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미 실업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회복 지연 전망 등도 자산시장 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리스크 통화인 원화의 약세를 부추기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 역시 부양책 실망감과 유럽지역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봉쇄, 실업지표 부진 등 여러 악재에 몸살을 앓으며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80포인트(0.07%) 낮아진 2만8,494.20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33포인트(0.15%) 내린 3,483.34를 기록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54.86포인트(0.47%) 하락한 1만1,713.87을 나타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부양책 협상과 관련해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진전을 이루기는 했으나, 정치가 협상 타결에 방해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여전히 '모 아니면 도' 식 거래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부양책 규모 확대를 두고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도 시장 악재로 작용했다.
프랑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3만 명을 돌파,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소 4주 동안 야간 통행금지까지 시행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일일 확진자는 9,000명에 육박,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확진자가 꾸준히 늘면서 일부 지역 봉쇄가 다시 시행되고 있다. 폴란드도 확진자 급증으로 주요 도시에 재봉쇄 조치를 내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시장이 주목하던 경제지표 중 하나인 미 주간 실업수당 신규청구 건수도 시장 예상과 달리 2개월 만에 급증하며 시장 불안을 낳았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주 실업수당 신규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5만3000명 늘어난 89만8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예상치 83만 명을 웃도는 수치다.
달러 역시 여러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노출되면서 상승 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브렉시트 협상 우려 속에 파운드화가 약해진 점도 달러 상승을 한층 자극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46% 오른 93.81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0.31% 낮아진 1.1711달러를, 파운드/달러도 0.86% 내린 1.2898달러를 기록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강보합 수준인 6.7109위안에 거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시장 전반에 리스크오프 분위기 확산에 따라 이날 달러/원의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이나 미 실업지표 부진 등은 경기 둔화 우려와 연결된 재료라는 점에서 역내외 참가자들의 숏마인드를 상당 부분 위축 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코로나19 재확산 이슈가 다시 금융시장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미 부양책 지연과 실업지표 부진 소식 등은 타이밍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 역내외 참가자들이 그간 공고하게 유지하던 숏마인드를 내려 놓고 숏커버에 나선다면 달러/원은 급등세를 보일 수도 있다"면서 "다만 달러/위안 등이 여전히 낮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서울환시 분위기가 롱쪽으로 급격히 쏠리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원 레인지는 1,142~1,148원선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대외 가격 변수나 재료는 달러/원 상승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고, 여기에 더해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감 여부도 오늘 달러/원 가격 변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