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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 살얼음판 달리는 쌍용차의 마지막 승부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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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1-02-03 15:14

•1982년 현대자동차•2002년~2009년 현대•기아자동차 마케팅 및 상품총괄본부 임원•2010년~2013년 기아자동차 아중동지역본부장 및 유럽 총괄법인 대표(독일)•2014년~2015년 현대자동차 상용사업본부장(부사장)•2018년~2019년 쌍용자동차 마케팅 본부장(부사장) 및 COO•2019년 3월~현)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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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벼랑 끝에 몰린 쌍용자동차가 새 투자자를 구하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지난해 6월 “쌍용차가 살려고만 하고 있는데 생즉필사(生卽必死)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더욱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 긴급 지원금 대상에서 쌍용차를 사실상 배제하겠다는 의미이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이후 쌍용차는 제 발로 사지로 들어갔다. 단 정부가 생각한 방식은 아니었다. 지난해 12월 21일 예병태 쌍용차 사장을 비롯한 회사 모든 임원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상하이차 이어 마힌드라도 두 손…11년 만에 다시 생사기로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은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당시 쌍용차 대주주였던 '상하이차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차는 5년간 별다른 연구개발 투자 없이 “기술만 빼먹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후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쌍용차 경영에서 손을 뗐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진행된 쌍용차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회사 경쟁력만 갉아먹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당시와의 상황과 다르다는 게 쌍용차의 입장이다.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새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에 가깝다. 실제 당장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쌍용차가 회생절차와 함께 회생개시 보류(ARS 프로그램)를 신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법원은 쌍용차의 신청을 받아들여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오는 2월 28일까지 미루기로 했다.

이 기간 동안 쌍용차는 현재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할 새 투자자를 구한다는 계획이다.

예병태 사장은 “ARS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인 투자 협상에 물꼬를 틀게 됐다”며 “조만간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가 위기에 빠진 것은 해외 금융기관,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대출금 약 1,650억원을 만기 내 갚지 못해서다. 원래라면 이 금액은 마힌드라가 쌍용차 경영정상화를 위해 약속했던 2,300억원 규모의 투자로 충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마힌드라가 투자 계획을 철회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마힌드라는 갑작스러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 사태로 인도에도 전면 봉쇄령이 걸리며 경영 사정이 어려워졌다는 이유를 들었다. 결국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을 정리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선뜻 쌍용차 인수에 나서는 기업은 그리 많진 않다. 중국이나 베트남의 몇몇 자동차 기업이 초기 단계에서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지지만, 최종적으로 인수 의사를 철회했다.

美 HAAH 인수 가능성↑… 성사 여부 관심집중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점을 둔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 인수를 위해 마힌드라와 상당 부분 논의가 진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HAAH오토모티브는 마힌드라가 보유한 쌍용차 지분을 현재 74.65%에서 30% 이하로 낮추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고, 마힌드라는 손해를 보더라도 쌍용차를 넘기기 위해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는 자국 기업이 해외 보유 지분 25% 이상 감자를 금지한 인도 규정에 막힌 상태다. 때문에 쌍용차가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유는 인도 정부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쌍용차가 실제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경영권을 잃는 마힌드라는 쌍용차 투자로 한 푼도 건질 수 없는 위험이 생긴다.

인도 정부가 자국 기업이 손해를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한 규정 때문에, 더 큰 손실을 낼 수 있는 상황을 두고 보고 있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이해된다.

또 다른 문제는 HAAH오토모티브에 대한 의문이다. HAAH오토모티브는 볼보, 마쓰다, 재규어·랜드로버 등 자동차업계에서 35년 이상 일한 영업전문가 튜크 헤일 회장이 2014년 세웠다. 업종은 수입차 판매업이다.

단순히 수입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기술계약을 맺고 해당 회사의 차량을 HAAH오토모티브의 미국 제조공장에서 차량을 만든다는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

그런 신생기업인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를 인수할 자금이 있냐는 것이다. HAAH오토모티브는 2019년 매출이 약 200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해 쌍용차 매출은 3조 6,000억원대로 회사 규모가 비교가 안 된다.

쌍용차가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금액도 5,0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미국 현지 언론은 HAAH오토모티브에 돈을 대는 기업이 중국 체리자동차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가 미국에 진출하기 위한 일종의 우회로라고 보는 것이다.

HAAH오토모티브가 처음 기술협약을 맺은 회사도 체리차였다. 중국 5대 완성차 제조사인 체리차가 쌍용차에 자금을 투입한다면 당장 쌍용차는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헤일 HAAH오토모티브 회장은 체리차가 뒤에 있다는 의혹에 대해 단순 기술협약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SUV 명가’ 강점 살려 미래차 시장에도 집중

자동차산업이 전동화,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서비스 등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쌍용차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도 있다.

하지만 쌍용차는 자동차업계 강자들 사이에서 비교적 작은 규모로도 돋보이는 입지를 구축해 온 회사다. 쌍용차는 2018년 현대차·기아차에 이어 내수 판매량 3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대기업 틈바구니에서 쌍용차가 선택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쌍용차가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라고 표현하는 소형SUV 티볼리를 개발해 시장을 주도했다.

이어 국산차 유일의 픽업트럭인 렉스턴스포츠를 내놓았다. 최근에는 대형SUV 차급에 중형급 심장을 달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올 뉴 렉스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차량 홍보모델로 가수 임영웅 씨를 섭외할 만큼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의문은 이같이 내연기관차에서 구축한 경쟁력이 미래차 시대에도 이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특히나 향후 어떤 산업이 뜰지 모르는 지금 같은 변곡기에서는 다방면 투자를 위한 ‘실탄 쌓기’가 중요하다. 경영실적은 날로 악화되고 정부도 ‘지원 배제’를 고수하는 상황이 쌍용차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쌍용차는 미래를 위한 기술 개발은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서는 최근 쌍용차에 탑재된 첨단주행보조(ADAS)에서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현대·기아차에 비해 출시가 1년가량 느리긴 했지만, 대부분의 기술이 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구현됐다는 평가다.

전기차와 관련해서는 조만간 브랜드 첫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을 내놓고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장기적으로는 ‘SUV 명가’로서 강점을 전기차에 심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쌍용차는 트레일러 기능 등이 구현된 픽업트럭 전기차에 대한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GM·포드 등 미국 픽업트럭 명가들이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것과 유사한 전략이기도 하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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