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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칼럼) 서울인의 재산

장태민

기사입력 : 2019-12-1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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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 서울 가구 평균 재산 5억 3,605만원
* 서울 가구 재산 중간값 2억 6,410만원..절반 이상의 서울가구 재산 3억원에 못 미쳐
* 서울 가구 2018년 연평균 소득 6,595만원
* 서울 가구보다 높은 소득 올리는 곳은 '공무원의 도시' 세종
* 서울 가구 재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7% 넘어
* 서울 가구 2019년 3월 현재 재산 2년 전에 비해 22% 넘게 급증..아파트값 급등으로 전국평균 크게 웃돌아

매년 말에 발표되는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는 한국인들의 재산 상태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통계다.

17일 나온 정부통계를 보면 올해 3월말 기준 한국가구의 재산(순자산)은 평균 3억 5,281만원으로 전년(3억 4,368만원)에 비해 2.7% 증가했다.

이 조사는 통계청,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전국 2만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통계 조사방법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국 가구의 재무 상태를 저량적으로 잘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유용한 지표다.
■ 서울에 사는 사람들, 다른 도시보다 얼마나 재산이 많나

이제 본격적으로 한국 최고의 도시 서울인들의 재산 상태를 따져보자.

우선 서울과 다른 도시들간의 격차는 상당히 크다. 서울은 한국에서 가장 재산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다.

서울 가구의 재산은 평균 5억 3,605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1억 8224만원, 즉 2억원 가량 많은 것이다.
부산은 한국의 2번째 도시지만, 부산인들의 평균 재산은 전국 평균에 미달한다.

부산 가구의 평균재산은 2억 9,564만원으로 평균에 비해 5,700만원 이상 적다. 서울가구에 비해서는 재산이 2억 4천만원 이상 적은 것이다.

각 시도별 사람들의 재산규모에서 서울에 견줄 수 있는 곳은 세종시다. 세종시 가구의 평균재산은 4억 8,639만원으로 서울가구보다 대략 5천만원 가량 적다.

눈에 띄는 대목 중 하나는 제주인 역시 상당히 재산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제주 가구의 평균 재산은 4억 3,170만원으로 높았다.

전국 시도 가운데 가구당 재산이 4억원을 넘는 곳은 서울, 세종, 제주 정도다.

한 때 서울인들과 견줄 정도로 잘 나갔던 도시 울산인들의 상대적 재산은 하락했다.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았던 도시 울산 가구의 평균 재산은 3억 2,633만원에 그쳤다.

이 같은 재산 흐름은 부동산 가격 움직임과도 궤를 같이 한다. 한국인들의 재산에서 부동산 등 실물 재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집값에 목을 멜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서울 가구 평균재산 5억 3천 넘지만, 중위값은 2억 6천 남짓

한국의 어떤 도시도 범접할 수 없는 대도시, 한국인 20%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사는 서울 사람들의 재산이 많다고 느껴지는가.

서울 사람들의 평균 재산이 많아서 놀란 사람이 있다면 중위값을 보면 마음이 누그러질 것이다.

서울 가구의 평균 재산이 5억 3천만원을 넘지만, 중위값은 2억 6,410만원에 그친다.

즉 서울의 100가구 중 50위권 가구의 재산은 3억원이 채 안 된다는 얘기다. 전국 가구의 중앙값은 2억 50만원 수준이다.

서울 가구의 재산 평균(Mean, 5억 3,605만원)과 서울 가구의 중앙값(Median, 2억 6,410만원)의 격차는 2억 7,195만원이다. 평균의 '상향편의'가 상당히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서울 가구 가운데 재산이 3억원에 미달하는 가구가 절반 이상이지만, 재산이 많은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재산, 즉 순자산은 내가 가지고 있는 자산에서 은행 등에 갚아야 할 부채를 뺀 값이다.

이제 자산과 부채를 따져 보자.

평균값으로 접근해 보자. 서울 가구의 자산은 6억 4,24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 자산 가운데 부동산은 4억 6,819만원에 달한다. 서울 가구가 가지고 있는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3% 수준이다.

서울 가구는 금융자산도 1억 5,889만원 들고 있다. 단, 이 금융자산 가운데 전/월세 보증금이 5,960만원에 달한다. 전세는 집 소유주가 세들어 사는 사람들에게 빌린 무이자 대출이다. 가계금융통계에선 이 보증금을 금융자산으로 분류한다.

서울 가구의 부채는 1억 635만원으로 잡혔다. 이는 전국 가구의 부채평균(7,910만원)보다 2,725만원 더 많은 것이다.

서울 가구의 부채 가운데 담보대출은 5,024만원, 임대보증금은 4,439만원을 차지했다.

전국 가구에서 부채가 1억원을 넘는 지역은 서울, 세종, 경기다. 대체적으로 재산이 많은 가구가 빚도 많이 내는 법이다. 경기 가구의 재산은 3억 7,329만원으로 서울, 세종, 제주 다음으로 많다.

