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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여전채로 확산된 온기...차별 심한 회사채 내 분위기도 바뀔까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6-10 13:18 최종수정 : 2020-06-1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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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신한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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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크레딧 채권시장에 온기가 확대되고 있으나 회사채 시장엔 냉기가 서려 있다.

AAA급을 제외하면 여전히 신용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져 있다. 개선 기미와 함께 아직 힘든 상황라는 인식이 혼재돼 있다.
AA급 수요예측에선 이달 들어 미달률이 '0'을 기록하는 등 상황이 호전됐으나 A급은 수요예측에서 미달이 많이 나고 있다.

하지만 정책 효과, 매력적인 회사채 스프레드, 낮아진 국고채 금리 등을 감안하면 결국 캐리에 목마른 투자자들이 이 물건들에 눈독을 들이게 될 것이란 예상도 보인다.

다만 최근 여전채가 각광을 받았으나 회사채 쪽은 여전히 실적이나 정기평정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어 섣불리 손을 대기 어렵다는 진단도 많다.

■ 캐피탈채 달리기 후 관심 가는 회사채

지난 5월 19일 금융위가 채안펀드 매입대상 캐피탈채를 A+로 일부 조정키로 한 뒤 캐피탈채는 크레딧 스프레드를 줄여갔다. 당국의 신용 프로그램 가동이 효과를 내면서 카드채에 이어 캐피탈채의 스프레드도 빠르게 축소됐다.
캐피탈 AA-(3년)는 5월 20일 92.5bp를 기점으로 축소되기 시작해 6월9일엔 84.6bp로 2주간 7.9bp 축소됐다. 카드채 AA+(3년)는 이미 4월 중반 이후 축소세로 전환된 바 있다.

이런 여전채 분위기 개선이 회사채 쪽으로 번져갈지 관심들이 적지 않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채 유통시장은 캐피탈보다 열악하다. 캐피탈채는 동종업으로 구분돼 유통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회사채는 다양한 업종으로 포진돼 있어 유통이 쉽지 않다"면서 "신용위험이 확대됐던 최근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산업에 대한 수요예측이 이뤄지면서 민평 차별화가 이뤄지는 회사채와 달리 여전채는 소수의 발행사들이 일괄신고제를 통해 수시로 발행하면서 투자심리 변화 등을 신속하게 가격에 반영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회사채는 사정이 그렇지 못해 현재 회사채 시장의 온기는 발행시장에서의 확인하는 게 나은 상황이다.
회사채 수요예측은 4월초 채안펀드의 가동과 함께 재개됐으며, 채안펀드의 참여에 따라 좌우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정부 정책과 함께 흘러가는 시간은 그래도 수요 회복에 힘을 실어줬다.

김상훈 연구원은 "수요예측 밴드 상단에서 발행이 결정되던 3~4월과는 달리 5월 들어 월간 가중평균결정금리지수(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밴드 상단, 0에 가까울수록 밴드하단)는 0.32로 안정됐다"면서 "AA급의 수요예측 미달률은 4월 5.4%에 달했으나 5월 3.5%, 6월은 현재까지 ‘0’을 기록해 AA급의 경우 극단은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다만 회사채 내에서도 차별화는 심하다. A급 발행이 6월부터 본격화됐으며, 양극화는 이어지고 있이다. A급 미달률은 5월 35%를 기록했고 6월 현재 26.2%를 나타내고 있다. 여전히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개선되는 추세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캐리 메리트에 집착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도 보인다.

A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이 완연하게 회복했다"면서 "최상위 등급은 거래도 비싸게 잘 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동성이 많으니 결국 캐리 수요로 점차 살아날 것으로 본다. 정책효과의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최근 일각에서 국채 발행의 구축효과 등을 거론하기도 했던 가운데 변동 요인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유동성은 위험이 좀더 큰 채권에까지 손을 내밀 수 있다는 기대감도 보인다.

