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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ECB의 태도 변화와 통화정책 완화 경로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7-0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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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미국의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도 다가오고 있다.

유럽의 경기부진이 이어지면서 ECB가 이달 회의에서 인하를 시사한 뒤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ECB의 예치금리는 이미 마이너스 수준인 가운데 금리 인하가 먼저 단행된 뒤 양적완화 재실시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

시장은 대체로 연말까지 20bp 정도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 ECB, 계속되는 통화완화 의지

독일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 폭을 확대하면서 역대 최저의 레벨을 더 낮추고 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4일 독일 국채10년물 금리는 1.46bp 하락한 -0.4002%를 기록했다. 이는 ECB 예치금리인 -0.4%를 밑도는 것이다.

주요국이 통화완화 무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 관계자들은 금리인하 등 통화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올리 렌 ECB 집행이사는 "유로존 경기둔화가 더 이상 일시적이지 않다"면서 "ECB가 경기악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 경제지 인터뷰에서 "최근 유로존 성장세가 상당히 둔화했다. 집행위원회가 최선의 대응책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루이스 드 귄도스 ECB 부총재는 "재개된 글로벌 역풍에 직면, 경기 전망이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경제성장과 관련한 리스크는 하방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같은 환경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하는 지속적인 경로를 유지하려면 ECB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라가르드, IMF 총재에서 ECB 총재로...비둘기 성향 강한 인물로 평가

최근 ECB 차기 총재로 지명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통화완화 스탠스를 이어갈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현 총재가 그랬던 것처럼 라가르드 역시 통화완화에 적극적인 인물이란 평가가 많다.

오는 10일 퇴임하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남은 임기 동안 통화완화에 다시 시동을 건 뒤 라가르드가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성장을 중시하는 라가르드가 드라기보다 더 적극적으로 통화완화에 나설 수 있는 인물로 보기도 한다.

ECB 내에선 전통적으로 독일 출신들이 매파 역할을 맡는다. 이런 가운데 최근까지 유력한 ECB 총재 후보였던 옌스 바이트만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 대신 프랑스 출신인 라가르드가 차기 총재로 지명되면서 ECB의 통화완화 기조가 지속성을 확보한 것처럼 보인다.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인사이지만, 라가르드가 중앙은행 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점과 자신의 성향을 감안해 ECB 내 비둘기파들의 의견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들도 있다.

사실 최근 EU 대표들이 크리스틴 라가르드를 차기 ECB 총재로 지목한 이유도 라가르드의 완화적 성향 등과 관련이 있다. 아울러 금융위기 직전부터 프랑스 경제와 IMF를 이끌어온 경험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라가르드는 유럽 재정위기에 때도 관여했다.

라가르드는 2007년 6월부터 2011년 6월까지 프랑스 재무부 장관을 지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힘을 쏟았다. 이후 2011년 7월부터는 지금까지는 IMF를 이끌고 있다.

라가르드는 자신이 완화적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을 중시한다는 점을 여러 발언을 통해 보여주기도 했다.

라가르드는 지난 달 "다음 경기 둔화가 닥쳐올 때 정책 결정권자들은 모든 정책도구를 활용해 종합적인 효과를 내도록 해야 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는 가능한 한 과감한 통화완화와 재정부양을 통해 수요를 뒷받침하는 것을 말한다"고 덧붙였다.

■ ECB, 경기와 물가 감안해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서도 완화 의지

자료=국제금융센터

자료=국제금융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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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는 제한된 통화정책 여력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통화완화 의지를 밝혀 왔다.

유로존 제조업 PMI는 재정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2018년 초 이후 최저 수준인 1.2%(HICP, 전년비)까지 낮아지면서 통화완화 기대감이 힘을 얻을 수 밖에 없었다.

유로존 경제는 2017년 3분기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달 유로존 제조업 PMI는 47.6으로 5개월 연속 기준으로 밑돌았다. 유로존의 맹주 독일의 PMI는 45.0까지 내려가면서 6개월 연속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과 함께 미국과 EU의 무역갈등도 만만치 않다. 이탈리아 재정문제, 영국 브렉시트 문제 등 유럽 내 경기 우려를 키울 요인들도 여전하다.

