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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담보로 돈 빌린다”…신용대출 막히자 예담대 1년새 5000억 늘었다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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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9-30 05:00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예금담보대출이 최근 1년새 5000억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부터 시중은행들이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대출받기가 쉬운 예금담보대출로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예금담보대출 잔액은 올 2분기 기준 총 8조11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조5960억원) 보다 5177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 1분기(8조910억원)과 비교하면 227억원 증가했다.

5대 은행 가운데 예금담보대출 잔액이 1년새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의 예금담보대출 잔액은 1조5434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702억원 늘었다. 하나은행(1조8429억원)과 우리은행(1조7175억원)은 각각 1635억원, 1477억원 증가했다. 농협은행(1조5088억원)은 547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고 국민은행(1조5010억원)의 경우 186억원 줄었다.

예금담보대출은 예·적금과 신탁, 청약저축 등을 담보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통상 예금잔 액의 90~100% 한도로 대출을 내준다. 대출 기간은 보통 담보로 잡은 예금의 만기일 이내에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가입한 예금을 유지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가입된 예금상품의 금리에 1~1.3%포인트를 가산해 금리를 매겨 대출 금리도 높지 않다.

은행 입장에서도 확실한 안정성을 지닌 예금을 담보로 잡는 만큼 안전한 대출이기 때문에 심사가 까다롭지 않다. 대부분 은행에서 모바일이나 인터넷뱅킹으로 예금담보대출을 신청할 수 있는데, 대출 한도를 입력하고 본인인증만 하면 곧바로 대출이 나온다. 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계산할 때 예금담보대출은 원금이 아닌 이자상환액만 반영해 신용대출이나 주택담보대출 한도에 영향이 적은 편이다. 지난 7월부터 강화된 차주별 DSR 40% 규제에서도 예금담보대출은 예외로 적용된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로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워지자 대출수요가 예금담보대출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가 강화된 지난해 말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우대금리를 낮추는 식으로 대출을 조여왔다. 최근 5대 은행은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이내로 줄였다. 마이너스통장 한도도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최근 예금담보대출 증가세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급전 수요의 영향도 있지만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열풍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예금담보대출로 돈을 빌려 무리한 투자에 나섰다가 최악의 상황에 놓여 대출금을 갚지 못하게 되면 담보로 잡힌 예금을 잃는 것은 물론 빚까지 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연일 무리한 빚투에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고승범닫기고승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그간 우리가 익숙해져 있던 저금리와 자산시장 과열 상황이 더이상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각 경제주체들이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자신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을 받아 변동성이 큰 자산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자칫 '밀물이 들어오는데 갯벌로 들어가는 상황'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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