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20원 내린 1,12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종가기준 1,120원대 아래로 내려선 것은 지난 16일(1,117.2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과 동시에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밤 사이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식시장이 반등하고 달러가 약세 흐름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가 합의한 1조2천억달러 규모의 인프라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금융시장 전반을 리스크온 분위기로 가져가면서다.
여기에 나이키의 실적 호조 소식까지 더해지며 아시아시장에서 미 주가지수선물도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코스피시장도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편승, 사상 처음 지수 3,300선을 넘나들었다.
아울러 오후장 들어 달러인덱스와 달러/위안 환율도 낙폭이 커지면서 달러/원은 단숨에 1,12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 과정에서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은 롱처분에 나섰고, 외국인 주식 수급도 달러 공급을 부추기며 달러/원 하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557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6% 오른 91.76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천494억원어치와 21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 美 긴축 우려 딛고 숏마인드 확산
FOMC 이후 달러는 강세,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늘면서 이들의 롱플레이는 더욱 힘을 얻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은 물론 글로벌 주식시장이 견조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환시 내 미국발 긴축 우려 또한 점차 옅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달러마저 약세 흐름을 보이자, 환시 참가자들은 이날 포지션을 과감히 숏쪽으로 돌려세웠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 인상을 언급한 이후에도 글로벌 주식시장이 안정세를 이어가자,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완화됐고, 이러한 분위기가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의 포지션 변화를 끌어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 상승 외 수출 호조 지속과 경상 흑자 규모 확대 등 국내 실물 경제 상황 역시 시장참가자들의 포지션 설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 28일 전망…코스피 3,300선 안착 여부 주목
오는 28일 달러/원 환율은 국내 주식시장 상승 흐름 확인과 외국인 주식 매매패턴에 따라 방향성을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가 3,300선 돌파 이후 추가 상승을 모색하거나 또는 안착 흐름이 나올 경우 금융시장 내 리스크온 분위기는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 역시 크다.
이는 환시 참가자들이 숏마인드를 강화하는 재료로 작용하면서, 달러/원 하락을 충분히 자극할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실적 시즌을 맞은 미 주식시장도 긴축 우려를 뒤로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면 달러/원은 1,120원대 중반 레벨까지 내려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주식시장에 훈풍이 환시 참가자들의 포지션 변화를 끌어내고 있고,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긴축 우려가 내재한 시장에서는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보단 글로벌 달러 움직임이 달러/원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므로 (환시 참가자들은)달러 변동성 여부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