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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맞은 '불가리스 사태'…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경영권 매각 계약 무효 선언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9-01 09:55

비밀유지의무계약위배, 부당한 경영간섭, 상호간 신뢰 훼손 이유로 들어
홍원식 회장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남양유업 재매각 진행할 것"

남양유업, 한앤컴퍼티 CI/사진제공=본사DB

남양유업, 한앤컴퍼티 CI/사진제공=본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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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나선혜 기자] 결국 ‘불가리스 사태’가 파국에 이르렀다.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 남양유업 회장은 한앤컴퍼니(한앤코)와 맺은 남양유업 경영권 매각 계약 무효를 선언했다.

지난 5월 홍원식 회장은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유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넘기기로 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한앤코와 체결했다. 그러나 7월 홍원식 회장의 주주총회 ‘노쇼’ 논란이 불거지며 남양유업 매각 결렬 조짐을 보였다. 남양유업은 지난 7월 30일 공시를 통해 “임시 주주총회 연기 의제가 제안돼 9월 14일로 연기하는 것으로 결의됐다”고 밝혔다.

홍원식 회장은 사퇴 발표 이후 3개월 동안 사퇴를 하지 않았다. 소송 전문 법무법인인 LKB앤파트너스(엘케이비)를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이에 한앤코는 지난 23일 홍원식 회장 등 주식매매계약 매도인을 상대로 거래종결 의무의 조속한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1일 홍원식 회장은 ▲비밀유지의무계약 위배, ▲부당한 경영 간섭, ▲매도인에 대한 원색적 비난으로 상호 간 신뢰 훼손 등을 이유로 들며 법률대리인 엘케이비를 통해 한앤코에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홍원식 회장은 “매수자(한앤코)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약 이행을 강행하기 위해 비밀유지의무 사항을 위배했다”며 “상대방의 대한 배려없이 매도인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통해 기본적인 신뢰 관계를 무너뜨렸다”고 했다. 이어 “특히 거래종결 이전부터 인사 개입 등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하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홍원식 회장은 남양유업 매각 약속은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은 “한앤코와 해당 분쟁이 종결되는 즉시 남양유업 재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며 “남양유업 대주주로써 남양유업을 발전시키고 진심으로 임직원을 대해 줄 인수 후보자를 통해 경영권을 이전하는 것이 홍원식 회장의 마지막 책임”이라고 했다.

◇ 이하 홍원식 회장 입장 전문

우선 지난 5월 27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어느덧 석 달이 지났음에도 그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하고 이렇게 마무리 짓게 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본인은 대표매도인으로서 이미 8월 17일에 밝힌 것과 같이 임시 주주총회일 이전에 거래종결일을 7월 30일로 볼 수 없고, 거래종결을 위해서는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매수인측에 전달하고 이에 대한 협의를 이어나가고자 했습니다.

이는 당사자 간 합의가 끝난 이슈임에도 매수인이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것들은 인정할 수 없다면서 돌연 태도를 바꿨기 때문이며, 주주총회를 연기하게 된 것도 매수인이 계약서에서 정한 적법한 절차도 지키지 않은 채 황급히 거래를 종결하려 하였기에 저로서는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었습니다.

주총 연기 후 저는 위 문제에 대해서 매수인과 협상하려 하였으나 매수인은 언론을 통해 저를 비난하거나, 계약을 이행하지 않으면 막대한 손해배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겁박하기만 할 뿐, 대화에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계약상으로도 8월 31일까지는 협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음에도 매수인은 이보다 일주일도 더 앞선 8월 23일, 주식 양도 소송을 제기했다고 압박하는가 한편, 아직 계약이 유효함에도 비밀유지의무를 위배하고 여러 차례 계약이나 협상의 내용을 언론에 알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매수인은 흡사 제가 53%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로서도 결정할 수 없는 중대하고, 남양유업에 무슨 결정적 장애가 될 수도 있을 만큼의 무리한 것들을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모두 쌍방의 합의가 됐었던 사항임에도 이를 침소봉대하여 발표한 것일 뿐입니다.

오히려 M&A 거래에서는 이례적일 만큼 저는 이번 계약에서 계약금도 한 푼 받지 아니하였고 계약의 내용 또한 매수인에게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평등한 계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를 위한 경영권 교체라는 대의를 이행하고자 주식 매각 계약을 묵묵히 추진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매수인은 저의 곤궁한 상황을 기회로, 거래종결 이전부터 남양유업의 주인 행세를 하며 부당하게 경영에 간섭하기도 하고 저와 사전에 했던 약속마저 지키지 않은 채 서둘러 거래를 종결하려 했던 것입니다.

저는 마지막까지 계약이행을 위한 최선을 다하였으나 결국 무산되었고, 그렇게 계약서에 정한 8월 31일이 도과되었기에 부득이 계약을 해제하게 되었습니다.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라는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어 다시 한번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하나, 선친 때부터 57년을 소중히 일궈온 남양유업을 이렇게 쉬이 말을 바꾸는 부도덕한 사모펀드에 넘길 수는 없다고 결심했습니다. 남양유업이란 이름 안에서 오랜 시간 함께한 임직원, 주주, 대리점, 낙농주, 그리고 고객들에게 있어 그것이 남양유업 대주주의 마지막 책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계약을 해제할 수밖에 없게 만든 매수인에게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어 다시는 이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일이 없게끔 하고자 합니다. 이번 일을 통해 많은 시간적, 금전적 손해가 발생했음은 물론이며, 계약 과정에서 저를 기망한 사실이 있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검토하겠습니다. 악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노쇼’라고 저를 비방했던 일체의 과정에 대한 책임도 묻겠습니다.

특히 매수인은 계약이행 기간 중임에도, 협의는커녕 부당하게 가처분 신청마저 하였습니다. 계약해제 통보가 이루어졌음에도 이를 취하하지 않는다면 그에 따른 손해배상 역시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음에도 경영권 매각 약속을 지키려는 저의 각오는 변함없이 매우 확고하다는 것입니다. 매수인과의 법적 분쟁이 정리되는 대로 즉시 매각 절차를 다시금 진행할 예정이니 이번 일로 실망하지 마시고 향후 과정을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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