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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시장 플레이어 한은과 조금 더 구체화된 단순매입 조건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6-10 15:47 최종수정 : 2020-06-10 19:38

사진: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 이주열 한은 총재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패를 다 보여주고 하는 게임이 어디 있습니까?"

며칠 전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국고채 단순매입에 대한 시장의 관심에 대해 이렇게 되물었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총재가 밝혔던 것처럼 한국은행은 모든 상황에서 대비해 여러가지를 검토한 상황이며,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만 알아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들이 원하는 대로 계속 뭔가를 해야 한다면 이상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 한은, 주관적 판단으로 신축적 대응 가능..여전히 시장기능 중시하는 단계

채권시장의 단순매입에 대한 궁금증이 유지되고 있는 이 날은 국고10-3호 7.6조원, 17-2호 7.2조, 물가10-4호 0.4조원 남짓 등 국채가 만기를 맞이했다.

한은도 RP거래를 위해선 담보용 채권이 있어야 하는 만큼 시장은 한은이 RP담보용으로 채권 매입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다. 10-3호가 만기가 된 만큼 한은이 좀 사야 하지 않냐는 것이었다.

합리적인 접근이지만, 한은은 자신들이 원하는 시기를 선택해서 매입할 수 있다. 또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이미 3조원의 단순매입을 한 바 있다.

지금은 한은이 예컨대 일드 커브 컨트롤을 하려는 시기도 아니다. 미래에 어떤 비전통적인 수단이 나올지 알 수 없지만, 현재는 한은이 시장 기능을 과도하게 제약하려는 상황이 아니다.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이나 평소에 쓰지 않던 초식들은 시장 기능에 역행하는 성격을 갖고 있다. 예컨대 일드 커브 컨트롤(YCC)을 실시하게 되면 금리가 인위적으로 고정돼 실물경제와 금융여건이 매치되지 않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최근 시장이 급변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단순매입에 대한 목소리가 높았던 게 사실"이라며 "시장도 한은이 패를 다 드러낼 경우의 고충을 이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기능은 불확실성과 함께 작동한다"고 했다.

■ "기존 10bp를 급변동으로 봤다면 이번엔 5bp만 움직여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이주열 총재를 포함해 한은 사람들은 국채 단순매입과 관련해 평소보다 변동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말이 가진 모호성 때문에 사람들은 한은의 '적극적인 태도'는 알겠는데 너무 추상적이라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힜다.

권태용 한은 시장운영팀장은 한국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변동성'에 대한 좀더 구체화된 해석의 예를 들었다.

권 팀장은 "예를 들어 기존에는 10bp 정도가 급변해야 급변동이라고 봤다면 이번에는 5bp만 움직여도 변동성이 높아진 것으로 생각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도식적인 접근은 경계했다. 시장과 지속적인 게임을 위해선 일종의 모호함도 필요한 것이다.

권 팀장은 "한은이 생각하는 변동성의 정의에는 여러가지가 있다"면서 "단순히 절대금리 수준은 아니고 여러가지 경우를 다각도로 검토를 해왔고, 이러한 조건이 맞을 경우에 단순 매입을 적극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장 수급 부담감을 한은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 평소보다 시장 변동성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3차 추경의 적자국채 23.8조원 발행에 대해선 "3차 추경액은 이미 시장에 알려졌으며 시장 예상액보다 작은 금액과 한은 단순 매입 기대감으로 시장에 영향력이 작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에도 한은은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국고10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은 최근 슬금슬금 올라 6월 8일 1.453%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금리가 1.5%로 근접해 가자 시장에선 한은의 단순매입이 나올지 모른다면서 긴장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결국 9일엔 저가매수 등으로 10년 국채금리가 1.3%대로 6bp 가까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단순매입과 관련해선 금통위가 결심을 해야 일정, 규모 등 보다 구체적인 게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연준의 정책방향, 그리고 경기가 더 망가지는지 여부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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