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바이든 대통령 선거 공약을 구체화시키기 위한 계획이기도 하다. 누가 뭐래도 미국은 세계를 이끄는 선두나라이다.
이번 계획이 코로나 위기 극복의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이 계획을 어떻게 이해하고, 앞으로 어떤 섹터에 투자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바이든 대통령, 인프라 투자계획 발표…소재·산업재 부분 수혜 예상
CNN 등 주요언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에서 한 세대에 단 한번뿐인 투자로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라고 했다. 즉, 부가 아니라 노동에 보상하는 국가계획을 제안한 것이다.
또한 중국과의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미래의 혁신산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안도 함께 발표했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도로·교량·항공 등의 재건에 6,120억달러, 노령층과 장애인 돌봄에 4,000억달러, 신규주택 건설과 학교 재건에 3,000억달러, 제조업 부흥에 3,000억달러, 연구개발에 1,800억달러, 전력망에 1,000억달러, 초고속통신망에 1,000억달러, 수도체계 1,000억달러 등 총 2조 5,000억달러 규모이다. 물론 의회 승인 등 절차적인 문제로 사업이 실제로 시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단순히 보아도 전통적 인프라 및 전반적 복지수준 개선에 중심이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첫째, 소재와 산업재 부분이다. 미국은 1920년대 경제대공황 이후 뉴딜정책으로 인프라 투자를 집중적으로 단행했지만, 그 이후에는 보수·신규투자를 하지 않았다. 이같이 인프라가 노후화되어 있다는 명백한 사실에, 이번 부양책으로 소재와 산업재 섹터에 속해 있는 철강, 건설, 건자재 부문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모든 산업의 기본 원자재인 구리를 필두로 한 원자재 부분, 여기에 따른 컨테이너·해상·항공운송도 포함된다.
반도체·친환경 시장도 기회…투자자들은 수혜섹터에 관심둬야
둘째, 연구개발 및 제조업지원을 통한 반도체 산업육성이다. 물론 미국의 인텔이나 마이크론테크놀리지가 반도체 생산을 하고 있지만 삼성전자에 비해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반도체 시장이 설계(팹리스)와 생산(파운드리)으로 나누어진 시장이다 보니 중국과의 갈등 시 파운드리 생산라인(특히 TSMC)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이번 기회에 적극적인 지원책을 통해 자국 내 공급체인을 건설해야 하는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에게도 경쟁업체가 생기는 것이므로 중장기적인 부담이 되겠지만, 반도체 산업 자체가 규모가 크고 복잡한 공정을 가지고 있어 소재·부품 생산업체인 후공정 분야에서는 시장이 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친환경·신재생에너지·탄소중립 부분이다. 선거공약부터 관심을 받았던 이 섹터는 전세계적인 ESG 열풍을 이끌어내면서 최근 국내에서는 정책형 뉴딜펀드까지 출시됐다. 관련 산업들이 성장주로 분류되다 보니 최근 미국채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조정국면이었던 관련주가가 다시 한번 상승의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됐다.
올해 미국채 금리의 상승으로 기술주 중심에서 경기민감주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reflation trade, 경기회복과 물가상승을 예상해 수혜주를 매수하는 것) 현상을 보여줬다면 이번 부양책으로 인프라 트레이드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또한 미국 GDP 1% 규모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금융, 소비재 중심의 경기민감주보다 수혜섹터 범위가 훨씬 넓다는 점도 전반적으로 미 증시에 봄바람이 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준다. 물론 증세를 통한 예산마련이라는 부정적인 요인과 공화당이 신속하게 승인해 줄 수 있는지 절차상의 문제가 남아 있지만, 정부에서 집중투자를 한다는 것은 기업에 좋은 뉴스임은 분명하다.
그 중 산업재, 소재, 유틸리티, 반도체 섹터가 인프라 트레이드의 중심이 되는 것을 기억하고 관심을 가져보자.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경원 NH농협은행 All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