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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10년 표류하던 화성국제테마파크, 신세계 매직 통할까?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20-01-10 23:26 최종수정 : 2021-01-11 06:58

화성 송산그린시티에 418만㎡ 부지 개발…아시아 대표 테마파크로 조성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그룹 전 역량 쏟겠다” 자신감
5조 가까운 투자금… 그룹 전체 부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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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10년 표류하던 화성국제테마파크, 신세계 매직 통할까?이미지 확대보기
[WM국 김민정 기자] 지난해 말, 정용진닫기정용진광고보고 기사보기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테마파크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유통사업에서 호텔, 복합쇼핑몰에 이어 이번에는 테마파크 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것. 신세계는 화성 송산그린시티에 총 4조 6,000억원을 투자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테마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 10여년간 표류해 오던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하지만 5조원이란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한다 해도 수익성 담보가 쉽지 않아 승산이 있을까에 대한 논란도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세상에 없는 테마파크’… 신세계 4.6조 투자 계획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경기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에 4조 6,000억원을 투입, 아시아 랜드마크 조성의 꿈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21일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현장에서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국내시장에 국한된 것이 아닌 아시아 랜드마크로,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조성해 국가관광사업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세계그룹이 가진 모든 사업역량을 쏟아붓겠다”면서 화성테마파크 프로젝트 완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화성국제테마파크를 ‘아시아 최고의 글로벌 테마파크’라는 개념을 넘어 ‘스마트시티의 대표적 모델’로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송산그린시티 내 약 418만㎡(127만평) 부지에 들어서는 국제테마파크는 최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테마파크와 호텔, 쇼핑몰, 골프장을 조성해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글로벌 복합테마파크로 조성된다.

특히 정 부회장은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프로젝트 전체에 도입해 4차산업 기술이 실질적으로 구현되는 미래 복합관광 클러스터를 구성하는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자율주행 배송, 스마트 무인카트, 태양광발전 등의 최신 정보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신도시를 구축한다는 구상인 것. 이를 위해 신세계그룹은 마스터플랜 수립 단계부터 철학, 인류, 문화, 예술, IT,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클러스터의 중심인 테마파크는 최신 정보기술을 접목한 어트랙션 중심의 ‘어드벤처월드’, 사계절 휴양 워터파크 ‘퍼시픽 오딧세이’, 화성 공룡알 화석지와 연계한 공룡테마 ‘쥬라기월드’, 장난감과 캐릭터로 꾸민 키즈파크 ‘브릭&토이킹덤’ 등 네 가지 콘셉트로 구성된다.

변화하는 미래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K컬처 등 다양한 콘텐츠도 활용, 색다른 콘셉트를 추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정부 3단계 기업 투자 프로젝트의 대표 과제이자 경기도의 숙원 사업이다.

지난 2007년 유니버설스튜디오가 테마파크 건립 계획을 발표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사업이 무산되며 10여년간 표류해왔다.

그러다 2018년 정부가 재추진을 진행하고, 2019년 2월 신세계프라퍼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급물살을 탔다. 공사는 2021년 착공해 2026년 1차 개장, 2031년 완전 개장이 목표다.

‘정용진의 자신감’… 유통에서 복합쇼핑몰 찍고 이번엔 테마파크에 배팅

지난해는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그룹 수장으로 취임한 지 10년째가 되던 해다. 그는 이마트를 중심으로 한 유통사업을 비롯해 지금까지 호텔과 복합쇼핑몰 등으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유통사업의 경우 단순 대형마트에서 벗어나 유통 전문점 시대를 열었다.

노브랜드, 센텐스, 일렉트로마트, 이마트24 등 화장품과 가전, 편의점에 이르기까지 업태를 확장했고, 최근에는 온라인 사업을 전담할 쓱닷컴을 론칭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등 전방위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면서 새롭게 눈을 돌린 것은 복합쇼핑몰이다.

온라인 쇼핑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하자 소비자들을 집 밖으로 끌어내기 위한 새로운 유인책으로 체험과 재미를 강조한 스타필드를 통해 활로를 모색했다.

