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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중앙은행을 선도해온 이자율시장..그리고 중앙은행가들의 일침

장태민

기사입력 : 2019-06-26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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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주열 한은 총재. 이 총재가 25일 물가목표를 설명하는 모습.

사진=이주열 한은 총재. 이 총재가 25일 물가목표를 설명하는 모습.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기준금리를 볼 때 통화정책 여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다고 얘기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분쟁 추이, 경기 상황 등에 따라 금리를 내릴 수 있지만, 과도한 인하 기대감에 대해선 일침을 가한 발언으로 평가된다.

이 총재는 또 금리인하에 대해 "불확실성 요인이 경제성장과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점검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가 지난 6월 12일 한은 창립일에서 '상황에 따른 대응'을 거론하면서 3분기(7월 혹은 8월) 금리인하 기대감에 이어 어쩌면 연내 2차례 인하 기대까지 커졌다. 하지만 총재는 과도한 시장의 흐름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 이주열 총재, 남아 있는 매파적 근성

이 총재는 "금융상황지수 등으로 평가해봐도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실물경제활동을 제약하지 않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기대인플레이션을 기준으로 보면 실질 기준금리가 중립수준을 상당폭 하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증폭됐지만, 이 총재는 최근까지 자신이 많이 썼던 '지금의 금리수준이 경제활동을 제약하지 않는다'는 말을 반복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예상을 밑돈 물가 등으로 올해 물가 상승률이 1.1%(4월 전망)를 밑돌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유가 하락과 같은 공급요인, 무상교육이나 건강보험 확대 등 정책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전일 한은 총재 간담회는 '낮은 물가 상승률'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올해 0%대 물가 상승률 가능성이 커졌지만, 한은은 단순히 저물가 상황을 우려내기 보다는 여전히 '물가 발라내기'도 지속했다.

한은은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물가를 좀더 정밀하게 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은은 "근원물가가 0%대 후반으로 내려왔지만 공통요인물가, 경기민감물가 등 모형기반 지표는 1%대 중후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근원물가에도 정부 정책요인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를 한번 더 '미분'할 필요가 있음을 거론한 것이다.

■ 연준에서도 과도한 인하 기대 경계

미국 쪽에서도 과도한 금리인하를 경계하는 발언이 나왔다.

우선 연준 내 대표 비둘기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총재의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불라드 총재는 "보험성 금리인하를 하기에 좋은 시기로 보인다"면서도 "50bp 인하는 내가 보기에 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그 정도를 요구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올 하반기 미 성장률이 2%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세상의 종말은 아니다. 심각하게 보지 말라"고 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낮다. 기대 인플레이션도 낮다. 이걸 2%로 높이고 싶다"면서 "그렇게 하기 위해 큰 조치를 해야 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건 어디까지나 보험의 성격"이라고 밝혔다.

경기가 나빠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의 금리 인하이지, 금리를 대대적으로 내릴 상황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최근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대통령이 금리인하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파월 의장도 목소리를 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외교협회 연설문에서 "연준은 정치적 압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정책이 단기적 정치적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쏠리게 되면 타격이 생긴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 성장 전망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불확실성이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겠지만 단기 변화에 연준이 과도하게 대응하는 것은 더 큰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역시 향후 금리 인하의 속도나 폭에 제한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 중앙은행을 선도해 온 이자율 시장..한은 총재의 일침 후 일단 주춤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15년간 국고채 10년물 금리 흐름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15년간 국고채 10년물 금리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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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과 미국의 이자율 시장이 각각 2차례, 3차례의 금리인하를 반영한 상황이란 평가들이 적지 않게 나왔다.

지난해 11월 초 3.2%를 상회하던 미국채10년물 금리는 급격하게 하락해 현재 2.0% 수준 근처에 있다.

작년 5월 2.8%를 넘던 한국의 국고10년물 금리는 1.5%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올해 들어선 대외 분위기와 국내 경기와 물가 둔화, 외국인 매수 등이 총체적으로 얽혀 금리들이 기준금리를 밑돌고 있다.

시장의 움직임 대로 연준, 한은의 스탠스는 크게 누그러졌다. 다만 시장의 기대가 너무 앞서 나가자 중앙은행가들 사이에 이런 상황을 불편해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마냥 달리던 시장도 일단 주춤한 모습이다. 향후 금리 인하는 당연시 되지만, 시장이 예상한 만큼 중앙은행이 빠른 속도로 많이 기준금리를 내려줄지에 대한 의구심과 경계심이 생겼다.

A 증권사의 한 딜러는 "장이 이제 좀 조정을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면서 "마냥 고(Go) 하다가는 훅 갈 수도 있을 듯한 분위기"라고 밝혔다.

B 증권사 관계자도 "이제 금리 2번 인하는 부담으로 인식되는 상황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레벨이 부담"이라며 "수급 쪽에서 외국인이 어떻게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무튼 시장이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이전처럼 마냥 고(Go)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경제를 비관적으로 보는 쪽에선 과거 이 총재의 말과 행동을 거론하면서 장이 크게 조정을 보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 어찌됐든 미국의 금리인하가 다가와 있는 데다 7월 회의에선 최소 금리인하 주장이 2명 이상 나올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기도 한다.

C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 이 총재의 경고를 받아들였다가 타격을 입은 적이 적지 않다"면서 "시장이 과도하게 급히 강해진 부분은 좀더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크게 밀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A 딜러는 "시장이 8월 인하를 보고 달려왔고 이후엔 금리 결정이 2차례 밖에 남지 않는다. 한은이 그냥 넘어 간다고 가정하면 3년이 1.55%까지는 와야 한다"면서 "여기서 마냥 사기는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의 7월 인하, 7월 금통위의 2명 소수의견 확보 등을 감안하면 금통위 전에 한번 더 랠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 운용사 매니저는 "어제 한은 총재 발언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는 없어 보인다. 7월 성장률과 물가 전망 하향은 불가피하고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 경쟁을 벌일 듯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레벨 부담은 상존한다. 하지만 큰 흐름에서 볼 때 한은 총재의 매파적 발언은 노이즈로 이해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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