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홍콩 사태 등으로 위험자산을 둘러싼 긴장감이 있지만, 미국이 일단 중국 제재 조치 일부를 거둬들인 탓에 주가가 반등을 모색할 듯하다.
미 정부는 당초 9월1일부터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던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가운데 일부의 적용을 배제하거나 12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무역대표부(USTR)는 국민 보건과 안전, 국가안보 등 요인을 고려해 일부 품목은 10%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핸드폰과 랩탑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부과를 12월15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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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늘 그랬듯이 중국은 우리 위대한 미국인 농부들에게 '대규모' 구매를 할 것이라 말했다"며 "지금까지 그들은 말한 바를 실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마도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또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에 대한 10% 관세부과 계획을 일부 연기하기로 한 것은 소비자에게 미치는 충격을 피하기 위한 일"이라며 "이번 결정에 따라 크리스마스 쇼핑시즌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산 제품을 많이 사려는 의향이 있다. 그들은 진정으로 협상타결을 원한다. 중국은 무역에 관해 뭔가 극적인 것을 하려는 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이 강경하게 미국에 대항해 왔고 트럼프가 한발 물러서 다시 중국에게 밑밥을 던지는 전략을 쓴 것처럼 보인다.
이런 가운데 류허 중국 부총리가 미국 고위관료들과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보도됐다. 중국과 미국의 당국자들은 2주 안에 전화로 다시 대화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위험자산 기지개..美금리 단기위주 급등, 달러/위안 하락, 주가 상승
미국채 금리는 단중기 위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중 갈등이 완화돼 금리 전반이 상승 흐름을 보인 데다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오르자 단기구간 금리 상승이 두드러진 것이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5.55bp 상승한 1.7026%, 국채30년물 금리는 2.69bp 반등한 2.1605%를 나타냈다. 국채2년물은 8.49bp 상승한 1.6685%, 국채5년물은 9.28bp 반등한 1.5839%를 나타냈다.
지난달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7월 근원 CPI는 전년대비 2.2% 올랐다. 전월(2.1%)보다 물가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며 예상치(2.1%)를 웃도는 수치였다. 전월대비로는 0.3% 올라 전월과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이는 시장의 0.2% 상승 전망보다 높은 것이었다. 7월
전체 CPI는 전월대비 0.3%, 전년대비 1.8% 상승했다.
뉴욕 주가는 미국의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연기 발표로 급등했다. 다만 홍콩 사태에 대한 우려로 추가적인 오름세가 막히기도 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72.54포인트(1.44%) 오른 26,279.91, S&P500지수는 42.57포인트(1.48%) 상승한 2,926.32, 나스닥은 152.95포인트(1.95%) 높아진 8,016.36를 기록했다.
미국이 한발 물러서 위험자산이 기지개를 켜면서 달러/위안도 하락했다. 달러/위안 역외환율은 전장보다 1.26% 급락한 7.0136위안에 거래됐다. 장 초반 7.1위안 선에 거래됐다가 미 정부 발표 직후 7.0111위안으로 수직낙하했다. 최근 돋보이는 하락세를 나타내던 달러/엔은 106.67엔으로 1.3%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일부 관세부과 조치를 미루자 위험선호가 되살아난 것이다.
■ 독일 국채금리의 놀라운 하락 행진..-0.6% 밑돌아
다만 유럽 쪽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이탈리아, 영국 등의 정치적인 문제와 좋지 않은 경기 상황 등으로 유럽 대표 안전자산인 분트채 금리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분트채는 금리는 -0.6%까지 하회했다.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1.59bp 하락한 -0.6091%를 나타냈다.
놀랍게도 분트채 금리는 이달 들어 8일을 제외하곤 매일 하락했다. 7월 17일 이후론 단 2영업일을 제외하고는 금리가 떨어졌다.
독일 민간경제연구소 ZEW에 따르면 독일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미래 기대지수가 8월 들어 마이너스 44.1로 떨어졌다. 이는 2011년 이래 가장 낮다. 전문가들은 전달(마이너스 28)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에선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의 PB 센터에서 팔린 사모 금리연계형 DLS가 문제가 되고 있다. 독일 국채금리가 예상보다 크게 빠지면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도록 설계된 탓에 투자자 피해가 커진 것이다.
■ 원화, 코스피 등 위험자산도 분위기 반전 시도할 듯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1,205.75원에 최종호가됐다.
달러/원 1개월물 스왑포인트 -1.05원을 감안할 때 NDF 환율은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222.20원)보다 15.40원 폭락한 셈이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3일 연속 올랐으며, 상승폭이 13원이었다. 역외에서 달러/원이 대거 빠진 것을 감안하면 이날 환율 급락이 예상되고 있다.
주가지수도 힘을 내 볼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1925포인트 선에 걸쳐 있는 가운데 최근 미중 갈등 격화와 홍콩 사태 등으로 1900선이 다시 뚫릴 수 있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대외 상황 반전으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국고3년 금리는 7일 연속 1.1%대에서 등락 중이다. 최근 국고3년이 1.1%대, 국고10년이 1.2%대에 진입한 뒤 추가 강세가 다소 막힌 가운데 일단 금리 레벨이 다시 약간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기를 둘러싼 비관론이 크게 바뀌지는 않지만, 미중 갈등을 관리하는 트럼프의 변칙적인 플레이를 일단 인정해 줄 듯하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