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 듯 찾아오는 외로움은 외롭지 않았던 순간의 배설이다. 함께라는 것이 어색한 시절이다. 마스크 없이 나설 수도, 이동할 수도 없다. 여전히 혼자임에도 혼자일 수 없는 사회가 여전히 혼자이게 만든다. 감기나 기침이나 추위를 막던 자신을 위한 온열도구가 언제부터인가 타인을 존중하는 차가운 가림 도구가 되었다.

강유림作, 시선-마주하다, 장지에 채색, 50x50cm, 2020
작품 <응시>시리즈에는 벌새가 등장한다. 벌새는 도시여성의 분신이면서 도시에서 일하는 경제활동으로 살아가는 또 다른 남이 된다. 도시여성에게 벌새는 도시가 되면서 여성은 벌새의 꽃이다. 단향에 몸을 맡긴다. 몸은 바쁜 날개 꽃잎에 멈춘다. 꽃잎은 삶의 원천이면서 생명의 언저리가 된다. 예술에 대한 뛰는 심장을 벌새에 이식된다. 움직이지 않는 듯,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던 벌새는 일순간 사라지고 없다. 나는 도시의 벌새가 된다. 도시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나에게 자양분과 삶의 근거를 마련해 주는 듯 하지만 어느 순간 모두가 타인이 되고 만다. 도시는 불현 듯 다가와 피하고자 하는 나에게 피할 수 없는 소동을 준다.
<시선_느끼다>를 보자. 작품은 도심에 사는 여성과 여성이 사는 도심의 상호 필요성을 이야기 한다. 화가는 그림으로 세상을 맞는다. 과거를 기록하거나 지금을 돌아보는 일기(日記)와 다른 세상 돌보기다. 그림의 일부에 내 자신을 짓이겨 넣는다. 억지도 들어간 나는 어느 순간 그곳에서 튕겨져 나온 자신을 바라본다. 그림은 내 자신이면서 자신이 살지 않는 다른 세상의 전부가 된다. 거기에 벌새를 살게 한다. 어린왕자가 함께 살고자 했던 장미꽃과 상자속의 양과도 비슷한 벌새다. 벌새는 스스로 살아가지만 내가 없으면 그도 없다.
조금은 갑갑한 오늘이지만 내일이라는 희망이 있어 생명의 불씨를 지켜낸다. 불씨는 벌새의 날개 짓에 살고, 타인을 바라보는 내 시선 끝에서 연장된다. 그래서 그림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응시(凝視)와 바라봄을 당하는 시선(視線), 서로를 바라보는 마주하기가 주를 이룬다.
내가 그를 바라볼 때 그는 나를 외면한다. 외면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꽤 많은 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다른 곳을 바라본다고 믿었다. 다른 그곳인줄 알았던 그곳은 세상의 한 귀퉁이에 살고 있는 자신이었음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같은 곳을 다른 방향에서 바라고 있었음을 알기까지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자리가 달랐을 뿐이었다.
서로를 바라본다. 외연(外緣)의 영역에서 내포(內包)의 것으로 공생하고 있음을 알아간다. 그래서 나의 마음에서 시선은 밖에서 커지면 안에서 줄어들고, 안에서 넓어지면 밖에서 확장되고 있었다. 마주하거나 마주보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의 인물을 주로 그리는 강유림은 단국대학교에서 미술학 박사를 취득하였고, 개인전 17회, 단체전500여회에 이르는 중견화가이다 .
이창선 기자 csle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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