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의 이미지는 저렴한 스틱형 커피를 제조하는 커피회사다. 맥심플랜트에서는 기존의 이미지보다는 ‘이렇게까지 잘해놨나’ 싶을 정도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느낄 수 있었다.” (맥심플랜트에 방문한 직장인 홍 씨)
동서식품의 맥심플랜트가 한남동에 자리를 잡은지 3년이 지났다. 2018년 오픈 이후 한남동 매장에는 약 50만 명이 방문했다. 동서식품에 따르면 맥심플랜트 포인트 가입 회원 중 2030 고객 비율이 약 80%를 차지한다.
매장 관계자는 “평일보다 주말에 맥심플랜트에 고객이 더 많이 방문한다”라며 “특히 3층은 2030 고객들이 자주 이용해 주말에는 라운지가 꽉 차 대기하는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맥심플랜트는 명실상부 한남동의 핫플레이스가 된 것이다.
◇ 조제커피 시장의 압도적 1위, 동서식품 기술력을 재현한 커피
동서식품은 저가, 스틱형 커피 판매만 하는 기업에서 탈피하고 자사의 기술력을 구현하기 위해 매장 지하 2층에 방대한 커피 공정의 일부를 그대로 옮긴 로스팅 룸(Roasting room)을 구현했다. 동서식품은 맥심플랜트 내 모든 원두를 로스팅 룸에서 가공해 사용 중이다. 특히 커피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해 동서식품 연구원이 맥심플랜트 내 로스팅 룸을 운영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조제커피시장은 4300억원 규모다. 그중 동서식품은 3773억원을 차지하며 국내 조제커피 시장의 87%를 점유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국내 조제커피 시장 압도적 1위라는 소리다.
맥심플랜트도 마찬가지로 원두 로스팅에 대한 자사의 기술력을 보여주면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이에 동서식품은 맥심플랜트 지상 3층에 ‘더 브루잉 라운지’를 선보이면서 타사에서는 볼 수 없는 개인 맞춤형 원두로 만든 커피를 제공했다. 특히 원두에 따라 추출 방법을 다양화해 프리미엄 커피에 대한 동서식품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맥심의 차별화된 브랜드를 재현한 공간
개점 당시 동서식품은 ‘도심 속 정원, 숲 속 커피 공장 (Coffee Factory in Urban Forest)’의 캐치프레이즈로 커피 한 잔의 여유와 다채로운 문화를 제공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매장에도 커피 공정을 그대로 옮긴 로스팅 룸, 제조 공정을 시각화한 조형물을 건물 곳곳에 배치하면서 온전히 ‘커피’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소비자들에게 소개했다.
국민대학교 ‘공간마케팅을 통한 커피전문점의 공간디자인 특성 연구’ 논문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은 소비자에게 구현할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과 다르게 갖는 물성은 직접 느끼고 만지고 맛보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며 브랜드 가치, 경험, 확장을 관리하는데 의의가 있다”라고 했다.
맥심플랜트 3층 ‘더 브루잉 라운지’에서는 커피 내리기 전 원두 향을 고객이 직접 맡아볼 수 있었다. 커피를 마실 때는 오픈 당시 직접 DJ가 선정한 시와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눈과 귀로 커피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했다. 즉 동서식품의 맥심플랜트는 자사의 기술력을 강조한 공간일 뿐 아니라 고객의 오감까지 고려한 맞춤형 매장이 된 것이다.
이처럼 커피 업계가 프리미엄 매장을 선보이는 행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고객의 취향이 세분화, 다양화되고 있는 사회”라며 “고객 취향에 발맞춰 나가기 위해서는 브랜드만이 전달할 수 있는 경험이 주요”라고 설명했다.
김병재 상명대학교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식음료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차별적 경험은 시대를 거스를 수 없는 일반적인 흐름”이라며 “동서식품도 자사의 원두 가공 기술을 보여줄 수 있는 맥심플랜트를 통해 굳이 대중에게 프리미엄 커피 판매를 하지 않더라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문화 창출의 한 방안이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나선혜 기자 hisunny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