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한 배당 제한 권고와 관련해 ‘관치금융’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공식 반박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8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은행권 배당 제한 권고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한시적 조치로 대부분의 해외 금융당국이 실시하고 있다”며 “관련 법규에 따라 투명하게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제고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주요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상황에서 배당 제한을 권고한 것은 정부의 지나친 경영개입이자 주주권 침해라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배당 제한 등 엄격한 자본관리를 은행에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의 조사 결과 전세계 30개국 가운데 27개국이 코로나19에 따른 배당 제한 등 자본보전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EU는 순이익의 15%, 영국은 25% 이내에서 배당을 권고하고 있다”며 “이는 주요 EU 은행의 평상시 배당성향이 40% 수준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최근 5년 평균 24% 수준)보다 엄격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 권고가 법규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은행의 배당금 지급은 관련 법규에 의한 규제 비율을 상회하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실시할 수 있으나 금융사의 건전성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는 금융규제운영규정 제7조에 따라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배당 등에 대해 행정지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배당 권고 조치의 근거가 된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에 대해서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시나리오를 설정했다”고 했다.
금융위는 “스트레스테스트 시나리오는 통상적인 경제 전망치보다는 더 비관적인 위기상황을 고려해 설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번 스트레스트 시나리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스트레스테스트 분석방법을 준용해 금융감독원이 한국은행과 함께 설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 금융당국은 우리나라 보다 더 보수적인 경기침체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당제한 권고에 따라 은행의 신용도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무디스 등 해외 신용평가사는 배당제한 권고가 은행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며 일축했다.
무디스는 지난 1일 신용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 권고가 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한 신용등급에 긍정적”이라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한국 내 은행들의 자본 적정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무디스의 전망을 강화한다”고 평가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