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8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5.10원 내린 1,21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 하락은 지난밤 사이 글로벌 자산시장 내에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고조됐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합의 이행을 위해 무역대표단이 전화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소식이 시장에 리스크온 분위기를 몰고 온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미중 무역대표단은 전화 회의를 통해 1차 무역합의 사항 이행에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고 양국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은 담은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와 지역 감염 확산 우려가 더해지며 코스피는 상승폭을 축소했고, 달러/원도 이내 낙폭을 줄였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12명으로 닷새 만에 두 자릿수로 복귀했다. 이중 지역감염자는 1명, 해외유입 사례는 11명이었다.
하지만 미중 무역합의 이행 기대 속에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세를 굳건히 유지하면서 달러/원의 하락세는 장중 내내 이어졌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882위안을 나타냈다.
■ 외인 주식 순매수 전환 속 역외 숏플레이
역외 시장참가자들은 미중 무역분쟁 긴장 완화에 기대 이날 서울환시에서 숏플레이에 주체로 등장했다.
그간 달러/원 상승을 자극하던 미중 무역분쟁 재점화 가능성이 약화된 것이 이들의 달러 매도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전환한 것도 역외의 숏마인드를 자극하는 데 일조했다.
이날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454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가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로 연결되면서 역외의 롱마인드를 꺾은 것이 오늘 달러/원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 11일 전망…미중 무역분쟁 완화 훈풍
오는 11일 달러/원 환율은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에 따른 미 주식시장 상승과 고용지표 우려에 따른 달러 약세 등이 어우러지며 추가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미중 무역대표단이 전화 회의를 통해 무역합의 이행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과 함께 미 주가지수 선물은 1%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밤사이 뉴욕 주식시장도 상승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미 고용지표 악화는 주식시장 상승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나 달러에는 약세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무역합의 이행 이슈가 유럽과 미국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를 자극하고, 경제 재개 움직임에 따라 유가 급락세도 멈춘다면 달러/원은 1,210원대 안착과 동시에 추가 하락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