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9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9.20원 오른 1,142.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 급등은 미 부양법안 상원 통과로 경기 회복 기대가 고조되며 채권 금리가 상승한 것이 촉발했다.
미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 악재로 이어지며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까지 고조시키며 달러/원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다.
역내외 참가자들은 롱포지션 확대에 나서며 달러/원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고, 코스피가 2% 넘는 급락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주식 순매도 관련 달러 공급 물량까지 쏟아지며 서울환시 수급은 일방적인 수요 우위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아시아시장에서도 달러 강세 흐름이 확인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모멘텀은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환율 고시를 높게 책정한 것도 달러/원 상승을 자극하는 모양새다.
인민은행이 이날 달러/원 기준환율은 전장대비 0.84% 높은 6.5338위안으로 고시했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5533위안을 나타내고 있고, 달러인덱스는 0.19% 오른 92.49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천710억원어치와 51억원어치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 "달러/위안 기준환율 고시 이후 롱마인드 더욱 강화"
미 채권 금리 상승에 롱마인드를 유지하던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달러/위안 기준환율 고시 이후 더욱 롱포지션을 쌓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맞춰 서울환시 참가자들도 롱포지션 구축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서울환시에서 달러 '팔자' 세력은 자취를 감추는 모습이다. 수출업체 네고(달러 공급)가 꾸준한 편이나 이 또한 시장에 달러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증가 소식도 달러/원 상승을 멈춰세우지 못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는 70억6천만달러(약 8조343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째 흑자세를 이어간 것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경상수지 흑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수출 호조가 확인되고 있지만 미 채권 금리 급등이라는 대외 가격 변수가 모든 달러/원 하락 요인을 수면 아래로 끌고 내려가는 상황이 됐다"면서 "달러/원 상승이나 주식시장 하락이 과도하다는 시장 컨센서스가 확산될 때까지 리스크 자산의 위축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1,140원대 바닥 다지기
오후 달러/원 오전과 별반 다른 흐름을 보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원은 미 채권 금리 상승으로 촉발된 달러 강세 여진 속 1,140원선을 바닥으로 추가 상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가 2%가 넘는 하락세를 장 막판까지 이어가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가 확대된다면 달러/원은 장중 고점(1.144.50원) 재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현재 달러/원의 상승모멘텀을 꺾기 위해서는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뿐이다.
업체 네고나 고점 매도 성격의 달러 매물 자체가 서울환시 달러 수요와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환시 수급 균형이 깨진 상황인데다, 시장참가자들의 롱마인드 역시 강화되고 있어 달러/원의 상승 모멘텀 역시 장막판까지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장 막판 당국에 스무딩 정도를 예상해 볼 수 있는 레벨은 1,140원대 후반이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