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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조 소송전에…국민은행 동남아 전략 ‘희비 교차’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1-28 06:00 최종수정 : 2021-01-28 07:05

▲사진 : 허  인 KB국민은행장

▲사진 : 허 인 KB국민은행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KB국민은행의 동남아 진출 전략이 미안마와 인도네시아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최근 새로 설립한 미얀마 현지법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딛고 영업을 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 반면 지난해 인수한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은 이전 최대 주주로부터 1조6000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당해 암초에 부딪혔다.

국민은행은 27일 미얀마 양곤에서 ‘KB미얀마은행’ 현지법인 개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23일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외국계 은행 최초로 현지법인 설립 최종 인가를 받았다. 예비인가 취득 이후 9개월 만이다. KB미얀마은행이 영업을 시작한 건 이달 11일부터다. 코로나19 여파로 미얀마 정부의 신축건물 영업 허가가 늦어졌지만 가까스로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안정된 영업을 위해 영업을 먼저 시작한 뒤 개점식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미얀마 현지법인 내에 10개의 지점을 개설할 수 있고 영업 범위에 제약 없이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업무를 영위할 수 있다. KB미얀마은행은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주택청약 서비스 및 모기지대출, 기업금융과 인프라금융 등 균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얀마 정부가 서민주택 100만 가구 공급을 주요 정책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과 주택금융 역량을 발휘해 미얀마 주택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로 했다.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국민은행장은 이날 랜선 개회사를 통해 “KB미얀마은행은 주택금융, 디지털금융, 기업금융, 인프라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적인 사업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과 주택금융 역량을 십분 발휘해 미얀마 주택금융 전문은행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미얀마 고객의 ‘평생 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인도네시아에서는 갑작스러운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상황이다. KB금융은 지난 25일 “부코핀은행의 2대 주주인 보소와그룹이 유상증자와 국민은행의 부코핀은행 경영권 인수가 인도네시아 현지 법령 등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인도네시아 금융감독당국(OJK)과 국민은행을 공동 피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공시했다. 보소와그룹은 금전적 손해(주식취득 비용 등)와 비금전적 손해(시간적 손실과 시장 신뢰 상실 등)의 배상을 모두 청구했다. 총 청구금액은 약 1조6296억원이다. 재산 압류와 최종판결 전 가처분 결정도 청구했다.

보소와그룹은 부코핀은행의 지분 11.6%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앞서 국민은행은 4000억원을 투입해 부코핀은행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2018년 7월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로 등극했고 이후 작년 7월 주주배정 유상증자 참여로 11.9%, 같은해 8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33.1%의 지분을 취득해 총 67%의 지분을 확보했다.

국민은행의 부코핀은행 경영권 확보는 부실 위기에 처한 부코핀은행의 정상화를 위한 OJK와 인도네시아 정부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하에 이뤄졌다. OJK는 작년 6월 기존 최대 주주인 보소와그룹의 의결권을 제한했고 8월에는 지배주주 재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며 1년 내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보소와그룹은 이에 불복해 OJK를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OJK와 국민은행에 민사소송도 냈다.

국민은행은 공들여 경영권을 확보한 부코핀은행과 관련해 소송을 당하자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 지분 인수 당시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과 외국자본의 경영권 인수에 대한 현지 경계감 등으로 협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지 정부 등에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하며 경영권 확보에 성공했다.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에 소호, 중소기업(SME), 리테일, 디지털뱅킹, 정보기술(IT) 등에 대한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와 디지털 역량 등을 접목해 인도네시아 10위권 리테일은행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었다.

업계에서는 국민은행이 부코핀은행을 인수한 뒤 주가가 급등하자 보소와그룹의 반발심이 커지면서 소송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은행이 인수할 당시 주당 189루피아였던 부코핀은행의 주가는 이달 중순 770루피아까지 올랐다. 국민은행은 소장 수령 후 법률대리인과 협의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보소와그룹의 소송 청구원인과 청구금액은 근거가 없다”며 “특히 부코핀은행의 자기자본이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8162억원임에 비춰 청구금액 1조6296억원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소송 결과가 재무상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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