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시장 초미에 관심이었던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와 제롬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기자 회견 내용은 일단 서울환시에 중립 또는 아래쪽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FOMC는 지난밤 사이 정례회의 성명을 통해 '테이퍼링 조건을 향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달러는 강세, 미 주식시장은 장중 한때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이내 시장 불안을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고, 미 금융시장은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갈 길이 한참 멀다"면서 "경제가 진전을 보였지만, 그래도 금리를 올리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시장에서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강력한 고용 수치를 확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제 테이퍼링을 개시할지 결정하지도 않았으며, 금리 인상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 발언에 달러도 강세 흐름에서 약세로 빠르게 방향을 전환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6% 낮아진 92.28에 거래됐다. FOMC 성명서 발표 직후 92.69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파월 의장 기자회견 이후 방향을 바꾼 것이다.
유로/달러는 0.24% 높아진 1.1845달러를, 파운드/달러는 0.18% 오른 1.390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0.12% 상승한 109.91엔에 거래됐고,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6% 내린 6.4881위안에 거래됐다.
미 주식시장은 혼조 양상을 보였으나, 전일 조정 분위기에서는 일단 벗어난 모양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7.59포인트(0.36%) 낮아진 3만4,930.93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82포인트(0.02%) 내린 4,400.64를 기록했다. 두 지수는 이틀 연속 내렸다.
그러나 나스닥종합지수는 알파벳 등 기술주 실적 호조 소식에 힘입어 102.01포인트(0.70%) 오른 1만4,762.58을 나타내 하루 만에 반등했다.
미 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수익률은 전장 대비 1bp(1bp=0.01%p) 낮아진 1.231%를 기록했다. 이틀 연속 하락이다.
10년물 수익률은 FOMC 성명서 발표 후 장중 한때 1.27%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0.1bp 내린 0.201%에 호가됐다.
일단 이날 서울환시를 둘러싼 대외 가격 변수는 달러/원 하락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날 국내 주식시장이 의미 있는 상승 움직임을 보여주고,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가세한다면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은 장중 내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월말을 맞아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도 출회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환시 실수급도 달러/원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중국 주식시장의 불안 요인이다. 정부의 규제 강화와 시장 불신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은 또 한 번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고조될 수 있어서다.
아울러 이에 연동하며 달러/위안 환율이 아시아 시장에서 상승 흐름을 나타낼 수 있다는 점도 환시 참가자들은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FOMC 이벤트가 마무리된 만큼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다소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늘릴 수 있다"면서 "오늘 역내외 참가자들은 도비시한 연준 의장의 스탠스와 달러 약세에 기대 숏플레이에 좀 더 집중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50~1,153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오늘 달러/원의 방향성은 아래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으나, 폭은 월말 네고 물량 강도와 국내 주식시장 흐름, 외국인 주식 매매 패턴, 달러/위안 환율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