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19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10원 내린 1,225.30원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만에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은 개장과 동시에 1,220원대 중반 레벨 아래로 내려섰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초기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이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을 리스크온 무드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 폭등 속에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고조된 것 역시 달러/원 급락을 촉발했다.
이에 국내 코스피지수도 장중 한때 2% 이상 오르며 달러/원 하락을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주식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후 미 나스닥거래소가 중국 기업에 대한 IPO 규정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중 갈등 우려가 불거졌고, 달러/위안도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달러/원은 달러/위안 상승에 따라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백신 재료가 시장 전반을 압도한 탓에 낙폭은 매우 제한됐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1199위안을 나타냈다.
■ '백신+외인 주식 순매수'가 역외 롱스탑 자극
이날 서울환시에서 역외 시장참가자들은 롱스탑 물량을 쏟아냈다.
그간 잇단 호재성 재료에도 롱마인드를 유지했던 역외 참가자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와 외국인 주식 순매수 전환 이슈에는 포지션에 변화를 가져간 것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3천5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역외가 롱스탑 물량을 늘리다 보니 역내 참가자들도 추격 매도에 나서며 달러/원 급락을 부추겼다"면서 "바이러스 백신 이슈는 당분간 자산시장 내에서 위험자산 등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 20일 전망…유가 회복·연준 의장 증언
오는 20일 달러/원 환율은 유가 회복세 지속과 바이러스 백신 기대에 따라 현 레벨에서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시장의 관심은 스티브 무누신 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상원에 나란히 출석하는 이슈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경기부양책을 설명할 예정인데, 내용에 따라 시장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주목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갈등은 노출된 재료로 장기화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럽지만, 유가 회복과 바이러스 백신 등 호재는 시장이 당장 반색할 수 있는 재료다"며 "오늘 밤사이 미 주식시장이나 글로벌 외환시장 모두 미중 갈등 이슈보단 유가 회복과 백신 기대 속에 따라 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