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6일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5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2.10원 오른 1,145.3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과 함께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이 부양책 실망과 실업지표 부진 등 여러 악재에 시달리며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간 데다, 유럽지역 코로나19 확산과 브렉시트 우려로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국내 코스피지수는 개장 초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상승하며 달러/원 상승을 억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도 글로벌 시장 전반에 확산한 리스크오프 분위기에 밀려 내림세로 돌아섰고, 이에 달러/원도 다시 낙폭을 늘렸다.
미 부양책 실망 속에 도널드 트럼프닫기

그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재정부양책 합의를 이룬다면 상원이 이를 표결할 것"이라고 발언했고, 이는 미 주가지수선물 상승을 부추겼다. 하지만 아시아 금융시장은 이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6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47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가 50명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9월 29일 38명 이후 17일 만이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7163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7% 떨어진 93.78을 기록 중이다.
■ 달러 약세에 롱마인드 후퇴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은 개장 초 롱플레이에 나서다가 오전장 후반 달러인덱스 하락에 일단 관망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트럼프의 발언으로 미 부양책 희망이 다시 살아나면서 달러 약세가 진행되자, 달러/원 역시 상승폭이 제한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달러/위안 역시 별반 움직임 없이 보합권 횡보를 이어가자, 시장에 롱마인드는 개장초에 비해 확연히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장보다 0.06% 내린 6.7332위안으로 고시했다.
이후 달러/위안은 상하이지수 상승 등에 따라 낙폭을 늘리는가 했으나, 기준환율 고시 레벨이 시장 예상치보다 높다는 이유로 다시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가 약세로 전환했지만, 국내 코스피가 하락폭을 줄이지 않는 상황에서 달러/원의 하락 반전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면서 "다만 역내외 참가자들의 롱플레이가 잦아든 만큼 현 레벨에서 달러/원의 추가 상승 또한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 오후 전망…1,145원선 주변 좁은 박스권 흐름 반복
오후 달러/원 환율은 1,145원선 주변에서 이렇다 할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폭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인 데다 코스피지수 역시 상승모멘텀이 실종된 상태여서 달러/원의 변동성은 제한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여기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의 재확산을 막기 위해 16일(현지시간) 자정부터 런던에서 외출제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시장 전반에 리스크오프 분위기를 자극하며 달러 약세에 따른 달러/원 하락 압력을 상쇄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수 전환이나, 코스피의 상승 반전 등이 없다면 이날 달러/원은 장 막판까지 1,145원선 주변에서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유럽지역 코로나19 재확산이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약세만으로 달러/원의 하락 반전을 기대하긴 힘들다"며 "오늘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감 소식에도 달러/원이 반응하지 않은 것도 경기 후퇴에 대한 시장에 우려가 얼마나 짙은지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