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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오션‘ 펫보험…반려인 맞춤 보장 확대로 ‘훈풍’

유정화 기자

uhwa@

기사입력 : 2020-07-17 17:00

‘슬개골 탈구’ 등 주요질환 보장 확대
연내 펫보험 제도적 기반 마련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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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 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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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펫보험(반려동물 보험)’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질 뿐 아니라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도입 등 반려동물 관련 진료비 제도가 정비될 움직임이 일고 있어서다. 국내 펫보험은 그간 저조한 가입률과 손해율 악화로 빛을 보지 못했으나 손해보험사들이 반려인들의 수요에 맞춘 보장을 확대한 상품을 속속 선보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17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17년 9억8400만원 수준에 불과했던 펫보험 시장 규모가 지난해 112억5000만원으로 급증했다. 펫보험 판매 건수 역시 2017년과 견줘 1만9000여건 늘어난 2만2220건으로 나타났다. 2017년(2776건)과 비교하면 2년 새 약 700% 성장한 셈이다. 펫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도 2017년 3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롯데손보)에서 올해 10개사로 늘었다.

펫보험 시장은 보험업계 퍼플오션으로 평가받는다. 퍼플오션이란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포화 상태의 레드오션 시장에서 발상의 전환을 통한 아이디어나 기술 등으로 새로운 가치를 지닌 자신만의 블루오션 시장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펫보험 상품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과거엔 펫보험에서 보장이 되지 않던 반려동물의 다빈도질환(슬·고관절, 피부질환 등)까지 보장하는 등 상품성이 개선됐다. 보장 가능한 동물의 나이도 기존 보험 신규 계약 시 7세까지, 갱신 시 11세에서 신규 10세, 갱신 시 20세로 확대됐다. 고양이를 대상으로 한 펫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보험사도 세 곳(롯데손보, 메리츠화재, 삼성화재)으로 늘었다. 손해보험사들은 반려동물 상해, 질병치료 보상뿐 아니라 장례비까지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등 고객 요구에 맞는 펫보험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 사진 = 메리츠화재

/ 사진 = 메리츠화재

국내 펫보험 시장을 선점한 보험사는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의 반려동물 보험 ‘펫퍼민트’는 지난해 10개 손보사가 판매한 펫보험 계약 건수 2만2220건 가운데 1만7927건(강아지 1만5886건, 고양이 2041건)을 차지하며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펫보험 가입이 제한됐던 미등록견의 가입을 허용하고 보장 항목에서 제외됐던 슬개골 탈구를 최초로 기본 보장하도록 한 메리츠화재의 상품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가입 대상은 생후 3개월부터 만 8세까지다. 최대 만 20세까지 유지할 수 있어 사실상 반려견의 전 생애를 보장받을 수 있다. 상품의 주된 특징은 반려견에게 자주 발생하는 슬개골 탈구부터 피부나 구강질환 등을 기본 보장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특히 당시 경쟁 보험사에서 진행성 유전병이라는 이유로 기본보장하지 않았던 슬개골 탈구를 보장해 관심을 모았다. 현재는 대부분 손보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기본계약에서 보장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3년 펫보험을 출시했다가 저조한 가입률과 높은 손해율로 2년 만에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펫보험 재출시를 앞두고 상품 설계에 공을 들였다. 기획자, 계리사, 수의사 등의 인력을 투입해 전담 TF를 구성해 일본과 미국의 펫보험사와 미팅을 통해 해외 사례를 학습했다. 또 애견 박람회, 강아지·고양이 커뮤니티, 반려견주와의 심층 인터뷰 등을 분석해 실질적인 보상체계와 언더라이팅(인수 심사)체계를 구축했다. 상품 조사부터 출시까지 13개월의 준비 끝에 메리츠화재가 지난 2018년 10월 선보인 국내 최초 장기 펫보험 ‘(무)펫퍼민트 퍼피앤도그보험’은 보장 기간을 3년으로 확대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미등록견의 가입을 허용해 문턱을 낮춘 점이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메리츠화재는 반려동물 등록률이 저조한 점을 감안해, 보험금 자동 청구에 필요한 가입증용 얼굴 전면 사진 1장만 제출하면 미등록견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반려견이라면 보험료의 2%를 깎아주는 할인 혜택도 있다. 의료비 발생 위험도도 기존 단순 크기에 의한 소·중·대형견 구분에서 탈피해 반려동물 의료비 빅데이터를 통해 견종 및 나이별 평균 진료비를 분석했다.

이에 보험료도 진료비 수준에 따라 5가지 그룹으로 분류해 보험료를 차별화했다. 상품의 의료비 보장비율은 50%와 70%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수술을 포함한 입·통원 의료비는 연간 각 500만원, 배상책임은 사고당 1000만원까지 보장한다.

메리츠화재는 이어 지난해 3월 반려묘의 실질적 의료비를 평생 보장하는 장기 고양이보험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1600여개의 동물병원과 제휴해 해당 동물병원에서 진료받은 후 보험가입 시 받은 펫퍼민트 카드를 제시하면 보험금이 자동으로 청구되는 ‘보험금 자동 청구 서비스’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계약자의 추가 행위 없이 인증, 진료, 수납과 동시에 보험금 자동 청구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배타적 사용권은 생·손보협회에서 보험 소비자들을 위한 독창적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독점적 상품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평생 함께하는 가족으로 여기는 경향이 뚜렷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반려동물 의료비 지출이 커지고 보험에 대한 요구는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며 “가입할 가치가 있고, 쉽게 보험금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고객이 경험해 보지 못한 펫보험 비즈니스 플랫폼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사진 = 삼성화재

/ 사진 =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반려동물보험 ‘애니펫’으로 펫보험 시장을 선점한 메리츠화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대해상·DB손보·에이스손보 등도 펫보험 시장 선점 경쟁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다. 삼성화재 ‘애니펫’은 반려견의 입·통원 및 수술비, 배상책임, 사망위로금 등을 종합 보장한다. 순수보장형으로 보험기간은 1년과 3년 중 선택할 수 있다.
기본 계약으로 반려견이 상해 또는 질병으로 국내에서 수의사에게 치료를 받은 경우 피보험자가 부담한 반려동물의 치료비를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동물병원 진료비의 70%를 일당 한도 10만원 또는 15만원 한도로 보상한다. 애니펫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3개의 플랜과 3개의 선택형 특약으로 구성돼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혔다는 점이다.

