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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파월 발언과 OPEC+의 결정...금융시장의 2가지 실망감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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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3-05 10:32

자료: 미국채 10년물 금리 흐름...출처: 코스콤 CH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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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국채시장의 변동성을 진정시키기 위해 당장 나설 수 있다는 시그널을 주지 않았다.

파월은 4일 월스트리트저널 주최 컨퍼런스에서 "경제활동 재개가 물가에 약간의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면서 "통화정책을 수정하기까지는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인플레이션이 강화되더라도 이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지표에 주목하기보다는 광범위한 금융환경을 모니터한다고 했다. 파월 발언은 기존에 밝혔던 입장들을 반복한 수준이었으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나 YCC 가능성 등을 기대하던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미국 금리가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가운데 유가는 약 2년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비회원 10개국)의 산유량 동결 결정 때문이었다.

OPEC+는 산유량을 동결에 합의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자발적 추가 감산을 다음달에도 유지하기로 해 유가를 밀어올렸다. 사우디는 2~3월 일평균 100만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단행해왔다.

■ 금리, 유가, 주가 급등락하며 혼돈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4일 7.90bp 오른 1.5623%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일 1.40%대로 낮아졌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틀간 15bp 이상 뛰어 1.5%대 중반 수준으로 올라온 것이다.

종가기준으로 이 레벨은 작년 2월 19일(1.56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는 급등하면서 63달러대로 올라섰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선물은 전장보다 2.55달러(4.2%) 높아진 배럴당 63.8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선물은 2.68달러(4.15%) 오른 배럴당 66.73달러에 거래됐다.

금리가 뛰자 달러인덱스가 0.7% 이상 급등하고 기술주들은 맥을 추지 못했다. 나스닥은 274.28포인트(2.11%) 하락한 1만2,723.47를 나타냈다.

전날 국내 금융시장이 연준 의장 발언을 놓고 긴장한 가운데 일단 파월 발언은 기존의 입장에서 더 나가지 않았다.

결국 미국 금리가 어느 선까지 오른 뒤 안정될지 계속 지켜봐야 하는 상황으며, 주식시장도 금리 부담을 벗어던지지 못했다.

■ 시장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파월..아직은 개입 명분 부족

파월 의장은 4일 컨퍼런스에서 최근 금리 급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고 언급했지만, 금리 상승을 제어하기 위한 구체적인 멘트는 하지 않았다.

파월 연설에 앞서 연준의 브레이너드 이사가 "(금리가 급등한) 국채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시장의 정책 기대감이 커졌지만, 파월은 그다지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런 상황들을 감안해 단기간 연준이 장기금리를 낮추기 위한 개입 가능성은 하락했고 미 국채 금리는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들이 나온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주 금리가 급등한 이후 금리가 하락한 것은 연준의 개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지만, 파월의 발언으로 단기간 연준의 개입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최근 연준 인사들은 금리 상승에 대해 경기 개선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한 금리 상승에도 아직까지 신용시장의 충격은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연준 개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과도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플레 압력 등을 감안해 연준 입장에선 쉽사리 양적완화 기조를 강화하기 어려운 환경이란 평가 등도 이어졌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는 연구원은 "인플레가 가시화된 상태에서 연준의 QE가 더해질 경우 기대인플레를 더 자극할 위험이 있다"면서 "연준은 인플레 기대를 부풀리면서도 너무 높은 인플레가 현실화되는 것은 막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추가 유동성이 투입될 경우 인플레 기대를 더욱 자극해 장기금리가 더 높아질 위험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애틀란타 연준의 GDP Now는 미국의 1Q GDP 성장률이 10%를 넘을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유가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급하게 추가적인 정책을 발표할 경우 유가를 포함한 상품가격의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금리가 급등한 가운데 연준이 시장을 유심히 본다고 하자, 시장에서 정책 기대를 키웠으나 여전히 연준이 개입할 명분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직 연준 인사는 시장의 기대를 비판하기도 했다.

연준의 공개시장조작을 담당하는 뉴욕 연은 총재를 지낸 윌리엄 더들리는 3일 "(최근 미국 금리 고점인) 1.6%는 아무 것도 아니다. 금리는 결국 3%와 4% 사이, 또는 그 이상으로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연준에 대한 채권시장의 기대는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거론하면서 매우 강력한 경기회복세가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했다.

■ 연준의 개입 조건...시장 더 망가지거나 인플레 관리할 수 있어야

연준이 개입하기 위해선 역설적으로 시장이 더 망가져야 하는 것이란 지적도 많다.

금리가 더 뛰고 주가가 더 고꾸라지면 연준의 실제 액션에 나설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인플레 압력이 커지고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연준이 일일이 시장의 요청을 들어주면 통화정책과 현실이 괴리되고 만다"면서 "최근 금리 급등에도 미국 주식시장은 망가지지 않았다. 일단 파월이 취한 태도는 개입 조건이 시장의 기대보다 까다롭다는 점을 알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이 일드 커브 컨트롤이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장기채 매입 확대 등의 정책을 취하기엔 여전히 시장이 크게 망가지지는 않았다는 관점이다.

고압경제를 지향하는 미국과 연준인 만큼 당연히 일시적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는 입장이지만, 인플레 자극의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연준도 곤란에 처할 수 있다.

아울러 오퍼레이션 트위스터 등을 통해 수익률 곡선을 비틀면 단기금리 상승에 따른 부작용 등이 있을 수 있다는 진단도 보인다. 이러면 자신들이 또 개입해야 할 수 있다.

결국 파월의 밍밍한 발언에 연준이 아직은 액션에 나설 여건이 성숙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 아니냐는 진단이 많아졌다.

이미선 연구원은 "연준의 유동성 투입 조치들이 잠재적으로 인플레 압력을 더 자극할 수 있다. 기대 인플레가 연준이 목표하는 수준(2%중반)을 크게 벗어나는지 여부가 향후 개입을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의도치 않게 단기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경우도 연준이 조치에 나서는 조건이 될 것"이라며 "단기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장기금리보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크고 통화정책 방향과도 배치되며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 OPEC+의 놀라운 결정과 유가가 연준에 주는 부담

최근까지 유가가 지속적으로 오른 뒤 추가적인 유가 상승 강도는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또 OPEC+ 회의에서 산유국들이 4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일일 150만 배럴 증산할 것이란 예상도 강했다.

유가가 대다수 중동 산유국들의 경상수지 균형 유가 수준 이상까지 상승한 상황에서 일부 산유국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생산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도 있었으며, 유가의 추가 상승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중장기적 원유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견해들도 보였다.

특히 최근 유가 상승세가 가파르게 진행돼 유가가 단기적인 변곡점에 진입했다는 평가들도 있었다.

아무튼 유가의 경우 당분간 강세 기조를 이어갈 수 있으나 현 수준보다 큰 폭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들이 많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OPEC+ 회의는 금융시장 많은 사람들의 증산 가능성 기대감과 다른 결정을 했다. 이에 유가는 급등해 근 2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다.

OPEC+가 꽤 놀라운 결정을 한 가운데 유가가 오르는 환경은 연준 입장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효석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유가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급하게 추가적인 정책을 발표할 경우 유가를 포함한 상품가격의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기대하는 연준의 행동이 실제로 나오기 위해서는 유가가 안정되는 것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임재균 연구원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OPEC+가 증산을 하지 않은 만큼 유가 상승과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기대 인플레이션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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