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라고도 하는 폭염은 매우 심한 더위를 일컫는 것으로, 기상청에서는 이틀 넘게 하루 최고 기온이 33℃ 이상 지속되면 폭염주의보를, 35℃ 이상 지속되면 폭염경보를 발령한다.
단순히 조금 덥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숨쉬기도 어려울 만큼 무덥고 뜨거운 날씨에 무리해서 외부 활동을 하거나 실내 온도를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고온의 환경에 오랜 시간 노출되었을 경우 온열 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신체의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는 노년기, 그중에서도 고혈압이나 심장병,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을 앓는 시니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서 발표한 ‘온열 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에 따르면, 기록적인 폭염이 있던 지난 2018년에 발생한 온열 질환자 수는 총 4,526명으로 그 중 절반이 넘는 환자가 40~60대 중장년층(53%)이었다.
65세 이상의 고령자 연령층도 인구 10만명당 신고한 환자 수 비율이 30.6%에 달했으며, 온열 질환에 의한 사망 중 71%도 같은 연령층에서 나타났다.
이렇듯 온열 질환은 소위 말하는 ‘더위 먹었다’는 정도로만 여겨 방치하면 자칫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그러므로 더운 환경에 자주 놓이게 되는 여름철에는 평소 자신의 몸 상태를 잘 살펴 증상이 느껴지는 즉시 의료적 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온열 질환의 대부분이 야외 활동 중에 일어나지만, 앞선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서울, 경기, 인천 등 대도시의 경우 집에서 발생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실내에 있어도 섣부른 방심은 금물이다.
◼ 열사병
열사병은 우리 몸이 뜨거운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어 체온 조절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면서 발생한다.
온열 질환 하면 가장 먼저 이름이 떠오를 정도로 익숙하지만, 지난해 온열 질환 사망자의 100%가 열사병에 의한 것인 만큼 각별한 주의와 신속한 조치가 중요하다.
열사병은 40℃ 이상의 고열이 나지만, 피부는 땀이 나지 않고 건조하며 뜨거운 것이 특징이다. 현기증, 오한 등이 동반될 수 있으며, 심할 때는 헛소리를 하거나 혼수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열사병이 의심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구급대를 기다리는 동안 환자를 시원하고 환기가 잘되는 장소로 옮긴다.
이후 에어컨, 선풍기, 젖은 물수건 등을 이용해 체온을 떨어뜨리고, 얼음주머니가 있다면 환자의 목과 겨드랑이, 무릎, 손목과 발목에 대어 서서히 체온을 낮춘다.
◼ 열탈진
여름철에 가장 흔히 나타나는 온열 질환은 더위에 땀을 많이 흘려 몸 속 수분과 염분이 손실되며 일어나는 열탈진이다.
지난해 온열 질환자 중 55.3%가 폭염으로 인한 열탈진을 앓았다.
땀을 과도하게 흘리지만, 체온은 40℃ 이하로 피부를 만져보면 차갑게 젖은 것이 특징이며,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감을 호소한다.
창백하게 질리거나 근육 경련이 일어나기도 하고 구토, 혼미, 어지럼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스포츠 음료나 투명 과즙으로 된 주스 등을 충분히 마시고, 시원한 물로 샤워한다.
또 응급 처치를 시행했음에도 증상이 1시간 이상 지속하면, 가까운 의료 기관에서 진료받고 수액 등을 통해 수분과 염분을 보충한다.
◼ 열경련
덥고 땀을 많이 흘렸다고 해서 물만 잔뜩 마시면 수분은 채워지지만 염분이 부족해 열경련이 일어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팔과 다리, 복부, 손가락 등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으로, 평소 자주 사용해 피로도가 높은 근육일수록 쉽게 나타난다.
열경련이 발생할 경우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이동시킨 후, 15분마다 한 번씩 소금물이나 이온 음료를 마시게 한다.
소금물은 1/4컵에 1티스푼 정도의 소금을 녹여 만들고, 이온음료는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 중 반 컵씩 섭취하게 한다.
또 경련이 나는 근육을 스트레칭하거나 마사지해준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