특약을 통해 피부병(외이염, 면역성 피부병, 세균 감염, 피부트러블 등 포함)을 원인으로 해 생긴 반려견의 치료비를 보상한다. 반려동물이 사망한 경우에는 위로금으로 15만원을 지급하는 특약이 탑재됐다. 슬개골탈구, 십자인대파열, 고관절탈구 수술비도 지원할 뿐 아니라 타인을 물거나, 타인 소유의 동물에 상처를 입혀 손해를 입힌 경우 법률상의 배상책임을 보상한다.

펫보험 판매 채널도 넓히고 있다. 삼성화재는 편의점 CU와 손잡고 '다이렉트 펫보험' 판매를 이달부터 시작했다. 오프라인 펫보험 대비 10% 저렴하며, 반려동물 사진 한 장으로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다. 가입 방법은 CU에 설치된 택배 기기 스크린에 노출된 보험 광고를 터치해 상세 내용과 보험료를 조회한 후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읽어 가입 절차를 완료하면 된다.

편의점을 통한 보험 판매는 삼성화재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현대해상은 편의점 GS25를 통해 '하이펫 애견보험'을 론칭했다. 현대해상은 하이펫보험에 의료보험제도와 유사한 개념을 도입해 피검사, 초음파, CT 등 검사항목이 보험 적용이 된다. 또 응급실, 야간진료, 교통사고는 물론 한약 및 예방약을 제외한 약값을 보장한다.

치료비 보장 중심의 기존 보험 상품과 달리 배상책임 보장과 장례비보장이 특화된 상품이다. 특히 보상 금액을 현실화한 점이 특징이다. 치료일 수에 관계없이 질병 당 자기부담금 1만원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의 70%를 질병당 100만원 1년에 500만원까지 보상한다. 반려견이 타인의 신체나 반려동물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최대 500만원 한도 지원해주고 반려견 사망시 장례비 15만원을 지급한다. 다만 치과치료, 슬개골, 고관절, 임신, 출산 및 중성화 수술 등은 보상 범위에서 제외됐다. 1년짜리 단기 상품이다.

DB손보도 반려견의 치료비, 배상책임, 장례지원비를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프로미 반려동물보험’과 ‘프로미라이프 아이(I)러브(LOVE)펫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반려견의 대표 질환인 무릎관절 질환, 피부 질환, 구강 질환을 기본으로 보장한다. 지난해 업계 최초로 펫테크를 적용, 펫 보험에 처음 가입할 때 비문(코) 사진 3장을 등록하면 동물등록증이 없어도 가입할 수 있고, 실제 보상을 청구할 때 다시 비문 사진을 등록·조회해 반려견의 일치 여부를 확인한다.

DB손보는 올 4월 펫테크 스타트업 ‘핏펫과 펫보험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MOU를 맺었다. 핏펫이 개발한 펫테크 제품과 반려동물 주요 질병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보험상품 개발과 제휴 마케팅을 수행해나가기로 했다.

에이스손해보험은 ’팻밀리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고객별로 ’견주 + 반려견 플랜‘, ’반려견 플랜‘ 최대 2개까지 플랜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반려견에 대한 배상책임 보장은 기본 300만 원까지 보장하고, 특수견의 경우 200만 원까지 보상한다. 반려견이 사망한 경우 20만 원이 보장되며, 유실 시 광고비로 지원금 15만 원까지 지원된다. 견주는 치아파절을 제외한 골절에 대한 진단비를 10만원까지 보장받으며, 깁스치료비 역시 10만원까지 보장되지만 동일 사고나 질병당 1회로 제한하고 있다.

국내 펫보험은 천차만별인 동물병원 진료비 등 제도적 한계에 발목이 잡혀 펫보험 가입률은 0.1% 수준으로 반려동물 선진국 일본 6%, 영국 25% 대비 크게 낮은 수치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펫보험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최근 펫보험에 대한 수요 증가는 물론 진료 표준화나 식별 방식 개선 등 제도 보완이 추진되고 있어 펫보험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어서다.

농림수산부는 동물병원 치료비에 자율적 표준진료제 도입을 국정 과제로 정하고 내년 표준진료제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물병원 진료 표준화를 위해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올해 3월까지 표준진료코드체계 및 현장 적용 로드맵 마련과 관련한 동물병원 진료표준화 방안연구가 진행됐다. 실제 2018년 등록 반려견 수인 130만마리 가운데 30만마리만 보험에 가입해도 시장 규모는 1500억원 수준으로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인 1000만 시대를 맞아, 반려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 위해 진료항목 표준화 및 진료비 사전고지·공시제를 골자로 하는“동물병원 표준진료제”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되어 조속히 도입될 필요가 있다“면서 ”제도개선 추진은 진료비 부담 완화 외에도 소비자의 알 권리 및 합리적 선택권을 제고시켜 소비자와 수의업계 간 신뢰 구축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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