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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받아 집 사도 원리금 상환에 ‘휘청’…주택구입부담지수 역대 최고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21-06-14 09:15

서울 10억, 경기 5억, 천정부지 아파트 중위가격…수도권 내 집 마련도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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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서울을 넘어 경기·인천의 집값도 연일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으면서, 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부담이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서울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전분기 대비 12.8p나 상승한 166.2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지수가 산출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최고치다.

주택구입부담지수란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 100일 때 소득의 25%가 주택구입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에 쓴다는 의미로, 지수가 높아질수록 주택구입 부담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의 중위가격은 9억9833만 원으로 10억 원을 불과 1200만 원 가량 앞두고 있다. 서울 집값의 심상치 않은 상승세를 고려할 때 올해 안에 중위가격 10억 원이라는 전대미문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위가격’이란 주택이나 아파트를 가격 순서대로 나열 했을 때 매매가격이나 전세가격 등에서 가장 중간에 위치하는 주택 또는 아파트의 가격을 말한다. ‘평균가격’의 경우 초저가, 초고가 주택·아파트 등 극단값을 포함할 경우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 중위가격은 이 같은 극단값의 영향을 덜 받으므로 주택가격과 같이 극단값이 존재하는 데이터에서 주로 이용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5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635만 원이었다. 이후 8개월 뒤인 2018년 1월 7억500만 원, 2018년 9월 8억2975만 원, 2020년 12월 9억4741억 원대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당 평균매매가격 현황 / 자료=경제만랩



◇ 강남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 정부, 중저가 아파트 많던 노원·도봉·강북 집값 폭등

정부는 강남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며 수많은 대책을 내놓았지만, 역으로 인근 지역의 풍선효과를 자극하며 중저가 단지의 폭등세를 낳았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받던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구)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평균 37.5%가량 급격하게 상승했다. 새 임대차법으로 촉발한 전세난과 서민들의 패닉바잉(공황구매), 각종 개발호재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지난 2019년 정부가 발표한 12·16부동산 대책으로 9억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규제로 인해 9억원 이하들이 밀집한 노도강에 매수자들이 몰린데다, 임대차 3법으로 전세 매물이 품귀를 빚자 무리해서라도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개발호재도 한 몫 했다. 도봉구 창동 개발과 광운대역세권 개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동북선 경전철 재추진 등이 영향을 줬다. 여기에 노원구는 상계주공아파트 재건축과 함께 도봉구도 창동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5월 도봉구의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2089.8만원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2953.8만원으로 1년간 41.3% 상승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도봉구는 지난해 5월에만 하더라도 25개 자치구 중에서 3.3㎡당 평균매매가격이 가장 낮은 지역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금천, 중랑, 강북, 은평구를 뛰어넘어 서울 아파트 가격 꼴찌 타이틀도 털어냈다.

이어 노원구는 지난 2020년 5월 3.3㎡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이 2423.5만원이었지만, 올해 5월엔 3373.0만원으로 39.2% 상승했고, 강북구도 같은 기간 2181.7만원에서 2880.3만원으로 32.0%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우성아파트2’ 전용면적 84.98㎡는 지난해 5월 26일 3억 5500만원(1층)에 매매됐지만, 올해 5월 27일에는 5억 7000만원(1층)에 매매돼 1년간 60.6% 오르고 2억 1500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노·도·강은 서울 외곽에 위치해 주거선호도가 낮았지만, 교통호재도 교통망이 개선될 수 있는데다 전셋값도 치솟다 보니 더 늦기 전에 내 집 마련하려는 수요가 증가해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 아파트 중위가격도 급격한 우상향, 수도권에도 우리 집이 없다

서울만이 아니다. 경기와 인천의 집값까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면서, 서울은커녕 ‘수도권’에도 내 집을 마련하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KB부동산의 권역별 아파트 중위가격 추이에 따르면 수도권 중위가격은 지난 2019년 4억9128만 원이던 것이 올해 1분기 6억9366만 원까지 오르며 2년 사이 2억이나 뛰었다. 같은 기간 세종은 3억5000만 원에서 5억 8750만 원, 경기는 3억5000만 원에서 4억9358만 원으로 모두 최근 2년 사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들어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은 곳은 고양, 의정부, 오산 등 모두 경기 지역으로 나타났다. 고양과 의정부는 각각 GTX A∙C노선 수혜 지역이다. 오산은 지난달 발표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따라 분당선 연장안(오산~기흥) 수혜가 기대되며, 분당선 연장시 강남, 분당 접근도 수월해질 전망이다. 시흥은 여의도를 잇는 신안산선이 2024년 개통을 앞둔데다, 의왕은 월곶판교선과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이 뚫린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서울 아파트 공급 가뭄이 지속되고 있고, 경기권도 10억원을 넘는 곳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 그간 가격이 덜 오른 지역으로 사람들이 옮겨가는 모양새”라며 “빨리 내집을 마련 해야겠다는 분위기가 여전한 만큼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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