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시장이 단기물 위주로 대체적인 강세를 보였으나 상당한 변동성을 나타낸 가운데 오늘도 매매주체들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듯하다.
전날 시장에선 30년물 금리가 장중 10bp나 오르내리고 10년 선물이 원빅 가까운 변동성을 나타내면서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냉각돼 있는 상황에서 방향을 예단하기가 쉽지 않은 국면이다.
미국채 금리가 1.6%선에서 저가매수로 1.5%를 향해 내려갔지만, 국내 시장은 매매 주체들의 꼬인 포지션과 미국 금리, 외국인 등에 대한 경계감 속에 안정되지 않고 있다.
간밤 미국채 금리는 좀더 내려갔다. 미국 인플레 압력이 예상보다 덜하다는 지표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대로 전월보다 0.4% 올랐다. 전년 대비로도 1.7% 올라 예상에 부합했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1% 올라 예상(+0.2%)에 미달했다. 전년 대비로도 1.3% 높아지며 예상(+1.4%)을 하회했다.
미국의 재정부양책은 예상대로 무난해 하원을 통과해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 美금리 1.51%대로 좀더 하락...10년물 입찰도 큰 우려는 덜어
미국채 금리는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밑돌자 하락했다. 인플레 유려가 누그러지자 채권과 주식 가격이 모두 올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1.38bp 하락한 1.5160%, 국채30년물 수익률은 0.42bp 상승한 2.2396%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79bp 떨어진 0.1568%, 국채5년물은 1.92bp 빠진 0.7891%를 나타냈다.
국내 투자자들도 많은 관심을 나타냈던 미국채 입찰은 그럭저럭 무난했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것 만큼 입찰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은 것이다.
미국채10년물 입찰에선 응찰률은 2.38배로 평균인 2.41배를 약간 밑돌았지만 걱정했던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선사하면서 금리 상승을 제어했다.
뉴욕 주식시장에선 경기민감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나타냈다. 기술주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다우지수는 3일 연속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흐름을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464.28포인트(1.46%) 높아진 3만2,297.02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23.37포인트(0.60%) 오른 3,898.81를 기록해 이틀 연속 상승했다. 나스닥은 4.99포인트(0.04%) 낮아진 1만3,068.83를 나타냈다.
달러화 가치는 예상을 밑돈 물가와 금리 하락 등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18% 내린 91.80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23% 오른 1.1928달러, 파운드/유로는 0.35% 높아진 1.3936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0.38% 내린 6.4938위안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3일만에 반등했다. 주간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폭으로 감소하면서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43센트(0.67%) 높아진 배럴당 64.44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38센트(0.56%) 오른 배럴당 67.90달러에 거래됐다.
미 에너지정보청(EIA)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재고는 전주보다 1380만 배럴 증가했다. 예상치는 70만 배럴 증가였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1187만 배럴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32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 지속되는 변동성 장세
전날 국내시장은 미국채 금리 속락 영향으로 강세로 시작한 뒤 장중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일드 커브 플래트닝이 이어지다가 다시 스팁 분위기로 변하는 등 종잡기 어려운 흐름이 이어졌다.
오전에 스티프너의 추가적인 언와인딩이 나오다가 오후엔 커브가 재차 일어서는 등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줬다. 스티프닝 포지션의 추가 손절과 급속한 플래트닝에 따른 반발이 나타나는 등 혼란이 이어진 것이다.
채권시장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심리가 냉각되고 흉흉한 소문들도 돌았다. 매매자들이 자신의 포지션을 커버하기에 다급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이날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간밤 미국 금리가 레벨을 좀더 낮추는 등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언제든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불안감을 추스리기가 만만치 않다.
■ 커브 논란과 크레딧이 보여준 불안
이번주 급변동 장세 속에 일드 커브 플래트닝이 급속히 진행이 됐다. 전날은 10-3년 스프레드가 다시 확대됐다.
코스콤 CHECK(3530)를 보면 국고10년-3년 스프레드는 지난 2월 26일 95.0bp까지 확대된 두 이번주 들어선 8~9일 급격한 플래트닝이 진행됐다. 9일 81.5bp 수준까지 축소됐던 스프레드는 전날 86.0bp로 다시 확대됐다.
투자자들 사이엔 일단 95bp선에서 스프레드 고점을 봤다가 인식이 강해 보였지만, 동시에 70bp대로의 진입엔 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들도 보였다.
전날 장단기 스프레드가 70bp대 안착을 노려보다가 재차 80bp대 중반으로 확대되는 등 불안정한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전날 후반부 불 스티프닝 분위기가 우세를 점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국내시장이 다음주 10년물 입찰을 앞두고 어떤 흐름이 만들지 봐야 한다.
시장 금리 급등 속에 신용 채권 쪽에서도 불안감이 나타났다.
최근 싱글A 채권들이 상대적인 인기를 누렸으나 시장금리 전반이 오르고 그간 일부 발행물이 너무 강했던 영향 등으로 지금 같은 장 분위기에선 불안을 나타낼 수 밖에 없었다.
■ 한은 통신보고서 발표도 관심
일단 미국 금리는 좀더 레벨을 낮췄다. 다만 다음주 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상당히 크다.
언제든 시장 급변동 가능성이 있는 구간에 진입해 있어 안정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이날은 한은이 국회에 제출하는 법정보고서인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표한다.
한은은 최근까지 계속해서 성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한 완화적 기조 유지를 언급해왔다. 이같은 태도가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렵다.
여전히 코로나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도 크다고 보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세계적으로 한국이 상당히 늦은 105번째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가운데 최근 다시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해 400명대의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이 이어지면서 경기가 예상보다 나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OECD가 세계경제 성장률,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상향조정하는 등 경기회복 강도는 강해질 수 있다.
한은은 또 가계대출 급증,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금융안정에 대해서도 보다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입장이기도 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 한은 등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여전히 채권투자자들의 매매 심리가 크게 불안한 상황인 데다 포지션 커버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조심스런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