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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체제 2년…현대차, ‘미래차 기업’ 체질 전환 가시화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0-09-14 00:00

미래 모빌리티 DNA 심기 위한 조직혁신
전기차 출시로 자동차 위기 돌파 ‘승부수’

▲ 사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 사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지 14일로 2년을 맞았다. 그 다음날인 15일은 현대차그룹이 출범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정 부회장은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인정받고 있는 대표적 오너 경영인이다.

그는 2005년 기아차에 부임해 회사의 흑자전환을 이끌었다. 정 부회장은 기아차 세단 K시리즈로 대표되는 디자인 경영을 내놓았는데 제대로 먹혀들었다.

2009년 부회장 승진과 함께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이후에는 제네시스·고성능N 출범을 주도하며 고급·고성능차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주력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2018년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아버지 정몽구 회장 다음 가는 사실상 그룹경영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정 부회장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자동차 산업 전환기에 그룹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변모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단순히 내연기관 자동차를 잘 만드는 회사만으로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담겼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이 꺼내든 첫 번째 카드는 조직 혁신이다.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되던 임원인사는 수시 체제로 바꿨다. 이 과정에서 실적중심의 리더십 쇄신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BMW 출신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 본부장(사장), 삼성 출신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사장), 닛산 출신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사장) 등 외부 영입 인사들이 주요 직책을 맡으며 경영의 전면에 부상했다.

신입사원 수시공채 도입, 본사 자율복장, 직원 직급체계 슬림화 등도 모두 ‘정의선 체제’ 이후 선보인 것들이다.

정 부회장은 경영자로서 자신의 권한과 책임도 강화했다.

그는 올해 현대차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현대차(대표이사·의장), 현대모비스(대표이사), 기아차(사내이사) 등 핵심 자동차 계열사 요직을 두루 겸직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대표이사와 의장은 분리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 현대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랜더링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6, 아이오닉7, 아이오닉5. 사진 = 현대차

▲ 현대차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랜더링 이미지 (왼쪽부터) 아이오닉6, 아이오닉7, 아이오닉5. 사진 = 현대차

기업 최고의사결정권자인 대표이사를 감독 견제하는 역할이 이사회에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 부회장은 향후 현대차그룹 최대주주로 승계가 유력한 오너가 일원이다.

일각의 비판이 예상됨에도 정 부회장이 겸직 체제를 강행한 것은 미래 모빌리티 전환이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겸직 체제는 투자 등 주요 의사결정을 속도감 있게 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정 부회장은 올해 새해 인사에서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사람 중심의 모빌리티 진화’를 기치로 내걸고 2025년까지 미래 사업에 100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사업은 전동화, AI 기반 커텍티드 서비스,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새로운 모빌리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전동화 사업에서는 시장 개화시기에 발맞춰 공격적인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정 부회장은 “2025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00만대,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해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신차가 선봉에 선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출범시켰다. 첫 전용 전기차는 ‘아이오닉5’라는 이름으로 내년초 출시된다. 기아차도 올 하반기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발표한다.

이미 글로벌 리더로 평가받는 수소차 분야에서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개인 승용차 수요에 그치지 않고 상용차·철도·선박·UAM 등 다양한 이동수단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와 달리 수소차 ‘심장’격인 연료전지시스템 기술을 자체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수소에서 전기를 만드는 동력원으로서 미래 에너지 주도권까지 쟁취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약점으로 평가받던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단숨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 3~4위 수준으로 평가받는 미국 앱티브와 합작법인 설립을 합의했다. 이어 올 8월 합작사 법인명을 ‘모셔널’로 확정했다.

정 부회장이 세운 청사진은 재원 확보가 숙제로 꼽힌다.

자동차 산업 변화에 대한 대응 방향은 적절하지만, 다방면으로 분산된 분야에 대한 투자 여력이 충분하겠냐는 것이다. 당장 갑자기 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수요가 크게 줄며 주요 계열사 수익성도 악화됐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는 중국 사업도 문제다.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중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제네시스 브랜드와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 의 성공 여부다.

현대차 중국 부진은 저가 현지 브랜드와 독일·미국 등 고급차 사이에서 낀 모호한 위치에 있는 만큼,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절실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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