김 연구원은 "적자국채가 크레딧 스프레드 축소세를 일부 방해할 수는 있겠지만 지원대책들을 보면 공모사채를 발행하는 회사들에 대한 유동성 보강 성격"이라며 "크레딧 펀더멘털 측면에서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발행시장에서 제시되고 있는 회사채 스프레드는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정책효과 속에 주식이 좋은 모습을 보인 것처럼 회사채 스프레드도 점차 축소되면서 유동성 세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들도 보인다.

■ 회사채 시장 내부의 여전한 차별..차별의 정도 시정될 가능성

최근 정부 정책과 강화된 위험선호 분위기는 여전채 시장을 달궜다. 저평가됐던 채권들이 제자리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가격 메리트에 정부 정책효과가 더해지자 회사채에 비해서도 급격히 확대됐던 여전사들의 스프레드는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아울러 위험이 상대적으로 덜한 짧은 신용물들의 분위기도 개선됐다. 기준금리 인하 뒤 1년 이하 크레딧물은 하위등급 회사채까지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모습도 나타났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여전채 내 카드사(AA+)의 경우 일찌감치 2nd Tier 그룹의 맏형노릇을 하며 반등을 이끌어왔지만 캐피탈사의 경우 경기둔화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로 인해 그간 저평가를 면치 못하다가 위험자산 반등에 힘입어 뒤늦은 키 맞추기를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지만, 정부가 정책강도를 높이고 카드채 등 비슷한 계열의 채권이 개선된 모습을 보이자 혜택을 입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채 시장에선 우량등급 내에서도 차별화가 상당하다.

김 연구원은 "유독 AAA급이 AA+급에 비해 그렇게 훌륭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올해 들어 등급 하향조정의 폭탄세례를 받은 것도 아니고, 펀더멘털이 망가진다면 다같이 망가지지 AA+등급을 기준으로 아래 등급만 망가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동일등급(AA+) 여전채에 비해서도 저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2015년말에도 매크로 위험이 부각될 때 이같은 현상이 발생하곤 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황은 정상화 쪽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상하위등급간 온도차가 있지만 AA- 이상 우량등급 채권들은 최근 높은 유효 경쟁률을 보였으며, 스프레드도 축소세를 나타냈다.

예컨대 최근 등급이 상향된 SK브로드밴드(AA0)는 민평대비 언더 3bp에 발행됐으며, BBB+급의 한양은 금리 메리트로 등급민평보다 45bp 낮은 수준에서 발행됐다.

이 같은 분위기의 변화 속에 회사채 내 차별화도 점차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국내 회사채 시장의 AA등급에서 발생하고 있는 저평가현상은 조만간 해소될 성격"이라며 "AAA대비 AA+급의 격차 확대가 AA+의 스프레드 확대가 아닌 AAA의 스프레드 축소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채 우량물 내에서 격차가 더 벌어지는 듯한 모습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회사채가 은행채나 공사채와 격차를 줄이고 상황이기 때문에 싼 회사채의 가격은 향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여전한 회사채 시장의 조심성

하지만 당장 수급이 크게 바뀌기 어렵다면서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도 보인다. 정책 효과에도 불구하고 안정세가 더딘 느낌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B 운용사의 한 투자자는 "여전채에 이어 회사채로 온기가 확산되길 바라는데, 그렇지 않아서 투자자들이 당황스러워 하는 듯하다"면서 "실적들이 좋지 않으니 정평을 앞두고 눈치보기도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의 상황에 대해 '사고 싶으나 도처에 지뢰밭'이라며 액션을 취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단 리스크가 적고 무난한 여전채를 조금씩 담으면서 눈치를 보는 상황이 이어져 왔다.

이 매니저도 그러나 이자율 시장 전반의 금리가 낮아지고 캐리에 목말라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회사채 시장 내 소외받는 종목들의 분위기도 나아질 것으로 봤다.

그는 "어차피 AA급은 펀더멘털보다 수급의 문제"라며 "국고채 금리도 좀 안정이 되고 하면, 남은 건 회사채라면서 달려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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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하나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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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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