무엇보다 최근엔 ECB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통화완화 의지를 밝혀 왔다. 통화정책의 큰 방향은 지난 6월 18일 열렸던 신트라 포럼에서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잡아준 상태다.

ECB는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2019년말까지 금리를 유지한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2020년 상반기까지 주요 정책금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바꿨다. 가이던스가 좀 더 유화적으로 변한 뒤 신트라 포럼에서 드라기 총재는 정책금리 인하를 포함하는 추가 부양책을 시사했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기하강 압력 지속, 글로벌 무역갈등과 브렉시트 등 지정학적 위험, 인플레이션 기대감 약화,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 등을 배경으로 ECB의 추가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 마이너스 금리 더 내리는 효과 '있다'는 쪽으로 선회한 ECB

이런 상황에서 일단 유럽이 금리인하를 먼저 선택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나타낼 효과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는 시각도 있지만, ECB는 일단 마이너스 금리를 보는 태도를 바꿨다.

박민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8월에 발간된 ECB 워킹 페이퍼 'Life below zero'는 금리인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였다. 마이너스 기준금리를 더 내렸을 때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는 가운데 수신과 여신 사업이 모두 위축됐다는 내용이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보고서는 마이너스 금리를 더 내릴 때 통화완화 효과는 없고 은행 시스템 안정성만 떨어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박 연구원은 그러나 "올해 6월 나온 워킹 페이퍼 'Is there a zero lower bound?'에서는 건전한 은행들의 경우 기업에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전가해 자금조달과 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평가했다.

즉 이번 보고서 내용은 작년과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면서 마이너스 금리를 더 낮출 때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 ECB, 25일 회의에서 완화계획 언질 줄 듯..QE보다 금리인하가 더 가까이 있어

이 달 1일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낮은 물가상승률에 대해선 반론의 여지가 없으며 필요할 경우 자산 매입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의 이런 발언은 이미 ECB 내부에 금리인하와 QE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이런 언급은 ECB가 이달 회의에서 향후 금리인하, QE에 관한 그림을 노출할 것이란 예상을 강화시켰다.

박민수 연구원은 "ECB는 7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한 뒤 연준이 연내 2회 금리인하(50bp)를 할 경우 ECB는 20~30bp 가량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시장은 현재 -0.4%인 예치금리가 연말까지 20bp 가량 더 인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수익성 악화 등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ECB는 예치금리 추가 인하와 함께 부작용 완화를 위해 지준예치금에 대한 금리를 달리 적용하는 차등금리체계(tiering system) 도입을 검토 중이다.

권도현·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ECB는 7월 회의에서 포워드 가이던스를 '정책금리를 현수준 또는 낮은’으로 변경한 후 경제전망이 발표되는 9월에 예치금리를 20bp 인하(또는 9월과 12월 각 10bp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또 "ECB는 금리인하와 함께 차등 금리체계를 도입할 것으로 보이며 자산매입의 경우 제약 조건을 우선 완화하고 실행 여부는 추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현실적으로 ECB의 금리인하 여력이 부족한 만큼 QE를 어떤 식으로 실시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일단 QE 재개를 위해서는 시행 규모와 기간에 대한 설계가 필요하다.

실제 집행을 위해서는 발행한도 및 발행자한도, 캐피탈 키(Capital Key, 국별매입할당) 적용방법 등 기술적인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

박민수 연구원은 "기술적인 문제를 고려할 때 ECB의 QE 재개는 2020년 이후가 될 것이며, 올해까지는 'QE를 재개할 것'이라는 포워드 가이던스로 통화완화 스탠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탈 키'는 납입자본을 기준으로 국별로 ECB가 매입할 수 있는 비중을 정한 것이다. 독일이 26.4%로 가장 크고 프랑스 20.4%, 이탈리아 17.0%, 스페인 12.0% 순이다.

또 지금은 ECB의 독일국채 보유액이 33% 한도에 근접했기 때문에 캐피탈 키 제약 하에서는 매입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

권도현·김윤경 연구원은 "QE와 관련해 세부적인 정비를 해야 하는 만큼 이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현재 자산매입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캐피탈 키 조정보다는 발행자 한도(33% 제한) 상향을 우선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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