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파월 의장은 경기 불확실성과 저물가 우려에 무게를 두면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제거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 파월 의장의 비둘기 인증..6월 고용 서프라이즈도 기조 영향 못 미쳐
최근 미국의 6월 고용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둔화됐으나 파월은 최근 고용지표가 대세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파월은 6월 고용지표 호전에 따른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 "the straight answer to your question is 'No'"라고 답했다.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는 답변이었다.
그의 경기 진단도 한단계 낮아졌다.
파월은 "제조업, 투자 등 세계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미국 경기전망도 악화되고 있다"면서 "6월 FOMC 이후에도 불확실성 때문에 미 경제전망이 계속 압박을 받고 있다"고 거론했다.
미국의 소비지출은 견조하지만 기업투자는 큰 폭으로 줄고 주택투자와 제조업은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저물가 기조는 장기화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여전히 잠잠해 보인다"며 "약한 인플레이션이 우리가 현재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지속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파월은 미국경제의 성장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적절하게 조치'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7월 보험 성격의 금리인하에 대한 믿음을 심었다.
FOMC 의사록에선 정책위원 다수가 미국 경제 리스크가 잦아지지 않는 한 조만간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많은(Many) 위원들은 기업신뢰도, 투자, 제조업, 무역 등 경제전반에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세계경제도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정책완화 필요성을 거론했다.
몇몇(Several) 위원은 금리를 인하해 무역전쟁 여파를 완화하고 연준 목표치인 2%에 미달하는 인플레이션을 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 의사록이 전반적으로 도비시했지만 모두가 금리인하에 우호적인 것은 아니었다.
몇몇 위원은 경기전망이 악화되는지 더 지켜보자고 했으며 소수(a few) 위원은 경제가 양호한 상태에서 물가를 올리기 위한 금리인하는 노동시장 과열, 금융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7월 FOMC 인하는 기정사실..다시 목소리 낸 50bp 인하 가능성과 철회된 동결 전망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50bp 금리인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데이터를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파월이 직접적으로 거부감을 나타내기 보다는 데이터를 중시한다고 한 것을 두고 50bp 인하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생겨났다.
지난 7월 고용지표를 통해 50bp 인하 기대감이 상당히 후퇴했지만, 파월 의장이 예상보다 더 고분고분해진 영향이다. 50bp 인하 전망을 유지하는 모습도 보인다.
UBS는 "7월 FOMC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의 50bp 인하 전망을 고수한다"면서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들이 양호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FOMC내의 반대의견 등을 감안하여 25bp 인하로 귀결될 소지도 있긴 하다"고 밝혔다.
연준이 표면적으로야 독립성에 문제없다고 하지만, 트럼프닫기

JP모간의 데이비드 켈리 전략가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낮춘다면 이는 부분적으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압력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제 7월 FOMC에서 25bp 금리인하는 확보된 듯한 상황이다. 현재 금리선물 시장은 7월 25bp 인하를 100% 수준으로, 50bp 인하도 20% 넘게 반영하고 있다. 다수의 시각은 25bp 인하로 모아졌다.
파월의 증언과 FOMC의사록을 모두 감안할 때 25bp 인하가 거의 확실하다는 평가들도 많다.
골드만삭스는 금리 25bp 인하 확률을 60%에서 75%로 올렸고 50bp 인하 가능성은 종전과 같은 15%로 유지했다. 대신 금리 동결 확률은 25%에서 10%로 낮춰서 제시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던 사람들은 스탠스를 바꿔야 했다.
그간 금융사들 가운데 드물게 7월 동결 가능성을 봤던 씨티은행은 "파월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면서 7월 FOMC의 25bp 인하 가능성으로 선회했다.
■ 다시 자연스러워지는 연준 7월과 한은 8월..일드커브 동조화 쉽지 않다는 평가도
연준의 7월 금리인하와 함께 한국의 8월 인하 가능성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선 한일 갈등, 경기부양 아이디어에 한계를 노출한 정부의 조바심 등을 감안해 한국의 7월 인하를 거론하기도 한다.
파월의 금리인하 시사와 함께 국내의 금리 인하도 시점의 문제가 됐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이주열닫기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의 인하 시사로 우리의 인하 기대도 높아졌다"면서 "다만 한/미 기준금리 역전 부담, 주택가격 반등 등 금융불균형 우려, 낮은 기준금리 수준과 정책 여력 제한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의 금리인하는 연준에 후행한 8월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국내 경제에 어떤 호재도 찾을 수 없다보니 연준보다 먼저 내릴 가능성을 거론하는 모습도 있다"면서 "하지만 제일 무난한 것은 연준이 7월에 하는 것을 보고 8월에 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의 금리인하 시사로 미국 시장에선 채권가격과 주가 상승, 달러 약세가 나타났다.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우리 금융시장에선 채권가격과 주가 상승, 그리고 원화 강세라는 트리플 강세가 연출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 이자율 커브가 급속히 스팁된 것도 주목된다. 간밤 미국채 시장에서 2년물 금리는 8.51bp 급락한 1.8276%, 10년물 수익률은 0.53bp 하락한 2.0615%, 30년 금리는 3.57bp 상승한 2.5770%를 기록했다.
UBS 글로벌자산운용의 텍렝탄 CIO는 블룸버그TV에 나와 "연준이 장기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려면 몇 개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50bp 낮춰야 한다. 경제지표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면서 "연준이 이달 적어도 25bp를 포함해 3개월간 50bp를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연준은 수익률곡선 역전을 막아야 한다. 현재 10년물 수익률은 2.1% 부근인데 정책금리는 2.5% 수준이고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면서 "금리인하를 통해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3%까지 되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한국과 미국의 여건이 달라 한국 수익률곡선이 미국처럼 스티프닝 양상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들도 많다. 한국의 경우 금리 인하 여력에 한계가 있는 데다 금리를 내려도 경기가 가시적으로 좋아지기 어렵다는 인식도 상당하다. 커브 스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미국 7월, 한국 8월 인하가 무난하다. 우리도 미국처럼 스팁돼야 맞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인하 여력이 더 적다"면서 "미국은 25bp 기준 미니멈 3번을 보고 금리를 빼는 것이고, 우리는 3번 인하가 맴시멈"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에선 금리 인하를 부동산이 다시 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시장 상황을 보면 지금 금리대에서 금리를 한 번 내려도 역마진"이라며 국내는 커브 스티프닝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한은이 3분기 중 금리를 내리면 시장은 연내 '한번 더'를 요구할 수 있으며, 한은이 이에 굴복할 가능성을 보기도 한다. 일본발 사태의 충격파 정도 등을 변수로 보기도 한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만약 연내 2차례 인하가 현실화된다면 단기 금리가 많이 빠질 것"이라며 "이 경우엔 1년 이내 금리도 대폭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