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연구원은 "유로존 4월 종합 PMI가 13.5로 미국(27.4) 수준을 크게 하회해 경기 침체의 골이 미국보다 훨씬 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통제가 마지막 단계에서 해제될 것으로 예상되는 여행업의 GDP 성장기여율이 미국보다 높아 회복의 속도 역시 느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점은 유로존에서 지금보다 더욱 강한 부양책 동원이 필요하며, 여기에 소요되는 적자국채를 ECB가 추가적으로 매입해 줄 필요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ECB가 마련 중인 QE의 규모는 2019년 11월부터 시작한 매월 200억 유로의 채권매입, 2020년 3월 ECB회의 때 발표한 연말까지 1,200억 유로 채권매입, 그리고 3월 18일 발표된 7,500억 유로(~연말) 규모의 PEPP(Pandemic Emergency Purchase Programme)이다. 금액을 모두 합치면 1.11조 유로 내외다.
이 연구원은 "올해 재정적자/정부 순조달 규모가 이보다 클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고려해 볼 때 ECB가 이르면 4월 30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PEPP의 추가 확대 개연성을 시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3월 18일 PEPP 발표 직후 안정화되는 것처럼 보였던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금리가 최근 다시 급등해 독일과의 스프레드를 벌리면서(4월 24일 기준 이탈리아 231bp, 스페인 143bp) 회복이 더딜 가능성이 높은 이들 국가의 부양여력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ECB QE 확대의 필요성은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ECB 자산매입 행태에서 관찰되는 긍정적인 부분은 그간 기준이 됐던 ECB capital key(ECB 자본 출자비중)에 비례해 국채를 매입하지 않고, 재정적자가 크게 늘어날 소지가 있는 프랑스, 이탈리아 국채를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라가르드 ECB 총재가 언급한 대로, 당분간은 capital key에 천착하지 않고 여건에 걸맞는 신축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 주는 전형적인 증거라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PEPP의 시행 내지는 규모 확대에 있어서도 통화정책 집행의 신축성이 지속적으로 담보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