인터넷은행에 더 큰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Fitch Ratings)’도 최근 이뤄지는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인터넷은행 성장세가 단기적으로 제약될 것이라 전망했다.

문제는 이러한 규제가 내년까지 계속된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들은 플랫폼 가치를 극대화해 공격적 영업으로 초기에 고객을 많이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래서 여신(대출)·수신(예금) 금리에 각종 혜택을 적용하며 고객 친화적으로 상품을 마케팅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중금리 대출 확대를 선언한 뒤 주택담보대출 등 신상품 영업 계획이 많았다. 하지만 당국의 ‘대출 조이기’에 따라 이를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고 가계대출 규제 돌파구를 찾으려면 중금리 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카카오뱅크, IT(정보통신) 기술은 나의 힘> 리포트를 통해 “카카오뱅크 가치가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중금리 대출 확대를 가장 우선적으로 충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을 강조하기 때문에 앞으로 본격적인 규제가 인터넷은행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게 주요 근거였다.

금융당국이 혁신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금융사의 성장기반이었던 신용대출 부문 증가세가 둔화하는 동시에 비대면 담보대출 사업 확대도 쉽지 않기에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인 ‘중금리 대출 사업 확대’가 돌파구가 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는 “카카오뱅크의 강력한 차별 포인트는 IT 기술과 모바일 완결성”이라며 “기존의 신용평가사들이 확보하지 못하는 전자상거래 내역과 통신비 지출 내역 등 다양한 고객 경험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로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자)들에게 여신을 제공하는 것이 카카오뱅크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중·저신용 고객 대출 확대를 위한 임시조직(TF)을 꾸리고 8월에는 중신용플러스대출과 중신용비상금대출 등 중·저신용 고객 전용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말 10.2%였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연말까지 20.8%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6월 이후 중·저신용자 대출을 대폭 늘렸다. 당시 876억원 규모였던 중금리 대출 공급액을 3개월 만에 5000억원가량 확대했다. 지난 8월 기준 중·저신용 고객 대출 잔액은 1조7827억원 규모다. 전체 대출 중 12% 비중이다.

◇ ‘미래 금융 플랫폼’ 위한 디지털 혁신 지속

윤호영 대표는 지난 7월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뱅크는 디지털 기반 금융 종합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전통적 은행 업무인 수신·여신업무 외에도 플랫폼 사업을 중요한 한 축으로 보고 ‘디지털 혁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플랫폼 기반 대규모 모객 효과는 순이익으로 이어졌다.

지난 8월 기준 카카오뱅크 계좌개설 고객은 1502만명, 서비스 이용 고객은 215만명으로 총 고객 수가 171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월간 유효 사용자(Monthly Active User) 수는 지난 6월 기준으로 약 1403만명으로 업계 1위였다.

이를 바탕으로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156% 증가한 11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한 해 기록한 순이익(1136억원)을 초과 달성한 수준이다.

또한 올해 6월 기준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4.42%로 같은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나 5대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CIR은 은행의 대표적 경영효율성 지표로 은행이 벌어들인 영업이익 중 판매관리비로 지출되는 비율을 뜻한다. 점포 없이 비대면 플랫폼 기반 영업이 호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최근 윤호영 대표는 미래 금융 플랫폼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글로벌 IT 회사인 델의 마이클 델 회장과 화상회의로 만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이 자리에서 플랫폼과 모바일 뱅킹 전략을 공유했고, 델 회장은 글로벌 금융사들의 IT 도입 현황에 관해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두 신용평가 기관은 각각 지난달 카카오뱅크에 첫 신용등급을 ▲‘AA+, 안정적’(한국신용평가) ▲‘AA0, 긍정적’(한국기업평가)로 제시하며, 나란히 ‘플랫폼 비즈니스의 사업 경쟁력’을 이유로 들었다.

카카오뱅크는 디지털 혁신을 지속할 방침이다. 현재 26주 적금, 모임통장, 카카오뱅크 미니(mini), 저금통 등 다양한 비대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고객 경험을 데이터로 쌓아 인공지능(AI) 기반 ‘개인 신용평가 모형(CSS)’ 고도화 속도를 올린다. 자체 CSS를 활용해 중·저신용자(KCB 신용점수 820점 이하) 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확대하고 가산금리도 대폭 인하해 최저 연 3%대 금리 대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국신용데이터와 함께 보유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영업 상황을 반영한 ‘소상공인 맞춤형 신용평가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달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예비인가도 신청했다.

아울러 지난해 4월 설립한 금융기술연구소에서 비대면 금융거래에 적합한 ▲인증 ▲인식 ▲보안 등의 영역을 연구·개발 중이다. ‘얼굴인증을 통한 비대면 실명 확인 서비스’가 혁신 금융 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다. 아직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비대면으로 확인하기 어려워 카카오뱅크가 담보대출 비중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지만, 향후 주택담보대출과 기업금융도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보고 있다.

박혜진 연구원은 “금융기술연구소의 기술 개발로 부동산 담보대출의 비대면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카카오뱅크가 출시할 모든 금융상품을 비대면화하기 위한 기술과 보안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 분석했다.

그는 “하나의 앱에서 대출의 모든 절차가 이뤄지도록 구현한 점은 큰 의미가 있다”며 “대출뿐 아니라 모든 금융업무를 하나의 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편리성은 소박하지만 강력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금융사가 평균 14개 앱을 보유한 것과 비교하면, 편리성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뜻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 내에는 IT 기술자가 많아 디지털 경쟁력 확보와 플랫폼 가치에 굉장히 큰 무게를 두고 있다”며 “지금 당장 수익을 많이 못 보더라도 고객이 더 많이 찾고 이용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몇 년 간 일어날 디지털 전환(DT)이 한꺼번에 진행됐다”며 “앞으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CSS 고도화를 통해 상환 능력 평가 역량을 강화해 중·저신용 고객에게 금리단층 해소 및 대출 기회 확대 등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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