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7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90원 오른 1,2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달러/원은 미중 무역분쟁 우려 속에 장중 한때 1,229원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책임을 묻고, 무역합의 이행 여부를 지켜보고 나서 무역합의 유지 또는 파기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글로벌 자산시장 내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고조된 것이 서울환시에도 오롯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역내외 참가자들은 서울환시에서 롱물량을 늘리면서 달러/원은 개장 초 빠른 속도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특히 중국 수출 증가 소식은 코스피 지수 낙폭 축소와 달러/위안 하락을 끌어내며 달러/원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 4월 위안화 기준 수출이 전년대비 8.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이 예상한 14.1% 감소를 대폭 웃도는 결과다. 직전월에는 3.5% 줄어든 바 있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감세는 이어졌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됐다.
이날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0시 현재 전날 대비 확진자 4명이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중 지역사회 감염자는 1명으로 집계됐고, 3명은 해외유입 사례다.
같은 시각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1139위안을 나타냈다.
■ 미중 무역분쟁 우려 속 역외 달러 매도 제한
서울환시는 일부 호재성 재료가 나왔음에도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지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역외는 중국의 수출 개선과 국제유가 반등에 따라 롱물량 일부를 거둬들이기도 했으나, 미중 무역분쟁 악재에 따라 적극적인 포지션 플레이는 자제했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만 3천100억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중 무역분쟁 당시 여타 통화 대비 원화의 약세가 가파르게 진행됐던 점이 역외한테는 학습효과로 자리매김한 것 같다"면서 "중국 수출 개선과 유가 반등으로 미 주가지수 선물까지 상승 반전하는 등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완화됐음에도 역외의 롱 마인드는 유지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 8일 전망…미중 무역분쟁 우려 완화 기대
오는 8일 달러/원 환율은 1,220원대 중반 레벨에서 방향성 탐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 주식시장이 미중 무역분쟁 우려를 딛고 상승 반전을 꾀한다면 달러/원은 아래쪽으로 방향을 설정할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관련이나 국제유가 재급락과 같은 돌발 악재가 노출된다면 달러/원은 1,230원대 터치도 가능해 보인다.
중국이 수출 개선으로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인 점은 글로벌 자산시장이나 국제유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주식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더라도 미중 무역분쟁 이슈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원화에 대한 역외의 매도 관점은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외국인의 주식 과매도, 달러 과매수는 코로나19 확산세 둔화와 경제 재개 등에 따라 큰 틀에서 점차 줄어드는 모양새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