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F대출 분야에서도 일본을 중심으로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 뛰어들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국내에서도 GTX-B·동북아LNG허브터미널 등 굵직한 개발사업에서 금융주선을 주도하고 있다.
정상혁 행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본업의 가치 혁신’에 발맞춰, 신한은행은 부동산금융을 통한 수익 다변화 및 리딩뱅크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왼쪽부터)이호준 신한자산운용 전무, 박태근 LS ELECTRIC JAPAN 일본 법인장, 권순박 SBJ은행 부사장, 허태수 KIND 감사, 배두환 신한은행 프로젝트금융부장, 최재훈 Astronergy Japan 대표이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신한금융
이미지 확대보기지난 5월,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은행 및 일본 법인인 SBJ은행, 신한자산운용이 함께 일본 미야기현 와타리 지역에 약 20MW 규모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이하 BESS)을 개발하는 사업에 금융 주선 및 대주로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금융사 최초의 사례다.
이번 와타리 BESS 사업은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구축해 전력의 효율적 활용 및 전력망의 안정성 강화를 위해 총 사업비 49억엔(한화 약 500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다. 신한은행과 SBJ은행이 공동으로 금융 주선을 맡고, SBJ은행이 12억2500만엔(한화 약 123억원)의 자금 대여를 결정했으며, 신한자산운용이 스폰서를 맡아 사업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현지 법인을 통한 금융주선도 활발하다. 신한금융의 대표적인 효자 해외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2023년 베트남 축산 기업 BaF(BaF Vietnam Agriculture)에 대한 5000억동(약 28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션론 주선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도 베트남 중부 꽝응아이성 짜쿡 수력발전 프로젝트와 관련해 7400억 동(약 410억원) 규모 신디케이트론 약정을 체결하며 신바람을 냈다.
이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서도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하고 있다. 올해 신한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국내기업의 동남아시아 진출 지원을 위해 ‘Jump into SEA’ 기업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한은행은 20개국 167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싱가포르에서 동남아시아 금융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기술보증기금의 싱가포르지점 개소에 맞춰 시중은행 중 최초로 업무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양 기관은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우수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진출 지원기업 추천 ▲상호 추천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우대 ▲국내기업 해외 VC등 투자유치를 위한 공동 기업설명회 개최 등 국내기업의 동남아시아 진출에 대한 금융지원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이다. 약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 GTX-B 노선의 PF에는 신한은행을 비롯한 3개 기관이 핵심 투자자로 나선다. 이 중 지분투자와 후순위대출이 약 1조원 수준이며, 나머지는 선순위대출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진행하는 부산진항 양곡부두 민간투자사업의 PF 금융약정이 있었다. 해당 프로젝트의 금융조달은 신한은행이 주선해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금융약정 금액은 총 2,000억 원으로 이 중 1350억 원은 국내 항만과 배후단지의 현대화를 위해 한국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이 공동 조성한 펀드를 통해 지원된다. 나머지 650억 원은 민간은행 대출로 조달된다.
서울 서초구 옛 정보사 부지 개발, 이른바 ‘서리풀개발’ 사업에도 신한은행의 지분이 작지 않다. 신한은행은 사업비 5조원에 달하는 이 프로젝트에서 브릿지론 등을 담당하는 금융주관사 역할을 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KB·우리 등 다른 금융그룹들도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를 통해 CIB그룹장을 맡게 된 장호식 부행장은 1995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카드사업부, 개인신용관리실, 영업부, 대기업지원부, 종합금융지원부 등 다양한 부서를 두루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신한은행은 브릿지론과 같은 초기 단계 PF 대출에 대한 신중한 접근과 더불어, 부동산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위기 대응 시스템 구축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은행만이 아니라 증권 등 타 계열사와의 협업으로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그 결과 지난해 신한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전년(4317억원)보다 20.59% 증가한 5206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