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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Hobby] 보통사람, 예술품 감상하는 법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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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12-0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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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주말을 맞아 전시장을 찾는다. 희한하게 그려진 그림을 보고 예술이라 하는데, 도대체 그 의미를 알 수 없다.

이해할 수도 다가설 수도 없는데, 또 그렇다고 무시하고 지나갈 수도 없다.

그냥 지나갔다가는 무식하다는 소리 들을 게 뻔하다. 그냥 대충 훑어보는 척, 그림 앞에 몇 초간 머문다.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한이 있어도 없어 보이고 싶지는 않는 탓이다.

그러면서 드는 의문 하나. 고속도로 휴게소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그림이나 지하철 화장실 벽면에 붙어있는 작은 그림도 예술로 볼 수 있을까? 예술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볼수록 어렵기 그지없다.

예술, 이해하긴 쉽지 않지만 특정계층만을 위한 것도 아니야

좋은 미술품을 감상하면 정서가 발달한다고 한다. 정서(情緖)란 마음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감정이기도 하며, 감정이 일으키는 분위기를 의미한다.

좋은 미술품에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감정은 더 좋은 생각과 창의적 사고방식을 도와준다. 드라마나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한다. 자신의 관점에 맞는 등장인물이 있을 때 관심을 갖는다.

미술품에도 관람자의 입장을 동일시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다만, 미술에 대한 조형언어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정 정도의 이해도가 필요할 뿐이다. 미술품이 가진 언어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어떠한 경우라도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미술품에 대입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과 사회의 권력을 지닌 사람들, 경제적 부를 축척한 사람들이 즐기는 예술은 따로 있을까. 텔레비전을 통해 소개되는 예술관련 프로그램들은 나와는 다른 세계의 것들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대중이 이해하는 예술은 대중의 소비심리와 관심이 중심으로 자리하므로 고급예술이 아니라 비판한다.

하지만 예술이란 것이 가진 자들의 것만은 아니다. 돈 많은 사람과 권력이 있는 계층이 좋아하는 예술과, 지극히 평범하면서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경제활동을 하는 계층이 좋아하는 예술은 어떤 대단한 차이점이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예술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

하지만 예술이 도대체 무엇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어디까지가 예술이고 어느 것이 예술이 아닌지는 모르나, 예술품은 여전히 탄생하고 예술가는 언제나 주변에 살아남아 있다.

그러니까 전문가들이 말하는 예술을 알면 최소한 무식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첫 번째로, 이미지와 텍스트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란색 색종이를 보고 노랗다는 글씨와 노랗다는 말과 노랗다는 의미의 생각을 하지 말고 색종이를 쳐다보란다. 그럼 뭐지? 노란색이 사라진다. 그냥 종이만 있다. 종이만 있는 것이 그림이라고 한다. 이것이 감상의 첫 번째 포인트다.

두 번째, 그림을 추억이나 기억과 연동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그림이라는 것 중에서 예쁘거나 좋다고 느낀 것들은 내가 알고 있는 물건들이다.

설악산 풍경이나 장미꽃, 과일, 참새, 하늘, 바다와 계곡을 똑같이 그림들이 좋다. 그런데 이것을 하지 말라고 한다. 알고 있는 기억 속의 물건이나 장소를 버리고 그림을 보란다. 예술작품에서 시간을 무시해야 한다.

기록화라는 것이 있지만 그것은 지난 사건에 대한 추억하기 혹은 기억하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술의 기본권에 존재하나 예술의 일반은 아니다. 내가 경험해 보지 않았고 알지 못하고, 처음 보는 모양을 관찰해 보라고 권한다. 이것이 감상의 두 번째 포인트다.

세 번째로는 그림을 감상하면서 이야기를 꾸미지 말라고 한다. 똑같이 그려진 사과를 보면 내가 먹었던 사과 맛을 느끼고, 장미꽃을 보면 그 향기나 선물 받은 즐거움과 같은 상황을 연결 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은 만화나 영화의 스토리보드와는 달리 시간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이야기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

네 번째는 사람이 없는 그림이나 추상화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라고 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고흐의 <해바라기>나 세잔의 <사과> 그림에서 무슨 사람을 찾으란 말일까. 과거 인상주의 이전의 정물화는 사람들이 사는 모습이나 희망을 의인화하거나 부적처럼 표상을 만들었다.

인상주의시절 잠깐 풍경화 자체가 예술로 이해되기는 했지만, 이후에는 세상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투영되는 풍경화로 자리한다. 살아온 이야기가 아니라 살아갈 이야기가 중요하다. 추상화를 보고 술 취한 상태로 마구 헤집어 놓은 것 같다는 말을 해도 된다.

옛날에 만들어진 예술작품은 설명해 놓은 것들이 많지만 지금 만들어진 예술작품은 아무런 설명이 없기 때문에 내 맘대로 설명해도 된다.

예술가가 공개된 장소에서 전시를 하는 이유가 사회와 시간이 간섭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개와 판단의 장소를 제공하는 일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

그 다음에는 화가의 이름을 인터넷 검색창에 검색해 화가의 이야기를 읽어보아야 한다. 작품 설명이 아니라 어떤 생각으로 이 세상을 사는지 이해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무슨 생각으로 시작했는지를 궁금해 하자. 생각이라는 말을 사전에 검색하면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이라고 나온다. 지금 뭔가를 생각한다는 것은 그것을 판단하는 작용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생각을 그린다는 것은 결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결론을 내리기 위한 작용을 그리는 것이다. 결과나 과정이 아니라 작용이기 때문에 나에게 어떤 작용이 주어진다면 나와 코드가 맞는 예술품이다. 이것이 눈에 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드는 작용이다.

화가들은 ‘어떻게 그린다’거나 ‘무엇을 그린다’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 집중한다. 따라서 그림을 감상하면서 “이 작품 값 오를까요?”라는 물음보다는 “이 작가 작품 성향이 어때요?”라든가 “꾸준한 활동이 지속될까요?”라고 물어보는 것이 더 ‘품위 있는’ 질문이 된다.

예술은 곧 삶이요 미래가치

투기의 대상이든, 투자의 대상이든 미술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미술품을 취득해 거실에 걸어두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술을 관람하는 것 또한 미술품을 사는 것이다. 좋은 미술품에는 몇 권의 소설과도 같은 정보가 들어 있다고 한다.

또 미술품은 정신문화와 물질문화를 이어주는 가교라고도 한다. 정신문화가 장착된 미술품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창의적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는 말을 믿어보자.

미술품은 한 시대의 양식이라기보다는 시대나 장소를 불문하고 존재한다. 어떤 문화에서도 발생한다. 거기에는 사회적 정보와 미래적 가치가 들어있다.

미술품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의 정보가 담겨 미래의 가치로 형성되질 수 있는 미래사회의 기반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다섯 가지를 염두에 두면서 미술품을 살펴보자. 지식인으로 거듭날지 누가 알겠는가.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박정수 정수아트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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