여전히 그룹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마트의 연착륙을 추진함과 동시에 새로운 복합쇼핑몰, 온라인, 편의점 등 신 성장 동력을 육성해 성장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하남을 시작으로 코엑스, 고양 등 스타필드의 성공에 힘입어 이번에는 테마파크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면적만 비교해도 국내 최대 규모다. 서울 여의도의 1.4배에 달하고,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에 비하면 몇 배나 더 넓다.

여기에 최신 ICT 기술과 신세계가 강점을 갖고 있는 유통 플랫폼을 접목해 미래형 테마파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스타필드를 통해 온라인 시대에도 체험과 재미, 쇼핑의 결합이 가져오는 시너지를 재확인하면서 테마파크 사업에 자신감을 얻은 것이란 주장이 나온다.

국내에 처음 시도한 체험형 쇼핑몰 콘셉트의 스타필드 성공이 자신감의 발판이 됐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와 함께 테마파크의 접근성을 높여주기 위한 신안산선 연장도 한국수자원공사가 ‘테마파크역 신설 사전 타당성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이르면 올해 초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현재 안산에서 출발해 시흥·광명·안양을 거쳐 서울 여의도로 이어지는 신안산선이 테마파크까지 이어지면 화성국제테마파크의 흥행과도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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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약해진 이마트, 막대한 장기 투자 가능할까 우려도

하지만 정용진 부회장의 이 같은 ‘혁신적’인 도전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테마파크 사업은 막대한 투자가 선행되는 데다,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의 기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금을 들이고도 그 과실을 얻기까지 견뎌낼 체력이 충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그 과실이 예상했던 것만큼 입에 달지도 불확실하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그룹이 가진 모든 사업역량을 쏟아 세상에 없던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며 굳은 사업의지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만큼 자칫 신세계그룹 전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한 시선도 공존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가 체험형 복합쇼핑몰을 강화하기 위해 세운 신세계프라퍼티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이마트로부터 약 1조 2,000억원을 지원받았다. 또 1조원가량은 외부로부터 조달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98억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모회사인 이마트가 지난해 2분기에 사상 첫 적자를 보는 등 사업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이 고비를 넘기 위한 방편인 ‘초저가전략’과 SSG닷컴 지원 등 돈이 들어갈 요소는 늘어나면서 신세계프라퍼티 등에 자금을 지원할 체력이 약화됐다.

이에 따라 신세계프라퍼티는 지난해 8월 설립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자본시장에서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복합쇼핑몰 사업에 쓸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이마트는 스타필드 사업비 명목으로 300억원을 신세계프라퍼티에 출자하기로 결정하는 등 복합쇼핑몰 사업 확장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을 진행하려면 더욱 막대한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이 밖에 이마트는 앞으로 안성, 수원, 마곡, 창원, 청라 등에 5년 동안 1조 9,000억원을 투자해 스타필드 매장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만큼 이를 달성하기 위한 추가 투자금도 꾸준히 들어간다.

물론 화성국제테마파크와 스타필드 추가 출점작업이 최소 5년~10년여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당장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이를 뒷받침할 중장기적 재무전략이 필요한 셈이다.

스타필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터브먼아시아, 이지스자산운용, KT&G 등을 외부 투자자로 확보했던 것처럼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외부투자자와 손 잡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를 감안해도 이마트가 조 단위의 투자자금을 신세계프라퍼티에 지원해야 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정부·지자체·유통업계 모두에게 꼭 성공해야 하는 숙원사업임에 틀림없는 만큼 각 부분에서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화성 테마파크 사업은 리조트와 리테일, 숙박, 문화, 관광이 모두 어우러진 거대한 신도시 개발사업”이라며 “지역법인을 설립하고 지역주민 우선고용, 문화 및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또한 “10년이나 투자자를 찾지 못해 표류했는데, 신세계가 큰 결단을 내려 문제를 해결했다”며 “관광산업과 콘텐츠 산업은 경기도에서도 유일하게 성장·발전하는 분야인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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