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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의장분리’ 5곳뿐…SBI·OK·상상인 ‘대표 겸직’ 구조 고착[사외이사 줌人]

옥준석 기자

okmoney@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21 10:53

하나·다올·애큐온·우리금융·웰컴저축銀, 사외이사 의장 체제
OSB는 기타비상무이사 의장… 나머지는 대표가 의장 겸직

자료=각 사‘2025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사진=옥준석 기자.

자료=각 사‘2025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사진=옥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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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옥준석 기자] 국내 저축은행업계의 지배구조 선진화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타 금융권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진 견제를 위해 '의장 분리'에 속도를 내는 것과 달리, 대형 저축은행 3곳 중 2곳은 여전히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며 '셀프 감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금융신문이 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다올·DB·신한·하나·JT친애·페퍼·KB·OSB·우리금융·상상인·상상인플러스 등 16개사의 ‘2025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은 곳은 웰컴·애큐온·다올·하나·우리금융 등 5곳에 그쳤다. 비율로 보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하면 의사결정 구조가 이원화되면서 이사회가 경영진을 보다 독립적으로 감시·감독할 수 있다. 특히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반면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지고 책임 소재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저축은행들이 겸직 구조를 유지하는 배경도 이 같은 효율성 논리와 맞닿아 있다.

사외이사 의장 5곳…“독립성·견제 강화”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은 5개사는 공통적으로 이사회 과반을 사외이사로 채워 독립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했다. 단순한 형식적 분리가 아니라, 실질적인 견제 장치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들 저축은행은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커지는 환경에서 이사회 역할을 ‘경영 지원’보다 ‘감시와 균형’에 두고 있다. 특히 금융사고 예방과 건전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독립성을 경영 전략의 일부로 끌어올린 모습이다.

의장을 맡은 사외이사들은 금융·법률·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인물들이다. 단순 외부 인사가 아니라 정책·현장 경험을 모두 갖춘 ‘실무형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웰컴저축은행은 김영표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 신한은행 상무와 리테일부문장을 거쳐 현재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금융과 법률을 아우르는 경험을 바탕으로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역할이 기대된다.

애큐온저축은행의 서정호 의장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금융연구원 등을 거친 금융 전문가다. 정책·감독·연구를 두루 경험한 만큼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를 의장으로 선임했다. 아시아금융학회 회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옴부즈만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은행권 사외이사 경험도 갖췄다. 학계와 정책을 연결하는 역할이 강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는 주주총회 아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경영진 견제의 핵심 축”이라며 “의장 선임이 투표로 이뤄지는 만큼 회사의 지배구조 철학과 경영 기조가 그대로 반영된다”고 말했다.

10곳은 대표 겸직…“효율·현장 이해 고려”

반면 SBI·OK·한국투자·DB·신한·JT친애·페퍼·KB·상상인·상상인플러스 등 10개사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업권 전반에서 여전히 ‘대표 중심 구조’가 주류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원칙적으로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 중 선임하지만, 필요 시 내부 인사를 선임할 수 있다. 저축은행들은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 그리고 조직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주요 이유로 든다. 특히 중소형 금융사 특성상 신속한 판단과 실행이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독립성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회사 내부 사정이나 영업 환경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으면 이사회와 실무 조직 간 간극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가 의장직을 부담스러워하거나 역할을 제한적으로 보려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외국계 지배구조 특성을 반영해 장 매튜 하돈 대표가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그는 SC제일은행 출신으로 2013년부터 페퍼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대표 의장 체제를 유지하는 대신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운영해 견제 장치를 보완했다. 금융 전문가인 이원기 사외이사가 이사회 내 균형추 역할을 맡고 있다.

회사 측은 “단일 주주 구조에서는 이해충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며 “대표이사가 의장을 맡는 것이 지주와의 소통과 안건 조율 측면에서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사회 내 위원회를 사외이사 중심으로 구성해 견제 기능도 충분히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OSB저축은행은 15개사 중 유일하게 기타비상무이사가 의장을 맡고 있다. 로버트 알랭 코헨 의장은 제일은행장 출신으로, 2013년부터 이사회에 참여하며 회사 전략과 운영에 깊이 관여해 왔다.

OSB저축은행 관계자는 “국제 금융 경험과 이사회 운영 전문성을 동시에 고려한 결정”이라며 “장기간 축적된 회사 이해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이사회 운영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옥준석 한국금융신문 기자 okmone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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