■ 서울 사람들은 얼마나 벌까

소득이 쌓여서 재산이 된다. 이익잉여금이 쌓여서 재무상태표의 자기자본을 늘리는 것처럼 가계의 대차대조표(재무상태표) 역시 마찬가지 메카니즘으로 움직인다.

즉 매년 소득을 쌓아야 자기자본, 즉 내 재산을 불릴 수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서울의 가구의 평균 소득은 6,595만원이었다. 이는 전국 평균(5,828만원)에 비해 767만원 더 많이 번 것이다. 중앙값을 기준으로 할 때는 4,791만원으로 전국 평균(4,567만원)보다 224만원 더 벌었다.

서울 가구의 평균 6,600만원에 육박하는 소득 중 근로소득이 4,433만원, 사업소득이 1,080만원, 재산소득이 609만원, 이전소득이 473만원을 차지했다.

서울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는 곳이 있었으니 그 곳은 행정수도이자 '공무원의 도시'인 세종이었다. 세종인들은 평균 7,147만원의 소득을 올렸고 중앙값도 6,439만원으로 상당히 높았다.

경기도 가구의 평균소득은 6,413만원으로 서울 가구보다 165만원 가량 덜 벌었다. 서울 가구의 소득과 큰 차이는 나지 않는 것이다.

잘 나갈 때는 서울 가구보다 높은 소득을 벌었던 울산인들은 6,413만원을 벌었다. 서울가구에 비해 182만원 덜 번 것이다.

울산은 현대를 기반으로 한 한국 제조업의 본거지였던 만큼 한 때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소득을 버는 도시였다. 하지만 지역경제가 부진을 보이면서 세종, 서울, 그리고 경기에 밀린 것이다.

제주의 가구는 5,437만원을 벌어 전국 평균(5,828만원)에 비해 391만원 덜 벌었다. 제주인의 재산이 크게 상대적으로 돋보였던 이유는 부동산 가격 상승 때문이었다.

■ 부동산, 서울인들의 재산을 빠르게 늘린 요인

소득은 유량 개념, 재산은 저량 개념이다. 소득이 한 해, 두 해 쌓여서 재산이 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서울 가구의 재산을 늘리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부동산이었다. 이는 통계의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다.

동일한 통계의 2017년 3월 기준 서울 가구의 평균재산은 4억3,812만원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40% 이상 많았다. 중앙값은 2억3,916만원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29% 가량 높았다.

2년 후인 2019년 3월 기준 서울 가구의 재산 평균이 5억 3,605만원에 달했다. 재산이 무려 22.4%나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서울 '중간' 가구의 재산은 같은 기간 10.4%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한국 전체 가구의 2017년 3월 기준 재산평균은 3억 1,142만원이었다. 2년 뒤인 2019년 3월 기준 재산평균은 3억 5,281만원을 기록했다. 전국 가구의 재산은 2년 동안 13% 늘어났지만, 서울 가구의 재산은 20% 넘게 뛴 것이다.

하지만 서울의 '중간' 가구의 재산이 10% 남짓 늘어난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서울 아파트를 보유한 '상류층' 가구의 재산이 급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서울 가구 중 아파트 거주비중은 40% 남짓한 수준이다.

■ 서울인들의 재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7% 넘어

서울 사람들의 평균 재산 5억 3,605만원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억 6,819만원이다. 자기자본, 즉 내 재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87.3%에 달했다.

서울인들만 재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었다. 전국 가구의 평균 재산 3억 5281만원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억 379만원으로 86.1%를 차지했다. 순수한 한국인의 재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소득 지니계수가 하락했다는 등의 근거를 대면서 소득 불평등 정도가 개선됐다는 식의 홍보도 하지만, 소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산이다.

우리는 은퇴 이후나 노년을 대비하기 위해서도 젊은 시절부터 소득을 쌓아 올려 재산을 키워나가야 한다.

재산 증식 과정에서 최근 2년간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열심히 일해서 번 근로소득이 아니었다. 서울 아파트로 대표되는 부동산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 2017~2018년 서울 아파트 급등 이후 정부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이후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는 주춤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하반기엔 오름폭을 확대했다. 그 과정에서 서울인들의 재산은 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소득' 불평등 축소 주장 등에도 불구하고 상류층과 하류층의 재산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이런 사실은 정부가 발표한 이번 통계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서울 가구수의 절반 이상은 3억원이 안 되는 재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평균재산은 5억 3천만원이 넘는다. 아파트값 급등이 불러온 서울인들 간의 재산 양극화 문제도 심각해졌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노동가치가 더욱 땅에 떨어지고 '제대로 된' 부동산 투자(투기)만이 여유로운 서울인이 될 수 있는 길이었다. 안타깝고 불편하지만 이는 부인하기 어려운 서울이라는 한국 수도의 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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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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