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내 주식시장이 4% 가까이 폭락하면서 서울환시까지 그 파장이 오롯이 영향을 미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24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00원 오른 1,220.20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승이자 지난해 8월 13일(1,222.2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달러/원 급등은 개장 초부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 소식이 시장참가자들의 달러 매수를 자극하면서 촉발됐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61명 추가 발생해 국내 전체 환자는 763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도 하루 새 한 명 늘면서 7명이 됐다. 대구에만 155명이 추가 발생했다.
한때 외환당국 추정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 물량이 시장에 등장하기도 했지만, 방향 자체를 꺾을 정도에 의미 있는 개입은 아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7.0444위안을 나타냈다.
■ 韓 바이러스 사태 심각…外人 주식 '팔자' 8천억원대 육박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결국 코로나19 국내 악재가 본격적인 외국인 엑소더스를 자극한 셈이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만 외국인 주식 투자자들은 7천868억원어치 주식을 팔아 치웠다.
이는 곧바로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했고, 이 때문에 서울환시 심리나 수급 모두 위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이날 외국인 주식 순매도는 시차를 두고 서울환시에서 달러 역송금 수요로 이어지며 달러/원의 추가 상승을 부채질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시황 분석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달러 '사자'만 있고 '팔자'는 간간이 고점 매도 성격에 네고 정도에 그쳤다"고 말했다.
■ 25일 전망…미 주식시장 반등 실패시 1,220원대 안착
오는 25일 달러/원 환율은 미 주식시장이 반등에 실패할 경우 1,220원선 안착과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날 주식시장 외국인 매도가 다음날 서울환시 서울환시 수급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달러/원은 코로나19 재료 관련 극적인 반전(확진자 수 감소)이 없을 경우 추가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
단, 중국이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경우 달러/원의 상승은 일정 부분 제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우선 글로벌 달러의 상승 흐름은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이나 코로나19 악재가 맹위를 떨치고 있어 달러에 대한 서울환시 수요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악재 중심에 서 있는 나라 중 우리나라만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주식 '팔자'와 달러 '사자'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정부나 중앙은행이 현 상황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다"고 주문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