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여행사와 영화관, 테마파크의 매출 피해가 가장 심각했으며, 학원·유흥·음식점 업종의 매출 감소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1일 신용카드 매출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근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특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절정에 달했던 3월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면세점 88%, 여행사 85%, 항공사가 74% 감소하는 등 기록적인 실적 악화를 나타냈다.
실내 밀집도가 높아 휴원 권고를 받은 학원 업종과 영업 규제를 받은 유흥업도 전례 없는 실적 감소를 보였다. 실내에서 주로 서비스되는 피부관리와 미용실의 매출도 각각 32% 및 30% 감소했다.
비대면 쇼핑 매출은 크게 증가했으며 인터넷 쇼핑 이용액은 무려 41% 증가했고, 홈쇼핑 매출도 19% 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렛 매장과 가전제품 전문매장, 백화점, 대형마트 등 대부분의 오프라인 쇼핑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편의점과 수퍼마켓의 매출은 증가해 생필품을 근거리에서 쇼핑하는 현상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은 전체 매출액 및 매출 건수는 감소했지만 3월 건당 평균 구매금액이 전년 동월 대비 모두 증가하면서 매장 방문 시 한번에 많이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외식보다는 집에서 요리해 먹고 집에서 술 마시는 ‘홈쿡’과 ‘홈술’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식재료 업종의 매출도 증가했다.
정육점의 3월 매출은 26%, 농산물매장은 10% 증가했으며, 주점 매출은 감소했지만 주류전문 판매점의 매출은 오히려 증가해 술을 사와 집에서 마시는 ‘홈술’ 현상도 늘어났다.
또한 레저·문화·취미 관련 업종의 매출은 모두 크게 감소했다. 영화관의 3월 매출이 84%나 감소했으며, 테마파크·놀이공원은 83%, 사우나·찜질방은 59%, 헬스클럽은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대부분의 병원 매출도 급감했지만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성형이나 안과 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소아과가 46%, 이비인후과는 42% 감소했지만 성형외과와 안과는 각각 9% 및 6% 증가했다.
또한 공적 마스크 판매 등 약국 방문이 급증함에 따라 1분기 약국 매출도 15%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중교통을 대신할 근거리·친환경 이동 수단으로서 자전거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 올 3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9%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소비 심리가 위축되어 있고 긴급재난 지원금도 식재료 등 주로 생필품 구입에 사용될 것으로 보여 업종 전반의 매출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여행, 항공, 숙박, 레저, 유흥업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김경찬 기자 kk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