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5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60원 내린 1,101.4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째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설 연휴 기간 미 주식시장 상승과 부양책 진척 기대 등이 어우러지며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고조된 영향이 크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감소 소식도 리스크온 분위기에 일조했다.
여기에 아시아시장에서 미 주가지수선물 상승과 함께 달러까지 약세 흐름을 보인 것도 달러/원에 하락 압박을 가했다.
코스피지수도 미 주식시장 상승과 연동하며 1% 중반대 상승 흐름을 나타냈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선 것도 환시에 달러 공급을 자극하며 달러/원 하락을 부추겼다.
중국 금융시장은 휴장인 가운데 달러/위안 환율도 달러 약세에 따라 내리막을 타며 서울환시 내 숏분위기를 자극했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013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19% 떨어진 90.30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천257억 원어치와 988억 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 수출 호조에 숏마인드 확산
달러 약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에 더해 국내 수출 호조 소식 또한 달러/원 하락에 기름을 부었다.
이달 1~10일까지 국내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가량 급증했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8.5일로 작년(7일)보다 1.5일이 많았지만,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도 39.3%(5.9억 달러) 늘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수출 호조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와 같이 달러 공급 재료이기 때문에 서울환시 수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재료다고 입을 모았다.
역내외 시장참가자들이 수출 호조 소식에 숏포지션을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 수출 호조는 달러/원 하락을 지지하는 대표 가격 변수와 지표 들인다"면서 "달러가 반등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달러/원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 16일 전망…국내 주식시장 반등 시 1,100원선 하향 이탈
오는 16일 달러/원 환율은 코스피 반등 시 1,100원선 아래로 내려설 가능성이 크다.
미 금융시장은 대통령의 날로 휴장인 가운데 휴장을 마친 중국 금융시장은 개장과 함께 글로벌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선호 현상과 맞물려 리스크온 분위기가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주식시장이 위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달러/위안의 하락 압력은 커질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주식시장까지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달러/원의 하락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미 부양책에 따라 경제가 회복되고, 인플레이션이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가 지속하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는 점은 달러 약세 흐름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와 수출 호조 등 재료로 달러/원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지만, 미 금융시장이 휴장하기 때문에 글로벌 가격 변수보단 코스피와 외국인 주식 매매패턴, 달러/위안 등에 좀 더 달러/원이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울러 달러/원이 1,100원선 하회와 함께 낙폭을 확대할 경우에는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