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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FVI

장태민

기사입력 : 2021-06-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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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VI, 출처: 한은

자료: FVI, 출처: 한은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하는 법정보고서인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완화적 여건이 지속되면서 위험선호가 강화되고 민간신용의 확대와 상호연계된 자산가격 상승 등으로 금융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금융시스템 내 잠재적 취약성을 오히려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금융안정지수(FSI)는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전반적인 금융시스템 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FVI: Financial Vulnerability Index)는 오름세를 지속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4분기 41.9에서 2021년 1분기 58.9까지 높아졌다.

한은은 "현 금융취약성 수준이 대외 건전성 및 금융기관 복원력 개선에 힘입어 과거 위기 수준에 비해 양호한 상황으로 평가되나, 향후 자산가격 급등 및 신용축적 지속에 대한 경계감은 더욱 높여갈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 금융취약성 지수 개발

한은은 이날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번엔 금융불균형 및 금융기관 복원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를 신규 편제했다고 발표했다.

한은은 "금융 불안 상황에 대한 신속한 포착과 더불어 중장기적 시계의 금융안정 리스크도 적시에 평가해 금융안정을 다각적으로 도모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소개했다.

금융취약성지수를 통해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뿐 아니라 부문별 변동 요인까지 신속·체계적으로 파악하게 됨으로써 이 지수가 거시건전성 상황 평가 및 정책 수립을 위한 핵심 참고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취약성 상황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금융안정 관련 다양한 분석에도 이 지수를 활용할 계획이다.

금융안정과 관련한 지수는 도입 초기엔 주로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나타난 금융불안과 그에 따른 실물경제위축 가능성을 속보성 있게 포착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한은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스템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목적으로 금융안정지수(FSI)를 개발해서 활용하고 있다.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나타난 금융불안 현상을 빠르게 포착하기 위한 금융스트레스지수, 금융 상황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금융상황지수 등은 금융불안이 실물에 미치는 영향을 '빠르게' 파악하기 위한 지수다.

한은이 2011년부터 활용하고 있는 금융안정지수(FSI)도 이런 용도로 쓰인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주요국 중앙은행,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금융시스템 내 잠재하고 있는 취약성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보다 중장기적인 금융안정 리스크를 측정하는 데 주안점을 둔 금융취약성지수가 개발·편제되고 있다.

한은도 이런 추세에 맞춰 FSI의 단점을 개선할 수 있는 금융불균형, 금융시스템 복원력 수준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금융안정 상황을 금융취약성지수(FVI: Financial Vulnerability Index)를 개발·편제하게 됐다.

한은은 "FSI는 가격변수와 경제주체 심리 변화로 나타난 금융불안을 빠르게 포착하지만, 장기적 금융불안 요인의 식별엔 미흡했으며, 금융시스템 복원력을 고려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번에 FVI 개발을 완료함에 따라 금융시스템 취약성 측정을 통해 장기적 시계의 잠재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FVI의 상승은 금융불균형 누증과 금융기관 복원력 약화로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이 심화돼 충격 발생시 금융시장과 경제에 초래될 부정적 영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FVI의 하락은 반대의 의미를 가진다.

■ FVI는 어떻게 개발됐나

한은은 FVI를 만들면서 각국 금융안정 상황 평가체계, 과거 금융위기 발생 전후에 대한 연구를 참조했다.

한은은 경제주체들의 위험선호 강화는 자산 및 금융시장에서 위험에 대한 과소평가로 이어져 부동산·주식·채권 등 자산가격의 급등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점, 이러한 자산가격 급등이 가계, 기업 등의 신용차입 확대와 맞물릴 경우 금융불균형이 크게 심화되면서 실물경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금융시스템 내 잠재리스크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했다.

대외 교역 및 자본거래 규모가 큰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 부문을 통한 과도한 신용차입도 금융불균형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점을 고려했다.

이같은 금융불균형 심화는 위기가 닥쳤을 때 충격의 강도를 크게 만든다.

한은은 "자산가격 상승과 맞물린 신용축적으로 특징 지어지는 금융불균형이 누적된 상황에서 대내외 충격이 발생하면 급격한 디레버리징을 동반한 자산가격 하락과 실물경제의 위축이 초래될 위험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다만 "하지만 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의 자본 규모, 레버리지 등 금융기관의 복원력 수준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 대내외 충격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완화될 것"이라고 했다.

따라서 FVI 구조는 금융불균형을 측정하는 자산가격, 신용축적, 금융기관 복원력 등 세 가지 평가요소로 구성된다.

자산시장의 가치평가, 신용시장의 부채 규모, 금융기관의 재무상태 및 거래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느 모델인 셈이다.

한은은 또 세 가지 평가요소를 각각 부동산·주식·채권, 가계·기업·대외 및 은행·증권·카드·보험·상호연계성의 11개 부문으로, 각 부문은 부문별 상황을 반영하는 39개의 세부지표로 구성했다.

