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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건축회] 대우건설이 만든 지식 요람, 서울대 관정도서관…‘역사’ 품은 건물 되다

김관주 기자

gjoo@

기사입력 : 2021-09-29 09:00

기존 도서관 위에 공중 부양…옛 것과 조화 이뤄
토목공사서 쓰는 ‘리프팅 앤드 슬라이딩’ 첫 적용

서울대 관정도서관 외부 모습. / 사진제공=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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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부터 터키 차나칼레 현수교까지, 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을 국내 건설사들이 시공했습니다. 한국을 넘어 세계 각지로 뻗어나가고 있는 K-건설의 저력을 다양하게 조명해볼 예정입니다. 격주 수요일 발행됩니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김관주 기자]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에 위치한 관정도서관은 이종환 삼영화학 창업주를 비롯해 크고 작은 손길을 통해 태어난 건물이다.

지난 2015년 2월에 개관한 관정도서관은 1970년대 완공한 중앙도서관을 그대로 둔 채 ‘기역(ㄱ)’자 모양으로 건물 상부가 공중 부양한 듯 붕 뜬 모양새다. 두 건물은 새것이 옛 것을 품는 모습을 보여준다.

관정도서관이 옛 중앙도서관 측면과 상층부를 기역(ㄱ)자로 덮는 모양. /사진=김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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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 ‘리프팅 앤드 슬라이딩’ 건축에 첫 적용…역사적 가치 지켜

관정도서관은 지하 1층~지상 8층 규모로 수직과 수평 부분으로 나뉜다. 수평 부분인 지상 6층~8층이 수직부와 연결된 부분을 제외하고 중앙도서관 위에 가로로 길게 떠 있다. 공중 부분은 중앙도서관에 전혀 하중을 주시 않고 양쪽 끝에 설치한 중추로만 지탱된다.

관정도서관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옛 도서관의 역사적 가치를 지키려는 서울대에 맞춰 해당 설계를 시도했다. 기존 중앙도서관이 관정도서관 구조물 무게를 버틸 만큼 튼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시공 과정에서 가장 고민한 부분으로 '메가트러스(Mega-Truss)'를 꼽았다. 이는 초강도 철골구조물을 제작해 필요한 높이만큼 들어 올리고 원하는 위치로 밀어내 기본 골격을 완성하는 공법이다.

대우건설은 “총중량 약 1500톤을 지상에서 37m 높이에 위치한 상공으로 설치하기에는 안전사고 등 위험이 컸던 데다 전체 공기 18개월도 턱없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철골 하중을 줄이기 위해 대우건설은 포스코와 협업해 ‘HSA800’ 특수강재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해당 특수강재는 무게를 30% 이상 줄이고 강도는 40% 이상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도서관 건물 내부에 들어가는 골조 면적도 감소해 내부 공간을 넓힐 수 있었다.

대우건설은 '리프팅 앤드 슬라이딩(Lifting&Sliding)' 공법으로 난관을 해결해 나갔다. 리프팅 앤드 슬라이딩은 구조물을 필요한 높이만큼 들어 올려 원하는 위치로 미끄러지듯 수평 이동시키는 공법이다. 국내 토목공사 현장에서 리프팅이나 슬라이딩 공법 중 하나를 사용하는 경우는 있었으나 건축 현장에서 두 공법을 동시에 적용한 사례는 최초다.

완성된 관정도서관은 관악산을 배경으로 기존 도서관과 함께 조화를 이루는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기존 도서관을 품은 관정도서관 내부 모습. /사진=서울대학교 VR 투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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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를 투영할 수 있는 좋은 건축”

관정도서관을 설계한 유태용 건축가는 “궁극적으로 시시각각 빛에 따라 변화하는 건물 형상이라는 것이 사람에게 기억과 정서를 불러일으켜 자기 마음을 비출 수 있게 하는 충만함을 갖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건물에 반사되는 빛의 불확정성은 보는 사람들 마음에 따라 상념이 각각 다르게 반응되기를 기대했다”고 밝혔다.

관정도서관은 하늘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울이 돼 시시각각 다른 인상을 남긴다. 입면은 바깥을 비추는 알루미늄 패널과 유리 창문을 지그재그로 교차해 구성했다. 패널은 가로 0.625m, 세로 1.25m 직사각형 모양으로 4000장이 넘는다. 채광과 전망을 조절하기 위해 창문을 햇빛 반대로 구성하고 알루미늄 패널도 열리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새것과 옛것이 연계되는 모습도 만날 수 있다. 관정도서관은 중앙도서관과 주변 공간이 만나는 7개 공간이 있다. 관정도서관과 기존 도서관이 맞닿는 경계선은 본관 외벽 콘크리트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

유태용 건축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기부와 작업을 통해 귀하게 태어난 도서관인 만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 스스로를 투영할 수 있는 좋은 건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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