FVI는 월별로 편제되고 있는 FSI와는 달리 금융불균형 누증 등 구조적인 금융취약성과 관련된 대부분의 데이터가 분기 단위로 편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분기 단위로 편제될 예정이다.

FVI 지수는 역사적 최고치를 100으로, 최저치를 0으로 해서 지수의 범위를 0~100 사이로 한다. 즉 FVI가 100에 가까울 수록 금융취약성이 가장 심화됐던 시기의 지수에 근접하는 것이다. 부문별 지수, 최종 지수 모두 이런 식으로 측정하기로 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3년 카드사태 및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주요 위기 이전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위기를 상당부분 예견할 수 있는 지수를 만든 것이다.

FVI를 보면 외환위기 시엔 주식, 기업, 대외 부문, 카드사태 시엔 가계, 은행, 카드 부문, 글로벌 금융위기 시엔 부동산, 주식, 대외 부문 등이 각 위기별로 금융불안을 유발한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 FSI vs FVI

FSI는 현재 상황에, FVI는 미래에 상대적으로 초점을 둔다. 따라서 위기시 유동성 공급 등은 FSI 개선으로 나타나지만, 레버리지의 과도한 축적은 미래의 위기 가능성을 높여 FVI를 악화시킨다.

금융안정보고서의 FSI에 대한 설명을 보면, FSI는 2020년 4월 위기단계에 일시 진입했다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올해 2월 이후 주의단계를 벗어나 금융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금융시스템이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직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계·기업의 심리 위축 등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가 한은과 정부의 대규모의 유동성 공급으로 빠르게 안정된 것이다.

하지만 한은이 새롭게 개발한 FVI는 빠른 속도로 악화됐다. 1분기 FVI는 58.9로 코로나19 확산 이전(19년 4분기 41.9)에 비해 상당폭 상승했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FVI는 경제주체의 위험선호 강화, 신용축적 등으로 상승하는 모습이었으나 코로나19 위기 이후 부동산, 주식 등 자산가격이 급등하면서 상승 속도가 가속화됐다.

대외 건전성과 은행 복원력 등이 지속적으로 개선된 데 힘입어 과거 위기 시 고점(1997년 2분기 100.0, 2008년 2분기 73.6)보다는 상당히 낮은 수준이긴 하다.

한은은 "FVI 변동 상황을 평가요소별로 살펴보면, 자산가격 총지수는 회사채시장에서의 신용 경계감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낮아진 가운데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의 수익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 빠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자산가격 총지수(21년 1/4분기 91.7)가 외환위기(97년 2/4분기 93.1) 및 금융위기 최고점(07년 3/4분기 100.0)에 근접하고 있다.

한은은 자산가격 급등이 과도한 모습을 보여 자산가격 조정 가능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자산가격 총지수에 비해 신용축적 총지수, 금융기관 복원력 등은 과거 위기 당시보다 상당부분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가계와 기업들의 빚이 크게 늘어났지만, 과거 위기 때보다 건전성이 나은 데다 은행들의 상황 역시 자산건전성 규제 등으로 이전 위기 때보다는 상황이 개선된 것이다.

아무튼 FSI와 FVI를 종합적으로 볼 때 코로나 사태에 따른 단기적 금융불안은 해소됐으나 미래의 금융 리스크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한은은 "금융취약성 수준이 대외 건전성 및 금융기관 복원력 개선에 힘입어 과거 위기 수준에 비해 양호한 상황으로 평가되나, 향후 자산가격 급등 및 신용축적 지속에 대한 경계감은 더욱 높여갈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금융취약성지수를 통해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 뿐 아니라 부문별 변동 요인까지 신속·체계적으로 파악하게 됨으로써 이 지수가 거시건전성 상황 평가 및 정책 수립을 위한 핵심 참고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금리인상, 금융불균형 누적 감안

박종석 한국은행 통화정책 담당 부총재보(이사)는 이날 금융안정보고서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금리인상 시점'과 관련해 "거시경제 회복을 고려한다면 금융불균형이 누적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 이사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경기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물가상승률도 목표수준에 가까이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그는 금융불균형이 앞으로 얼마나 지속되는지가 금리결정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금융불균형이 상당히 누적된 가운데 금리인상을 통해 추가적인 불균형이 쌓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 이사는 다만 인상 '시점'과 관련해 "찍어서 말하기는 곤란하다"이라며 경기 흐름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는 "구체적인 시기를 미리 염두에 두고 금리조정을 한다기 보다는 금통위에서 경제상황을 봐 가면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불균형에 보다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금리 인상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했다.

자료: 한국은행이 개발한 FVI 평가요소

자료: 한국은행이 개발한 FVI 평가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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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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